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치석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

▲ 양치석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 ⓒ뉴스제주

■ 개방화시대에 따른 FTA 체결이 급속화되고 있다. 특히 한·중FTA가 타결되며 농업인들의 우려가 큰 실정인데 한·중 등 FTA체결에 따른 대응책에 대해 설명해달라.

한·중 FTA를 계기로 개방화의 위기를 미래성장 산업화를 통한 농업 대도약의 기회로 전환하자는 대도민 협치를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됐다. 실제 이를 실행하기 위해 한·중 등 FTA대응 1차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을 6월 수립한 바 있다.

1차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의 총 투·융자 규모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개년 동안 6개분야·536개사업에 4조 4941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종합 대책의 주요 내용은 ▲밭작물 중심의 기반구축과 소득안정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고령화에 대비한 농촌 기계화율을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70%까지 끌어 올리고 ▲제주형 농산물 가격 최저가 보장제 도입 ▲식품가공 산업 및 6차산업 활성화 ▲FTA 피해 최소화를 위한 무역이득공유제 도입 건의 ▲농가부채 단기상환의 장기상환 전환 ▲정책자금 이자율 1%대 인하 조정 건의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농민들이 제주의 청정자연환경 브랜드를 살려 세계농산물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고품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의식과 체질 개선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도와 함께 힘을 합한다면 농산물 개방에 당당히 맞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밭작물 위주의 정책전환이 핵심사항이 되겠다. 국회비준에 앞서 대정부 건의문 채택해 건의한 바 있으며 밭작물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다.

■ 지난 4월 농지 기능관리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농지전용에 따른 자경기간 설정 등으로 의견이 분분했는데 시행하면서 드러난 문제점은 없는가? 또 향후 계획은

투기성 농지취득을 억제하고 실수요자의 농지취득과 이용을 원활하게 해 농지의 정당한 이용과 공급을 활성화하고자 지난 5월 농지 기능강화 업무처리 지침을 마련, 시행해오고 있다.

그간 관련기관․단체, 농업인, 관계 공무원 등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업무처리지침 시행일인 2015년 8월 11일 이전 취득 농지의 전용심사 완화 등으로 도민 불편을 최소화했다.

이에 따라 영농목적으로 취득한 농지에 대해서는 농업경영계획서의 목적대로 이용될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가고 있으며, 전용제한기간(1년)을 둬 당초 취득 목적대로 이용 유도 및 투명한 농지거래가 이뤄지도록 해나가고 있다.

실제 지난 4월 "제주농지 기능관리 강화방침" 발표 이후 도외인의 농지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농지기능관리 강화방침 발표이전 월평균 980필지 113.3ha가 거래가 이뤄졌으나, 6월달 거래실적은 440필지 54.3ha로 3월대비 52%가 감소했다.

또한 농지 이용실태 조사 등 체계적인 농지업무 추진을 위해 행정시에 농지담당을 별도로 두는 등 농지관리 기구 및 인력을 확보했으며, 이는 올해 하반기 인사시에 반영돼 행정시에 담당직제가 신설됐다.

9월부터는 농지이용실태 특별조사를 통해 자경여부, 무단 전용 등 취득목적대로 이용여부를 확인해 나가고 비자경 농지에 대해서는 농지법의 규정에 따라 청문절차를 거쳐 처분의무 부과 등 조치해 나갈 계획이다.

■ 전국에서 유일하게 가축 감염병으로부터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고병원성AI, 구제역으로부터 청정지역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제주특별자치도는 명실공히 전국 유일의 가축전염병 청정지역으로서 위상을 지켜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청정지역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도가 악성가축전염병 청정지역을 사수할 수 있었던 것은 전국적으로 총 4단계의 위기경보 중 3단계인 "경계단계"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지역 수준인 "심각단계"에 준하는 선제적 방역조치를 취했다는 것에 있다.

도에서는 긴급방역 예비비 11억여원을 투입해 적기에 방역체계를 강화한 바 있다.

먼저 도의 1차 관문인 공항과 항만에서 방문객 및 출입차량을 대상으로 소독 등 방역을 실시하고, 전염병 전파 원인의 하나인 발생지역의 감수성 가축과 생산물 등에 대해 반입을 금지하는 등 도내로 바이러스 등 전염원의 유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섬'이라는 지리적 잇점을 활용했다.

타 시도 구제역과 고병원성 AI가 발생·확산하고 있을 때는 축산밀집지역, 도축장 등 주요 도로변에 가축․사료운송 등 축산관련차량의 집중 소독을 위한 방역소독센터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선제적 방역조치로 혹시라도 도내에 유입됐을지 모를 전염원의 전파를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마지막 최종 골키퍼의 역할로서 각각의 농장별 입구 출입통제, 주기적 소독 등 방역수칙 이행을 통한 농장단위 차단방역에 집중했다.

이와 같은 3중 방역체계 외에도 철새도래지에 대한 방역, 전도 일제 소독의 날 운영 등 강도 높은 차단방역 조치로 청정지역을 유지해 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방역조치로 인한 불편을 감내해주고 많은 관심과 협조를 해준 관련업계, 도민, 관광객들이 있었기에 청정제주 사수가 가능했다고 본다.

