강정마을회 및 제주해군기지 반대 단체, 입출항 및 항로 안전성 검증 촉구

▲ 16일 해군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DDG)이 제주해군기지에 처음으로 입항했다. ⓒ뉴스제주

16일 오전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 이지스함과 구축함, 호위함이 처음으로 입항한 가운데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 반대단체가 15만톤 크루즈 입출항 및 항로 안전성 등을 먼저 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정마을회,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이날 논평을 내고 "해군은 군함 입출항 안전성을 점검하기 이전에 민군복합형관광미항으로 건설하겠다는 도민과의 약속이 이행됐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오늘 입항한 7,500톤 급 이지스함은 접안 시 예인선 두 척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이는 항공모함이나 크루즈함정은 물론 구축함의 항구 내 정박도 원활치 않다는 2013년 총리실의 평가를 상기시킨다"며 "해군이 2011년도 발행한 시설공사 실시 설계 보고서도 15만 톤 크루즈선이나 대형 항모가 접안해 있지 않는 때도 대형 군함들이 안정적으로 입·출항하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기상청에서 발표한 오늘 이지스함 접안 시 강정 앞바다 풍속이 4m/s여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예인선 두 척이 필요했다는 것은 군항의 입출항 안정성도 검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며 "국회는 매년 예산 배정 시 제주해군기지가 군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라는 부대조건을 걸었으며 원희룡 도정도 해군기지를 민항 중심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대조건의 이행여부는 전혀 점검된 바가 없다. 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 예산 중 민항을 위한 예산은 5%에 불과하며 민항으로 운영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국방부가 밝힌 15만톤 크루즈선의 운항 가능성도 몇 차례에 걸친 시뮬레이션에서 문제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 제주해군기지 입출항 및 항로의 안정성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뉴스제주

또한 "2012년 국회에서 제주해군기지 예산 통과 당시 부대조건으로 내건 항만공동사용협정서에 따르면 군함이 제주해군기지를 이용하고자 할 때는 도지사와 미리 협의하도록 하는 등 23개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 이 협정서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점검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2년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77도에서 30도로 변경을 요청한 항로의 안정성 및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검증되지 않았다"며 "변경 항로는 천연기념물 421호 문섬·범섬 천연보호구역, 천연기념물 442호 제주연안연산호 군락, 환경부 지정 생태계보전지역, 제주도 지정 서귀포 해양 도립공원,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등을 가로질러 이에 따른 주변 환경 피해가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저수심대와 각종 보호구역을 지나게 되는 30도로 변경된 항로가 과연 안전한지, 제주해군기지의 항로로 기능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검토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민항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해군과 정부, 제주도정은 제주해군기지 내부 선회장 문제, 이와 연관된 항로의 안전성 및 환경파괴 문제 등에 대한 도민과 국민들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총체적인 점검을 선행해야 한다"며 "아울러 제주해군기지가 민군복합항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15만톤 크루즈 두 척이 동시 접안된 상태에서 군함 출입이 안정적으로 돼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사전 점검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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