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임종 칼럼]보고 듣고 느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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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회 인사청문회 지켜보면서 당분간 장관급 인사를 발굴하기가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내가 현직에서 정년퇴직할 때까지 서울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 중에 제주도 땅값에 대해 안 물어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제주도 땅값을 물어보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제주도에 땅을 사 두고 있었고, 여기에는 지위 고하가 없을 만큼 대 유행이었다.
대부분 말로는 자기가 직접 투자했거나 사 놓은 땅이 아니라, 『집사람』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다가 사 놓은 땅이라고 변명했다.
정치인 부인은 물론이고 고급장교, 판사, 검사, 은행간부의 부인들이 너너 할 것 없이 땅 사는 것에 혈안이 되어 전국을 누볐고, 그 당시는 이를 범법행위로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러기에 경작지 수유권을 이전하기 위하여 주민등록을 옮겼고 남편과 별하는 것처럼 위장하여 서류를 만들기도 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땅을 샀다.
오히려 이런 땅투기에 끼지 못한 사람이 무능력헌 사람이었고, 미련한 사람 취급을 당했다.
내가 모시던 K 모 은행장도 어느날 1,000만월 보내면서 “적당한 거 사나 주게.” 하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 B 총재가 제주은행장을 통해 제주도에 과수원을 마련했다는데, 어딘지 알겠나?” 하고 넌지시 물었다.
알고 보니 조천읍 어느 산골이었고, 비포장도로에다 전기도, 수도도 가설되어 있지 않아 입지조건이 좋지 않은 곳이었다.
나는 K은행장의 부탁을 받아 지금의 제주고등학교 앞 잡종지를 사서 과수원으로 만들고 내가 직접 관리해 드렸다.
가을이 되면 두 분 은행장 부인들과 과수원 경작상황을 살펴보려고 나란히 같이 내려왔다. K은행장 부인은 공항에서 10분 만에 자기 밭에 도착하여 “우리 것은 이거야. 교통도 편리하고 수도, 전지도 다 들어와 있고, 현 지점장이 아주 잘 관리해 주어서 덕 보고 있지.” 하고 자랑을 했다.
이 말을 들은 B 총재 부인은 “난 속상해서 죽겠어, 비포장도로를 덜컹이며 한참 달려야 겨우 도착할 수 있고, 수도, 전기도 하나도 들어와 있는 않은데다 제주은행장이 추천한 관리인이 말을 잘 안들어 속만 썩히니, 가 보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 두 분 은행장 부인들이 나누어 대화를 들으며 한국은행 출신이 제주은행장을 믿고 그를 통해 땅을 산 한은총재는 후회막심해도 말응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고, 나를 믿고 땅을 샀던 K 은행장은 신제주 건설로 하루가 다르게 땅값ㅇ이 올라 톡톡히 재미를 보는구나 하고 느꼈다.
앞으로 장차 장관급 자리에라도 올라갈 뜻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본인은 물론이고 부인까지도 잘 단속하여 부동산 투기 근체에는 드나들지 말게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미 기서대세는 부동산 투기에서 자유로울 사람이 거의 없어 보이니 누가 집권하더라도 장관급 인사 고르게 당분간 골머리를 썩힐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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