이번 기회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도 제주도가 청정지역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 제주는 제1호 말산업특구다. 말산업특구 1호로서 타 지역과 차별화 된 전략이 있다면? 또 올해 주요 추진 사업은?

제주 말산업의 핵심은 마주마 육성, 승마산업 육성, 마육산업 육성이다.

제주의 말 사육두수는 1만5224두로 국내 말 사육두수(2만5819두)대비 59%를 차지하고 있다. 말 산업은 다른 가축과 달리 1차 생산 육성, 2차 제조·가공(마유,향장품), 3차 레저(승마) 관광 등 6차산업화가 가능한 산업으로 도에서는 말-사람-자연-문화가 함께하는 국민공감 웰빙산업으로 육성하는 장기 비전을 가지고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142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경마, 승마, 마육, 연관산업 분야까지 지원해 나가고 있다.

경마분야는 우수씨수말 도입 지원으로 국내산 경주마 능력향상을 통해 해외수출시장 개척을 해 나가고 있으며, 승마분야는 제주의 오름, 목장 등을 활용한 에코힐링 마로 조성, 말 조련 승마 거점센터를 설치해 제주 특유의 승마 인프라 환경을 조성하고, 제주산 말의 체계적인 조련 순치를 통해 내륙의 말 수요시장에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있다.

마육분야는 해외에서 검증된 벨지안 등 비육마 종마 도입을 통한 일본 구마모토에 버금가는 고품질 말고기 생산기반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연관산업 분야로는 말뼈를 활용한 건강 기능식품 개발, 마유와 말태반을 활용한 향장품 산업 육성 등 제주 말산업이 국가 말산업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시책을 개발하고 추진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5년이내 승마인구 5만명 시대를 열어나가는 것이 제주의 책임과 역할이 크다. 승마인구에 비례해 제주 말산업은 발전할 것이다.

■ 2015년 하반기다. 월동채소 처리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데 올해 대책은?

제주 월동채소는 감귤과 더불어 제주 농업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대표 작물이다. 그러나 매년 생산면적과 생산량이 증가하며 유통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월동무, 양배추, 당근 면적이 2010년 대비 980ha 증가했다.

핵가족화, 외식문화 증가로 인한 식생활 패턴변화로 채소류 소비량은 감소하는 추세나 변화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고, 육지부 채소류 작황 상황에 따라 제주산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도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월동채소를 대체할 수 있는 마땅한 작물이 없어 보리, 유채 등 일반 밭작물보다 소득이 높은 월동채소류를 선호하게 돼 과잉생산 시 매년 시장격리(산지폐기)에 22억여원을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월동채소류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으면 과잉생산에 따른 문제로 가격하락 시 농가소득이 감소, 농가경제에 더 큰 문제로 돌아올 수 있다. 이에 일정면적을 줄여 안정된 가격 형성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먼저 주산지 농협 중심으로 육지부 채소류 재배현황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출하분산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시장흐름이 나쁠 경우 생산자단체, 유통인, 농가의 저급품 유통차단 등 선 자구노력을 통해 가격 안정을 추진하게 되며, 이러한 선제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하락할 경우는 시장격리(자율감축) 사업을 초기에 추진해 가격안정에 행․재정적 지원을 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근본적인 월동채소 수급 불안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작부체계 혁신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9월중 공개토론회, 주민설명회 등을 열고 소통과 협치를 통한 개선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 제주농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시한다면?

FTA 등 개방화로 빗장이 풀린 농업은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과제다. 한․중FTA협상에서 감귤과 주요 채소가 시간을 좀 벌었지만 국제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큰 틀에서 프리미엄 농업, 또 관광과 가공식품, 수출이 맞물린 6차산업화로 가야 한다고 본다.

우선 감귤은 제주농업의 1/3을 차지한다. 경쟁과일의 성장과 유통 리스크 때문에 바닥부터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래서 품질, 유통 뿐 아니라 농업현장의 의식까지 3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제주에 투자한 중국기업과 손을 잡고 중국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특히 원물에 몇 배의 부가가치를 입히는 제조업, 특히 식품과 화장품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 경작하는 농가가 농지를 소유해야 하는데 편법으로 농지를 매매하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어서 강력한 농지기능관리강화 방침을 정했으며 안정적인 농업생산량 조절을 위해 불법적인 초지 전용에 대해서도 강력히 단속하고 있다.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지금이 제주 농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골든타임이다.

■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1차산업은 제주의 지주산업이다. 1차산업이 튼튼해야 제주경제도 튼튼해진다. 도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역할에 1차산업이 중심이다. 생각을 바꾸는데, 의식을 바꾸는데 도민 여러분들께서 동참해주시길 바란다.

제주농업을 글로벌 스탠타드로 키우는데 주력하겠다. 제주농업은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친환경 브랜드를 가지고 세계시장을 겨냥해 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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