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좌용택 서귀포시교육지원청 교육장

서귀포시교육지원청 좌용택 교육장의 고향은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다. 좌용택 교육장은 이곳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오랫동안 꿈꿔왔던 교육자의 꿈을 안고 제주교육대학에 들어갔다.

그는 졸업 후 첫 부임지인 무릉초등학교를 거쳐 위미초등학교 교감, 대정초등학교 교장을 지냈다. 위미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아름다운 학교 숲 가꾸기를, 대정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시에는 개교 100주년 학교에 걸 맞는 아름다운 학교 환경 조성 및 창의·인성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그는 1981년 9학급으로 개교한 인화초등학교의 제1회 졸업생을 배출한 영광을 가지고 있는데 인화초등학교는 개교 당시 시설과 환경이 미비한 변두리 신설학교에 불과했다. 때문에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 이 작은 학교를 외면하기 일쑤였다.

그는 학생과 학부모를 설득시키기 위해 가가호호 방문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학생과 학부모들은 점차 인화초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관심은 곧 재학으로 이어졌다.

인화초가 현재 49학급의 대형학교로 변모한 데에는 그의 역할이 매우 컸다. 좌용택 교육장은 “힘들었지만 신설학교에서 경험하고 선배, 동료들로부터 배운 모든 것들이 교직생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회고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9월1일자로 부임한 서귀포시교육지원청 좌용택 교육장을 만나 교육자로서 재직 당시의 이야기를 비롯해 교육지원청의 주요 추진방향,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 및 대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좌용택 서귀포시교육지원청 교육장 ⓒ뉴스제주

■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의 주요 추진방향은 무엇인가?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의 2015학년도 교육지향인 「희망과 감동을 주는 행복한 서귀포시교육」을 이어받아, 교실중심의 교육활동 속에서 학생에게는 희망을, 학부모님께는 감동을, 선생님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덜어내고 지원’하는 행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으로 서귀포시교육지원청에서 추진할 교육방향을 좀 더 쉽게 알리기 위해 서귀포의 이니셜인 SGP(Special 교육, Global 교육, Peaceful 교육)로 함축해 좀 더 효율적이고 유목적적인 교육활동을 전개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즉, ‘서귀포시교육의 GPS는? SGP교육입니다’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첫째, 안전하고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과정에 바탕을 둔 Special 교육, 둘째, 국제이해교육 및 외국어 교육을 위한 Global 교육, 셋째, 폭력 없고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Peaceful 교육을 우리교육청 주요업무계획에 반영해 나갈 예정이다.

9월 1일자로 부임했기 때문에 내년도 주요업무계획은 TF를 구성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 중에 있고, 추후 도교육청의 주요업무계획을 참고해 금년 말에는 구체적인 서귀포시 교육의 밑그림이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가능한 한 교원의 업무를 경감하고 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하여 선생님들이 학생과 함께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또한 ‘꿈과 끼를 발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의 자유학기제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충실하게 키워나가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귀포혁신도시 내 여러 관계기관 등과의 업무협약도 체결해 자유학기제의 충실한 운영에 필요한 기반들을 하나씩 다져나갈 예정이다.

■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의 지난해 주요성과는 무엇이며, 올해 주요 업무 및 역점과제는 무엇인가?

우선 지난해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은 자유학기제 선도교육지원청으로 지정·운영됐으며, 전국적으로 새롭게 시작되는 자유학기제의 확대 운영과 안정적 정착을 위해 힘써왔다.

특히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자유학기제 우수 시범학교인 서귀중앙여자중학교를 방문해 자유학기제의 모범적 운영을 격려한 바 있고, 지금은 전국에서 교육관계자들이 직접 찾아와 벤치마킹해 가는 경우도 많다.

