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제주 창간 9주년 특별 인터뷰] 구성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 구성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뉴스제주

■ 우선 축하드린다. 얼마 전에 위성곤 의원과 함께 대한민국 의정대상을 수상하셨는데 어떤 상이며, 어떻게 수상하게 됐나

우선 수상의 영광을 도민 여러분께 바친다. 작년 7월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의정 슬로건을 ‘도민을 하늘처럼 받들며, 더 내려서고, 더 새로워지고, 더 나아가겠습니다’로 내걸고 나름 소신을 갖고 의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려고 한 것이 이렇게 좋은 결과로 나타나게 되어 무척이나 기쁘게 생각한다.

대한민국 의정대상은 사단법인 한국공공자치연구원에서 주관하여 지난 2007년부터 전국 광역 및 기초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의정역량 강화 노력과 지역발전 기여도 등에서 창의적이고 모범적인 성과를 심사하여 시상해 오고 있는 상으로서, 민간부문이 지방의회를 평가하여 시상하는 제도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금년으로 제9회를 맞는 대한민국 의정대상은 지난 6월 전국 광역 및 기초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응모하여 제출된 서류를 중심으로 1차 서류심사, 8월에 2차 인터뷰 심사를 거쳐 지난 8월 26일 최종 심사위원회에서 수상자가 결정되었고, 우리 도의회에서는 저와 위성곤 의원이 최고의장상과 최고의원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특히 위성곤 의원은 제7회 대한민국 의정대상 최고의원상에 이어 이번에도 수상함으로써 제주특별자치도 의회의 이미지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어 더욱 뜻 깊게 생각한다.

■ 다사다난했던 제10대 전반기 의정이 흘러가고 있다. 의장 취임 이후 이제껏 활동에 대한 소감은

제가 의장으로 취임한지도 벌써 1년 4개월이 흐르고 있다. 정말 외롭고 힘든 여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 의회는 더 내려서고, 더 새로워지고, 더 나아가겠다는 의정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전국 최초 ‘의정혁신 실천계획’ 수립·추진했다.

권위와 관행을 내려놓고 급변하는 환경 수용을 위한 15개 실천과제를 실행하고 있는데,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현안해결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신념으로 보다 더 도민들 삶으로 깊이 들어가 의견을 듣고 해결해 드리는 ‘민생의정’, 그리고 현장중심의 ‘움직이는 의정’을 구현하고 있다.

물론 좋은 의도를 가지고 제안했던 협치예산이 도의 거절과 그로 인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불협화음이 나타나 도민들의 마음을 어지럽혀드리게 됐다. 예산문제, 인사문제로 다소 부침을 겪은 것도 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봉합이 되고 도민만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복거지계(覆車之戒)라는 말이 있다. 앞 수레가 엎어진 바큇자국은 뒤 수레에 교훈이 된다는 뜻이다. 지난 1년 4개월의 교훈을 바탕으로 오직 도민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일하겠다.

■ 첫 해부터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냈는데 원희룡 지사와의 악연 혹은 인연, 어떻게 바라보나

원희룡 도지사와는 악연으로 만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은 당 출신이고, 또 지역도 산남이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원희룡 지사의 정책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 공감하고 있지만 생각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정치라는 측면이다.

정치는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 의회는 주민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불편하게 생각하며, 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의원들이 민생예산을 도에서 전혀 반영을 안 해주고 오히려 우리 의원들을 예산의 개혁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생각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한 불협화음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예산개혁 합의점에 대한 첫 발걸음이 놓여졌다. 어떻게 평가하고,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나

예산제도개혁협의체가 지난 3월 정책협의회에서 논의되어 지난 9월부터 구성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이제 시작이라 생각한다. 여러 가지 산적한 예산 현안들이 있지만 원만한 협의를 위해서는 우선순위에 따라 단기과제, 중기과제, 장기과제로 나누고, 제주도나 의회가 실행하기 쉬운 과제부터 협의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주도나 의회가 각자 기관에서 생각하기 이전에 도민들을 위해서 무엇이 제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인가를 명심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협의체에 임했으면 한다.

■ 예산 말고도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인해 집행부와 갈등이 생기고 있는데, 이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지방재정법 주요 개정 내용을 보면, 2015년도 예산부터 지방보조금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서는 지방보조금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하는 것과 2016년도부터는 지방보조금을 운영비로 지원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법령이나 조례근거가 있는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지방의회의 입장에서 보면 중앙정부가 지방에 너무 많은 것을 간섭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예를 들면 보조금 사업만 하더라도 집행부가 예산을 편성하고 의회로 제출하면 의회가 각 상임위와 예결위에서 철저하게 심사하고 집행하면 되는데, 굳이 보조금 심의위원회를 별도로 만들도록 하고 예산편성 전에 집행부에서 심의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옥상 옥을 만드는 것이다. 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평가를 내리기는 그렇지만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는 지방분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구성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뉴스제주

■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부분이 있다면

정책결정이 상당히 빠르다고 느꼈다. 환경정책, 감귤정책, 토지정책, 외자유치, 공항 인프라 구축, 드림타워 건설, 카지노정책, 심지어 영리병원과 예산제도개선, 신항만개발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기대가 되는 부분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부분은? 어떻게 시정해야 하나

정책결정이 빨라서 좋은 점도 있지만, 너무 성급하다보면 자칫 독선으로 빠져 당사자 도민들의 의견을 배재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초기 소통부족이 많이 지적되어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혼자 가려는 시도가 많이 있다. 우리 의회와의 소통에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 결국은 소통이 답이다.

