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영택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국장

한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걷는 발자취는 후세인들에겐 길이 되느니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유명한 문구들이다.
문영택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국장은 <뉴스제주>와의 인터뷰에서 이 두 문구를 제주도민들에게 전하면서 신뢰있는 교육정책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2015학년도 수능에서 제주는 모든 영역에 걸쳐 표준점수 평균 1위의 위업을 달성했다. 서울 강남권 교육열풍이 전국 최고라 하지만 뚜껑 열어놓고 결과만 따져보면 제주의 학력신장 수준이 전국 최고였던 것이다.

이 결과를 두고 문 국장은 “가정에서부터 밥상머리 교육이 잘 이뤄졌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문 국장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가족과 대화가 많은 학생과 학교생활에 만족하는 학생일수록 성적이 우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교육의 기본에 충실해야 함을 역설했다. 가정에선 밥상머리 교육이, 학교에선 본연의 교육활동이 잘 이뤄졌을 때 가능했던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를 만나 좀 더 이야기를 들어봤다.

▲ 문영택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국장. ⓒ뉴스제주

# 취임 후 1년이 지났다. 많은 일들로 바빴을 것 같았는데...
지난해 9월 1일자 교육국장으로 취임한 뒤 바쁘게 일하다보니 벌써 1년이 지났다. 취임 당시 주변에서 많은 기대를 보내준 만큼 걱정도 많았다. 교육수장이 바뀐 첫 해, 첫 교육국장으로서 정책의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이 있었다.

지난 1년 도민과 교육가족들이 제주 교육에 대한 많은 신뢰와 성원을 보내주셔서 새로운 교육 정책이 안착할 수 있었다. 물론 지난 1년을 100% 만족하긴 어렵다. 성과와 함께 개선점과 과제가 산적해 있다. 1년 동안 새로운 정책의 토대가 잘 마련됐기 때문에 지금처럼 도민 및 교육가족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며 정책들을 차근차근 추진하겠다.

# 교육자로서 그동안 걸어 온 길은
공주사범대학 프랑스어과와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제주제일고등학교 등 6개 학교에서 20년 동안 교사로 재직했으며, 파견교사와 장학사, 중문고등학교 교감, 제주도교육청 장학관, 한림공고 교장을 역임했다.

중문고 교감 재직 당시 제주 최초의 보건의료계열 특성화고등학교로 학과개편을 선도해 오늘날 중문고등학교의 기반을 다졌다. 한림공고에서도 사제동행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수풀 역사순례길’을 기획, 개장해 학교가 지역 통합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선례를 남겼다.

특히 한림공고의 특성상 학교 기숙사가 필요함을 절감해 한림읍 출신으로 구성된 기숙사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한 후 부영의 도움을 받아 현재 한림공고에 기숙사를 건립 중에 있다.

# 지난해 도입된 자유학기제 잘 되고 있나
전년도에 이어 이번 2학기에도 ‘제주 자유학기제-꿈 그릴 락(樂)’이 전면 실시됐다.
‘꿈 그릴 락’은 지난해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당시 제주는 자유학기제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손꼽혔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교육부 관계자,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제주를 찾아 자유학기제 성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황우여 부총리는 자유학기제 확대 시행을 위한 예산증액을 약속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자유학기제가 지속될 수 있도록 ‘자유학기제 법제화’도 공언했다.

제주에서 나타난 성과가 자유학기제를 법제화 하는 핵심 근거가 된 것이다. 도교육청은 지난해보다 발전되고 안정된 자유학기제의 시행을 위해 지난 1학기 동안 학교현장과 충실히 소통‧협력하며 자유학기제 시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더욱 알찬 자유학기제가 운영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 학생건강증진센터가 운영된 지 6개월이 지났는데, 성과는
운영 초기에는 도민사회에서 일정 부분 걱정이 많았지만 이젠 가장 만족도 높고 필요한 정책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자신한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잘 돌보는 것은 교육의 본질이다. 이에 입각한 우리 교육청의 학생 건강 증진 노력을 도민들이 잘 공감해 준 결과라고 본다.

