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용 의원, 형평성 강조한 예산편성 제주도정에 비수 꽂아
공모제 두 위원회만 해외선진지 견학... "이게 형평성 예산인거냐" 호통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 제출한 '2016년도 새해 예산안'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김명만)는 27일 제335회 정례회 제4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 국제자유도시건설교통국에 대한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했다.

▲ 이경용 제주도의원(새누리당, 서홍·대륜동). ⓒ뉴스제주

이 자리에서 이경용 의원(새누리당, 서홍·대륜동)은 도정에서 새해 예산안 편성 기준으로 누차 강조해 온 '형평성'이라는 단어를 상기시키며 "의회가 편성하면 형평성에 어긋난 거고 도정이 편성하면 형평성에 맞는 것이냐"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도의회에서 새해 예산에 반영하려 한 '특정인에 대한 추석 제수용품'과 '노래자랑 행사' 지원을, 제주도정에서 편성한 예산 중 건축심의위원회와 도시계획위원회 소속 위원들에 대한 해외 선진지 견학 부분을 두고 비교해가며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추석 제수용품 지원은 장애인들에게 지원되는 건데, 이들에게 온정의 손길로 지원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냐. 또한 노래자랑 행사도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건데 형평성을 따지려면 이 예산 역시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은 '형평성'에 대한 예산편성 기준을 두고서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하는 것이 형평성이고, 합리적 차별을 인정하는 것이 형평성의 개념"이라며 도정에서 편성한 예산을 따져 나갔다.

이 의원은 "도시계획위엔 해외 선진지 견학비용으로 6000만 원, 건축심의위원회는 6800만 원이 책정됐다. 각 소속 위원 1인당 350만 원에서 500만 원이 지원되고 있는데 유럽으로 가야만 친환경 도시타운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 예산편성 문제로 늘 다투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뉴스제주

특히 이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道 산하 여러 위원회들 중 이 두 위원회만 공모제로 위원들을 선임한다. 이를 두고 이 의원은 "공모제로 시행되는 곳이라서 이 두 곳에만 유럽으로 보내는 건 특혜성 사례로 비춰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용석 제주도 국제자유도시건설교통국장은 "건축위는 과거에도 유럽을 간 적이 있어 이번에도 배정한 것이고, 도시계획위는 최근 3년간 국내서만 진행돼 와 내년에 국외로 잡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다른 위원회들도 많은데 유독 공모로 구성된 두 위원회에만 수많은 예산을 들여서 유럽여행을 보내는 것이 형평성에 맞다는 것이냐"며 "그렇게 형평성에 맞게 편성했다고 할거면 모든 위원회에도 다 적용하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의원은 "과거에 보냈다고 해서 또 보내야 한다는 답변도 적절치 않다"며 "지금 제2공항 입지문제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항정책자문위도 해외로 보내는 것이 맞는 거냐"고 다그쳤다.

김남근 공항확충지원단장의 답변에 의하면, 공항정책자문위도 아시아와 유럽 3개국 견학을 예정해 두고 있다.

이 의원은 "공항복합도시 사업타당성 용역에 1억 5000만 원을 투입해 진행할 예정이던데 이게 추진도 안 된 상황에서 굳이 이 시점에 유럽을 가는 것이 맞다고 보느냐"며 "이는 정서적으로도 안 맞고 사업목표에도 합당하지 못하다"며 관련 예산의 삭감을 예고했다.

김남근 단장과 강용석 국장 역시 이에 대해 제대로 항변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켰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