인성교육 네트워크 ‘나눔이와 행복이의 인성여행’ 운영, 서귀포학생독서상제 운영, 문화예술 지구별 발표, 교육장배 체육대회 운영 등을 통해 학생들의 바람직한 인성계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정부 3.0 우수기관,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및 교육홍보 우수기관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에는 명품교육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서귀포시와의 연계로 3억8천 여 만원을 지원받아 교육특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2015년도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은 4개 주요추진시책과 3개 역점추진과제를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건강하고 안전한 행복학교 지원, 희망을 나누는 교육복지 지원, 참여와 소통의 민주교육 지원, 학교를 우선하는 현장행정 지원'의 주요추진시책과 ‘생각키움 독서교육, 즐거운 학교스포츠클럽, 나눔·행복 문화예술교육'의 3개 역점추진과제를 통해 「희망과 감동을 주는 행복한 서귀포시교육」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 소통과 공감의 지원행정, 맞춤형 현장지원을 실천하기 위해 ‘찾아가는 교육지원청’ 운영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에 대한 학교현장의 반응은 어떠한가?

교육공동체와의 대화 기회 확대로 맞춤형 현장지원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찾아가는 교육지원청’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장을 비롯한 교육지원청 간부들이 모든 학교를 직접 방문해 교직원,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 등 교육공동체와 함께 현안사항에 대해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방법으로 학교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교직원들에게 부담을 준다는 학교현장의 의견을 반영, 2학기부터는 교원의 업무를 덜어내고 지원하는 차원에서 방문 인원을 대폭 축소해 학교 현안을 청취하고 해결해나가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학교가 원하는 맞춤형 현장지원을 실천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학교를 우선하는 현장행정지원이 실현되도록 노력해 나가고 있다.

▲ 좌용택 서귀포시교육지원청 교육장 ⓒ뉴스제주

■ 취약계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서귀포시교육지원청과 제주관광공사는 관내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학습 및 관광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난 3월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첫 프로그램으로 10월 중에 제주관광공사에서 마련한 취약계층학생 대상 수도권 관광체험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교육지원청에서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체험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참여·체감형 관광교육을 위해 제주영상위원회의 협조를 받아 영상제작을 병행하고 있다.

제작된 영상은 제주관광공사 서울홍보관 및 학교 등에서 교육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서귀포관내 유·초·중학교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280명(2015년 9월1일 기준)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교육지원청에서도 다문화학생들의 학교생활적응력 향상을 위한 바람직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취약계층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과 연계해 각 사업학교에서 학습, 문화체험, 심리정서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다문화 연구학교(초 1교) 및 중점학교 운영(초 2교)을 통해 모든 학생에 대한 다문화교육과 다문화학생에 대한 맞춤형 지원 및 제주다문화교육센터와 연계한 멘토링사업, 다문화가족지원사업 등을 통해 다양성이 존중되는 행복한 학교문화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특수교육의 여건을 개선하고 내실화를 통해 항상 관심과 배려가 존중되는 특수교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학생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도와주는 Wee센터 상담활동을 활성화해 부적응, 정서불안 등 문제행동 학생의 최소화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서귀포시교육지원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천혜의 자연환경과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가진 서귀포시에서 학교폭력은 어울리지 않은 용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급격한 사회변화와 맞물려 서귀포시의 학생들도 학교폭력에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심미적이고 바람직한 인성의 소유자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서귀포시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교육과정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회과 보완교재 등에 우리 고장의 자연과 문화의 아름다움을 교육적으로 접목시켜 내 고장 사랑, 이웃사랑의 정신으로 승화시켜나갈 예정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서귀포시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하고 심미적인 생활태도를 기르는 일은 학교폭력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서귀포시연합청년회 17개 읍면동회장과 MOU를 체결해 연중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 만들기’ 연합캠페인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학교별로 ‘3다(칭찬, 배려, 웃음) 3무(욕설, 따돌림, 울음)’ 운동과 같은 인성교육을 전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행복한 학교 만들기 실천사례도 공모해 시상하는 등 학교폭력 예방에 관심을 갖고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좌용택 서귀포시교육지원청 교육장 ⓒ뉴스제주

■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이에 대한 대안이 있다면?