상담 및 교육의 실적을 보면 지난 1학기 동안 학생건강증진센터가 매우 많은 성과를 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건강 관련 상담은 지난 1학기 동안 536명을 대상으로 2,009회에 걸쳐 진행했다. 교육에 대해서는 모두 38회에 걸쳐 1,54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학교현장과 교육 가족들이 느끼는 만족도도 크다.
전문의를 포함한 센터 직원들이 학교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상담하고 있다. 그로 인해 아이들과 교사들이 몸과 마음의 건강 문제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개선해 나가고 있다. 센터가 학교현장을 충실히 지원한 결과 건강 문제에 대한 학교 현장의 이해도 및 대응 체계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1학기 사이에 센터와 전문의의 역할이 빠르게 안착하고,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도교육청의 주도적 역할이 교육부를 중심으로 전국에 ‘스쿨닥터 권장’을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성과를 토대로 학생건강증진센터의 발전적 운영과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건강 증진 정책을 충실히 펼쳐 나가겠다. 아울러 청정 제주에 어울리지 않게 전국적으로 가장 높은 비만율을 보이는 현상을 대폭 줄이기 위하여 ‘2020 건강계획’ 을 추진 중에 있다.

# 전국 평균 수능 1위의 위업을 달성했다. 원동력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8월 발표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주지역이 국어·수학·영어 등 모든 영역에서 표준점수 평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전국 최고의 제주 학력 수준이 다시금 입증된 것이다. 제주교육의 쾌거라 할 수 있다.

아이들과 동고동락하며 잘 가르치고 지도한 학교와 교사들에게 공(功)이 돌아가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가정에서부터 아이들을 잘 키우신 도민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린다. 연구결과를 봐도 가족과 대화가 많은 학생과 학교생활에 만족하는 학생일수록 수능 성적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다. 가정에서부터 밥상머리 교육이 잘 이뤄졌기에 수능 1위라는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 수능 1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결국 교육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밥상머리 교육이, 학교에서는 본연의 교육활동이 잘 이뤄져야 한다. 수능 일까지 아이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보살피며 교육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

수능 1위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올해 대학입학지원관 2명을 신규 채용, 운영하는 만큼 진학의 성과도 예년보다 더 향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4.3교육, 성과와 개선점은
우리 세대는 60년 이상 전쟁을 겪지 않는 시대를 사는, 매우 운 좋은 세대라고 본다. 이는 과거 동아시아에서 벌어진, 한중일이 공유하고 있는 참혹한 역사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화체제를 아이들에게도 잘 물려줘야 할 교육의 책무가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부터 4•3평화인권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많은 교육과정이 있지만, 대표로 4•3유족들이 명예교사가 되어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며, 4•3역사와 제주어, 농경문화 등을 전달했다. 유족들은 앞으로 길어야 활동기간이 10년 정도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유족들의 경험과 삶의 지혜 등을 교육적으로 활용할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올해 처음 시행했는데, 학교현장에서 반응이 좋았다. 이젠 평화와 화해, 인권의 문화가 우리 삶에 잘 깃들었기 때문에 4•3평화교육은 자연스런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처음 경험하는 유족들과 학교들은 명예교사제 시행에 많이 어색했을 것이다. 수업과정이 일부 서툴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시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올해 성과와 과제를 바탕으로 4•3교육을 ‘4•3정체성 교육’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겠다.

# 도내 초등학생들에게 체험학습비와 수학여행비가 지급됐다. 지원규모 확대되나
2014년도 2학기부터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도내 모든 초등학생들에게 현장체험학습비를 지원했다. 지원액은 1인당 약 3만원으로 모두 약 11억원 규모다. 또한 올해 도내 읍‧면 지역 중학생을 대상으로 수학여행비 1인당 30만원씩을 지원했다. 지원받는 학생은 읍‧면 지역 22개 중학교 1,630여명이다. 전체 약 5억원 규모다.

내년에는 도내 모든 중학생 대상으로 수학여행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전체 약 19억 규모다. 그런데 문제는 누리과정 예산이다. 예산 압박이 심해 지원 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다. 당초대로 예산이 지원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도민들과 교육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한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아이 한 명 키우기가 참 힘든 시대다. 그래서 도민들과 교육가족들은 제주교육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클 것이다. 제주교육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보고 싶어 할 것이다. 이러한 마음을 잘 알기에 우리 교육청은 성과에 매몰되는 것이 아닌 아이 한 명, 한 명의 꿈과 잠재력, 건강을 잘 키우는 교육을 펼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걷는 발자취는 후세인들에겐 길이 되느니라”라는 서산대사의 시처럼, 제주 교육이 한 발, 한 발 내딛는 길이 아이들이 따라올 길임을 잊지 않겠다. 늘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신뢰 있는 교육정책과 행정을 추진하겠다. 앞으로도 제주교육에 많은 성원과 사랑을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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