■ 원 도정이 내건 ‘자연과 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운다’는 슬로건, 잘 이행돼 온 것 같나

정책적인 면에서도 많은 부분 공감하고 있다. 제주의 비전이 더 새로워지고 더 다양해진 것은 제주의 미래를 위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 10대 의정의 슬로건 ‘더 내려서고, 더 새로워지고, 더 나아가겠다’는 의지, 잘 지켜졌나

잘 지켜졌다기보다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위한 비효율적 관행을 개선하고 있으며, 도의회로 접수되는 진정 민원도 지금까지 제주도로 이첩했던 것을 적극적으로 상임위원회에서 처리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동강령 조례 제정과 윤리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의원들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또한 현장에서의 도민을 의정에 반영하고 여론주도층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존재 의의를 최대한 살펴나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 ‘제주특별법 제도개선 및 토지정책 특별위원회’ 새로운 특위가 구성됐다. 상당히 폭넓은 분야를 다뤄야 하고 일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집행부와도 마찰이 있을 것 같아 보이는데,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 되어야 하나

최우선 과제는 중국자본 및 이주민 증가에 따른 부동산 시장 과열 대응방안 마련이다. 중국자본 등 도내외 부동산 투자자본에 대한 실태를 점검하고, 도민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자본 뿐만 아니라, 도외 자본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모니터링체계를 구축하고, 부동산 투자 행태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투기적 거래행위를 예방하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월 1천명 이상의 순증 인구가 유입되고, 이 분들이 거주할 주택과 경작이 필요한 밭 등 토지수요가 급증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동일 토지가 불과 한 두 달 만에 3~4배에 거래되는, 투기적 거래행위가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필지별 거래정보 등 부동산 매매에 대한 모니터링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기과열을 예방하고, 투기과열지역에 대한 안정화 대책 등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이처럼 토지정책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특별법 제도개선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앞으로 6단계 제도개선 의제를 찾아 도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기여하도록 하겠다.

■ 여당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최근 남경필 지사나 천정배 의원이 말한 ‘독일식 선거제도’ 도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독일식 혼합선거제도의 핵심은 정당이 득표한 득표율=의석수라고 알고 있다. 독일식 선거제도의 장점은 첫째, 양대 거대 정당이 과대대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 소수세력이 독자적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물론 단점도 있을 수 있다. 이 선거제도는 제가 왈가왈부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 중앙정치권에서 논의가 되는 것을 관심 있게 지켜볼 생각이다.

■ 제주도가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특별자치도’로서의 위상이 정립되고 있다고 보나

도의회가 지방자치 20년에 대한 성과와 반성 및 도내 주요현안에 대한 도민여론을 알아보기 위해 도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미래리서치에 의뢰하여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 결과 특별자치도 출범이 10주년을 앞둔 상황에서 도민의 절반 이상이 특별자치도 출범과 그 의미를 잘 모른다고 답하고 있다.

도민이 모르는데 특별자치도의 위상이 제대로 설 리가 없다. 물론 중앙의 지원 부족이 가장 큰 탓이지만, 주민생활 곳곳의 불편부당함을 개선하지 못했기 때문에 도민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 제주도민에게 건네고 싶은 말은

주역에 ‘일심일덕(一心一德), 한마음 한뜻으로’라는 말이 있다. 또 “두 사람이 마음을 합치면 그 날카로움은 쇠를 끊을 수도 있다”고도 한다. 제주도와 도의회가 이렇게 한마음 한뜻으로 하나가 되어야 하는데 정말 어렵다.

특히 사람들은 대부분 사건의 이면을 보려고 하지 않아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 보려고 한다. 늘 우리 도의회의 잘못이 크다고 비쳐지는 이유이다. 좀 더 냉철하게 제주도와 도의회를 바라보고 올바른 평가를 해 주셨으면 한다. 도의회는 언제나 도민 편에서 도민만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 [뉴스제주 - 박길홍 기자]
 

[뉴스제주 창간 9주년 축하메시지]

도민의 소리를 담아내는 도민의 신문 ‘뉴스제주’가 창간 9주년을 맞게 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짧지 않는 연륜 속에서 제주의 대표적인인 인터넷신문으로 성장해나가고 있는데 대해 늘 기쁜 마음입니다.

아울러 창간 취지에 걸맞게 지역현안에 대해 다양한 비판과 깊이 있는 대안을 제시해 주시면서 도민들의 알권리 충족에 힘써 오신 남우엽 대표이사님과 뉴스제주 가족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제주에 인터넷신문 바람이 불면서 무려 50여 개 사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언론의 사명을 다하고 있는 것은 제주의 미래를 위해서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주는 비전과 함께 힘들고 무거운 현안들로 인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제주가 과거의 틀을 깨고 세계적인 국제자유도시로 멋지게 비상할 수 있도록 언론의 사명을 다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우리 도의회도 현장의정·창조의정·민생의정을 목표로 오직 도민만을 바라보며 달리고 있듯이 가장 어렵고 힘든 그늘에 계신 도민들에게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고통을 어루만지는 언론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거듭 뉴스제주 창간 9주년을 축하하며, 도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언론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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