아직도 유교의 전형적인 패러다임인 입신양명의 가치를 추구하고, 공부만 잘하면 명문대학에 진학해 그것으로 훌륭한 인간이 되고 출세 길이 열린다고 믿는 구조 위에 서 있지는 않는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이런 가치체계로는 세계화시대에 경쟁력을 가질 수가 없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인류가 보편적인 가치로 인정하고 따르는 것은 박애, 자유, 평등 그리고 진선미와 같은 불변의 가치이지 출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선발위주의 교육으로 인한 무한경쟁, 사회성 결여, 학교 내 폭력, 집단이기주의, 민주시민의 자질 결여, 기성세대의 부조리 등 총체적·사회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시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될 일들이 많지만 교육관계자들이 노력해야 할 일도 적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교육지원청은 이러한 인류의 보편적 가치추구를 위해 개인의 잠재능력 개발, 다양성 존중, 공동체적 삶의 중요성, 인류가치 공유 등이 학교교육과정 속에 충분히 녹아들어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실제로 배려와 나눔이 행복한 학교문화 속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적인 노력과 함께 교사중심의 학습보다 학생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통해 즐겁게 공부하며 배운 내용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춰 지원해 나갈 생각이다.

■ 지난해 교육행정서비스헌장 운영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선정이유와 함께 소감을 밝혀 달라.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은 교육수요자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 이행 기준을 정하고 성실히 실천했다.

고객의 높은 기대수준에 부응하기 위해 직원들의 친절이 몸에 배일 수 있도록 실천중심의 친절교육을 실시했다.

항상 민원인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신속 정확하게 민원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고객 감동을 최우선으로 하는 지속적인 행정서비스 개선을 통한 최상의 고품질 행정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예정이다.

■ 좌용택 교육장에 대해 궁금하다.

한림읍 수원리에서 중학교까지 다녔고, 그 이후 제주교육대학을 졸업하여 무릉초가 첫 부임지이다.

전체 교육경력 38년 중 약 7년은 해외(일본)에서 교육부 파견으로 근무했으며, 약 9년은 교육전문직으로 교육청에서 재직했다.

위미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아름다운 학교 숲 가꾸기를, 대정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시에는 개교 100주년 학교에 걸 맞는 아름다운 학교 환경 조성 및 창의·인성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1981년 9월 29일 9학급으로 개교한 인화초등학교의 제1회 졸업생을 배출한 영광을 가지고 있다.

지금 그 졸업생들은 40대 중반으로 스승과 같이 나이 들어가고 있지만 정말 순수하고 화기애애한 모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개교 당시 시설·환경이 미비한 변두리 신설학교로 보내지 않겠다고 버티는 학생, 학부모를 찾아 가가호호 방문했던 시절이 아득하며, 취학아동 수요예측 오류로 한 반에 99명의 학생과 생활한 적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화초는 현재 도심 속 49학급의 대형학교로 변모됐다. 힘들었지만 신설학교에서 경험하고 선배, 동료들로부터 배운 모든 것들이 교직생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할 수 있다.

외람되지만 어떤 어려운 상황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동시에 배울 수 있었던 절호의 찬스였다.

또한 해외 파견 근무 시 일본의 교육제도 및 교육방법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가끔 교원연수단을 안내하면서 여러 학교를 방문할 수 있어서 이웃 나라의 교육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귀국 후 학교 현장에서 교육계획 수립, 과학작품 제작 및 발명 지도 등 여러 방면에 많은 도움이 되었음은 정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을 존중하는 행위야말로 우리가 행하는 모든 교육의 바탕임을 다시 한 번 더 느껴본다. 경천애인(敬天愛人)의 정신이 바로 인성교육의 근간이고 배움과 가르침의 정신이 아닐는지 모르겠다.

경천애인은 처음 교직생활을 했을 때부터 정한 좌우명은 아니지만 교직의 마무리 단계에 와서 비로소 자연스럽게 정해보고 싶은 좌우명이 됐다. 교육은 사람을 사랑하는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뉴스제주 - 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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