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경원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장

김경원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장은 농업(축산)직 공무원으로 약 30년 간 축산정책, 축산물유통, 초지, 가축분뇨 적정처리 등 축산업 전반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며 제주축산 발전을 위해 적지 않은 기여를 해 온 인물이다.

2004년 북제주군 근무 당시 가축분뇨 적정처리가 어려워 한림항을 통한 공해상 가축분뇨처리를 원활히 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을 설득 시킨 일이 공직생활 중 가장 보람된 기억이라고 회고하는 김경원 원장.

김경원 원장이 그 누구보다 농심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이유는 그 역시 농부이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고향에 내려가 감귤을 직접 재배하고 이러한 마음을 정책 수립에 반영해 농가중심의 행정을 펼치고 있는 김경원 원장을 만나봤다.

▲ 김경원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장 ⓒ뉴스제주

■ 2015년 하반기 정기인사를 통해 축산진흥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소감은?

공직생활 30여 년 동안 축산진흥원에서 여러 차례 근무를 해왔기 때문에 업무파악 및 근무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국제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농업유전자원 확보와 신품종 개발 및 보호권 강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종축자원 확보 등 종자산업을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기 위해 민선6기 공약 사항인 ‘제주형 종축 씨드밸리 조성’을 조기에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로드맵을 작성하고 실행해야 하는 부분에 있어 종축개량 시스템 등의 고도화를 위한 인력확보 등에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축산진흥원에서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달라

축산진흥원은 제주 고유의 재래가축 5개 축종(제주흑우, 제주마, 제주 흑돼지, 제주닭, 제주개)의 순수 혈통을 보존 및 증식을 하고 있으며, 한우, 개량돼지 5개 품종, 농가 종부용 승용마(하프링거, 셔들랜드 포니)를 사육하고 있다.

주요 업무로는 한우 종축개량 및 보급사업으로 우량한우 송아지를 생산 농가에 매년 70마리 내외를 분양하고 있으며, 농가에서 교배용으로 쓰이는 보증씨수소 우수 정액도 농협중앙회 한우개량사업소에서 공급받아 농가에 분양해 오고 있다.

사업효과를 높이고 농가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송아지 생산용 암소에 대한 능력검정을 통한 우수종축을 발굴, 핵군화 하는 사업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제주흑우 보호․육성 사업으로는 제주흑우 혈통관리체계 확립을 위해 유전자분석을 통한 친자감별, 제주흑우 유전자원의 보호․육성을 적정 교배체계 확립을 위한 씨수소 선발 및 동결정액 생산 농가보급 사업 등이 있다.

또한 제주흑우 농가증식을 위한 수정란이식사업과 제주흑우 등록우의 생산 및 사육현황 모니터링, 그리고 제주흑우의 능력평가를 위한 도체성적 등 특성조사 연구사업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그밖에도 국가단위 위탁사업으로 추진하는 쇠고기이력제 사육단계 DNA 동일성 검사, 한우 암소검정사업 친자확인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다음으로 말산업 육성을 위해서 천연기념물 제주마 보호를 위해 천연기념물 보호구역내 제주마 사육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파고라 설치, 보호목책 및 초지보완 등), 제주마 보호구역(견월악 목마장) 내방객에게 볼거리 제공을 위한 편의시설 제공 및 관리와 혈통 등록 제주마 등록기관으로서 제주마 혈통등록 관리를 위한 친자감별, 제주마 및 승용마 농가 무상종부서비스 제공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재래가축(제주흑돼지, 제주닭, 제주개)의 동물유전자원관리기관으로 지정되어 혈통보존 및 특성연구, 잉여축 분양, 제주닭 브랜드 인증제 운영, 제주개 출생증명서 발급 등의 사업과 재래가축 유전자원의 영구보존을 위한 생축뿐만 아니라 생식세포(수정란, 정액) 및 체세포의 보존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제주 축산업의 주축이 되는 양돈산업의 기반유지를 위한 우수종돈 보급을 위해 외국산 우수 원종돈을 도입 후 능력검정을 통한 우수종축을 선발해 농가에 씨돼지(종돈)를 공급하고, 돼지인공수정센터 운영을 통해서는 우수한 종돈의 액상정액을 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주요 성과는 제주흑돼지 천연기념물 지정(제550호/‘15.3.17)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3개 축종(제주마, 제주흑우, 제주흑돼지)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제주개와 재래닭 그리고 천연기념물 3개축종을 포함, 총 5종의 자원을 보유하게 되어 국내에서 최대 동물유전자원 보유기관으로 그 위상을 정립했다.

금년부터는 승용마 거점 번식지원센터로 지정(한국마사회/‘15. 3. 10)되어 하프링거 품종 등 승용마 2개 품종의 종부용 씨수마가 도입되고 종부서비스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축산진흥원이 종축 및 동결정액 등의 분양사업과 종부서비스 등을 통해서 축산농가 경제적 직·간접 소득 1,110억 원의 지원효과(한․흑우 45억원, 제주마 480억원, 개량돼지 584억원, 재래가축 5600만원)를 올렸다.

