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의 의원 "유니버셜디자인도 모르니 제대로 뭘 알겠나"지적에
김병립 시장 "지사 공약이라도 모를 수 있는 거 아니냐" 발끈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현정화) 소속 유진의 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의 지적에 김병립 제주시장이 '발끈'했다.

보건위는 29일 제주시 주민생활지원국을 대상으로 제334회 임시회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유 의원은 '유니버셜디자인'에 대한 내용을 김 시장에게 물었다.

▲ 유진의 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 왼쪽)과 김병립 제주시장. ⓒ뉴스제주

유 의원이 "유니버셜디자인이 무언지 아느냐"는 질의에 김 시장은 머뭇거렸다. 이에 행감 자리에 있던 직원이 김 시장에게 대강 설명해주자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해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유 의원은 "그게 아니다. 남녀노소 누구든 모두가 공공의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디자인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건 원희룡 도정의 공약사항 중 하나였는데 이걸 모르면 되느냐"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제주시의 도로나 보행시설, 공원 등의 공공시설 편의에 대해 몇점을 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김 시장은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50점 정도는 되지 않겠나"고 답했다.

유 의원은 "특히 관내 보행시설에 점자블록 설치가 미비해 시각장애인들의 애로가 많다"며 "설치 장소나 방법 등이 모두 규격화돼 있는데 제대로 된 곳이 없더라. 이건 아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유 의원이 "유니버셜디자인도 모르는데 이것이라고 제대로 알겠느냐"고 재차 힐난하자 김 시장은 "모를 수도 있는거지 왜 자꾸 면박을 주는 것이냐"고 발끈했다.

김 시장은 "지사 공약이라도 모를 수 있는거지 모든 걸 다 알아야 하느냐"고 거세게 항변했다.

그러자 행정사무감사 분위기가 싸늘해지자 현정화 위원장이 중재에 나섰다.

유 의원이 "상세한 내용은 몰라도 타이틀 정도는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러서지 않자, 김 시장은 "제가 좀 모자란 것 같다"고 응수했다.

이어 유 의원은 "이 규격을 정하는 건 국제적인 약속이다. 민원사항이 많이 제기되고 있어 직접 현장에 나가 조사해봤다"며 사진을 들어보이며 김 시장을 압박했다.

유 의원은 "이곳이 신광사거리인데 시각장애인 안내선을 따라 가다보면 로터리 한복판으로 가게 된다. 이럴거면 아예 설치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 의원은 "규격에 맞지 않은 볼라드도 서 있고 점자블록도 잘못 설치돼 있었고, 이 주변엔 어떤 시설물도 설치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그마저도 위반돼 있다"며 "해태동산 사거리도 마찬가지다. 선형블록 따라가다보면 어디로 가게 돼 있나. 이걸 보라. 이럴거면 설치를 안하니만 못하다"고 잘못된 행정을 강조했다.

이에 김 시장은 "전문가들과 협의를 거쳐 빠른 시간안에 시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최근에 설치된 곳인 아라택지지구의 인도폭을 보면 휠체어가 지나가지 못하는 구간이 있다. 이 때문에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타고 도로로 다니는데, 이러다가 사고나면 장애인의 잘못이 된다"며 "휠체어는 인도로 다녀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은 "이게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행위가 아니냐. 이렇게 예산낭비할거면 아예 하지 말았어야 했다. 행정에서 관심이 없고 지침이나 규정에 대해 전혀 모르다보니 발생한 문제"라며 제주시의 탁상행정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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