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하루방의 쓴소리 / 단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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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그리고 질병관리본부 등이 공동으로 실시한 ‘제10차 청소년 건강행태온라인 조사’ 통계결과 지난해(2014년) 제주지역 중고생 비만율은 13.0%로 전국 16개 시도 중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리고 제주지역 내 남학생은 17.1%이고, 여학생 비만율은 8.5%로 전국에서 최고를 기록했다.

이러한 제주지역 비만율은 가장 낮은 경기지역의 9.1%와 무려 4%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충격적인 결과다.

이러한 결과발표에 제주도교육청은 부랴부랴 비만율에 대한 대책을 담은 건강증진방향(안)을 내놨다.

건강증진방향(안)에 내역을 살펴보면, 2016학년도부터 인스턴트 가공식품·스마트폰 반입금지, 도보통학, 1일 1㎞ 달리거나 걷기, 내 몸을 살리는 줄넘기 급수 운영 등 유·초·중·고등학교 공통 노력사항 등이 제시됐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경우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의무적으로 시행하며, 중·고등학교는 2017학년도부터 시행해 나간다.

이와 더불어 도보통학은 초등학교의 경우 학교안전구역 200m 이내 학생 이용 승용차 주차를 금지하고, 중고등학교 장거리 통학은 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제주도교육청이 전국 최악의 비만율 개선 대책으로 제시한 건강증진방향(안)이 탁상공론(卓上空論)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고입시험과 수능 등 잔존해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 교육시스템에서 학부모와 교사, 그리고 학교와의 사전 협의 없이 교육청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일시적이면서 즉흥적 방책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특히, 이른 아침부터 학교에 등교해 학업에 임하고, 이어진 학원에서 다시 공부 등 학업부담으로 심신이 허약한 우리 내 아이들이 두 정거장 전부터 걸어가도록 강제로 규정하는 것이 진정 이석문 교육감이 제시한 '아이들의 행복 추구'의 교육철학과 궤를 같이 하는지 의문이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관리는 도교육청 강제시행이 아닌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학교 등 교육가족들이 그에 걸맞은 시스템에 의거해 진행되어야 마땅하다.

그리고 학교 내 인스턴트 가공식품 반입금지는 박수칠 만하나 그 외 도보통학, 1일 1㎞ 달리기 등은 학부모들과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한 프로젝트다.

도내 학생 비만율이 전국 최고라는 불명예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제주도교육청이 마련한 방안의 취지는 충분히 우수하다는 평가지만, 내용적 측면에서는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신체와 올바른 정신을 갖기 위해 제주도교육청을 중심으로 학교, 학부모, 학생, 그리고 교사 등 교육가족들과 지역사회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실천 방안 마련에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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