가축 유전자원 은행(Gene bank) 연구동 및 종자개량 연구 축사 설치(제주닭 축사(360㎡), 연구동(500㎡), 제주개 축사(408㎡) 등 제주고유 유전자원에 대해 영구보존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과제는 FTA 개방화 시대에 대응한 종자 주권 확보, 제주고유 재래가축을 활용한 제주형 씨드밸리 조성, 우량종축 생산 보급을 위한 종축개량시스템 고도화, ‘제주개’, ‘제주닭’ 천연기념물 지정 추진 등 제주 축산업 발전에 중축적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다하고 있다.

■ 축산진흥원에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 향후 계획 중인 사업이 있다면?

지난해 ‘제주 말산업 특구 지정’의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증가하는 승용마 수요에 대응하고 말산업 전진 기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총사업비 99억원을 투입, ‘말 조련 거점센터’를 2017년 준공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악성 가축전염병인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천연기념물 축양동물의 절종을 방지하기 위해 총사업비 15억 원을 투자해 ‘천연기념물 유전자원 보존관’ 2017년 준공 목표로 건립 중에 있다.

또한 ‘제주흑우’ 천연기념물 지정 후속조치로 2015년도 예산으로 ‘제주흑우 전용축사’를 신축 중에 있으며 2016년도에는 ‘제주흑돼지 전용축사’를 신축할 예정에 있다.

그리고 축산진흥원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역할중의 하나인 우수종축을 발굴해 전문화된 기술을 활용한 종축개량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해 제주도가 보유하고 있는 고유 유전자원을 경쟁력 있는 육종소재로 육성하고, 한우와 종돈의 개량집단 육성을 통한 제주축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힘써나갈 계획이다.

■ 지난 3월 제주흑돼지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됐다. 앞으로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보존관리가 이뤄지게 되는데 농가에도 실질적인 소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지

먼저 제주흑돼지 천연기념물 지정은 제주도의 생활․민속․의식주․신앙 등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인정되고 유전적 혈통, 외형적 특성, 체계적 사양관리로 지정․보호가 필요했기에 축산진흥원내 사육중인 품종표준으로 등록된 개체 260마리에 대해서만 지정됐다.

현재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가장 먹고 싶어 하는 음식 1위가 토종 흑돼지를 개량한 제주산 흑돼지고기이다. 이번 제주흑돼지 천연기념물 지정만으로도 가치를 더욱 상승시켰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 사육규모를 확대 효율적인 혈통보존과 활용체계를 구축해 제주흑돼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고유의 육종소재로 키워나간다면 흑돼지 특화산업 육성이 빠르게 진행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농가에도 실질적인 소득을 향상시키는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다.

■ 고능력 돼지 액상정액 생산·공급 확대를 위한 ‘돼지인공수정센터’가 완공 됐다. 이 센터의 설립 목적에 대해 설명해 달라

축산진흥원에서는 유전적 능력이 우수한 돼지액상정액 생산·공급으로 돼지개량을 가속화하기 위해 1997년도부터 돼지인공수정센터를 설치, 매년 7만 팩 이상의 액상정액을 양돈농가에 공급해 오고 있다.

그러나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던 돼지인공수정센터가 폐업됨에 따라 농가 수요 물량을 충족하기 위해 2014년도에 6억 원의 예산을 투자, 돼지인공수정센터를 위치 변경해 확대 설치하게 됐다.

지속적인 씨돼지 능력검정과 우수계통 발굴․육성을 통해 우수한 씨돼지 액상정액 공급 물량을 확대해 고품질 돼지고기 생산성을 높여나감으로서 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양돈산업 선진화를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다.

■ 공직자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축산진흥원 차원에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공무직을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외부 강사를 원내에 초청해 청렴교육을 실시함은 물론 인재개발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청렴교육을 12월말까지 전 직원이 이수하도록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공사 및 각종 계약과 관련해 청렴지침이를 지정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 도민들에게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제주 축산업은 지역경제에 많은 기여를 한 반면 축산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냄새 등으로 인해 최근 들어 지역주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근원적인 냄새민원을 해소해야 함이 마땅하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농가별로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시설개선과 더불어 지속적인 청결유지가 이루어져야 함에 따라 행정 및 양축농가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들은 저평가 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제주 축산은 관광객에게 지역특산물로서 음식 제공, 승마 등 레저 및 문화산업의 원동력임을 깊이 인식해 새로운 시각에서 축산업을 바라봐 주었으면 한다.

앞으로 축산업이 제주의 목축문화 전통을 계승한 특색 있는 사업과 지역의 자연환경 여건을 활용한 건강한 먹거리를 희망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뉴스제주 - 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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