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원보 신산리 정책기획위원장

정부와 제주도청에서 추진 중인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으로 해당 부지 주민들과 정부 간의 마찰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일 현지시찰이 취소되는 일부터 최근엔 신산리에서 촛불집회를, 수산리에서도 반박 보도자료를 연일 생산해내며 제2공항 건설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혹자는 이러한 모양새가 흡사 과거 강정마을에 민군복합형관광미항 기지가 들어서려던 때와 비슷해 보인다는 우려까지 제기했다. 제2공항도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이고, 그에 따라 토지를 강제 매수 당해야 하는 주민들의 반발과 동요가 일어나는 그 모습이 엇비슷하다.
제2공항 건설은 최소 10년 정도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를 국책사업이라 해서 밀어붙일 성격의 프로젝트가 되지 못한다. 행정에선 어떻게든 성난 민심과 마주하고 소통과 타협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이나 시작부터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뉴스제주>는 제2공항 부지에 속한 각 마을리장이나 반대 대책위를 꾸린 곳들을 찾아가 그들이 제주특별자치도청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신 들어봤다. 아래부터는 강원보 신산리 정책기획위원장의 발언을 그대로 요약한 내용이다. <편집자 주>

 

제2공항이 건설되면 신산리는 소음피해로 일상생활이 매우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소음피해 보상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 확실치도 않다. 현재 제주국제공항 주변인 도두동에 대한 소음피해 해결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쪽은 어찌될지 매우 우려스러울 뿐이다.

이곳을 상업지역으로 지정하게 되면 주민들은 여기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된다. 그러면 타 지역으로 이주해야 한다. 우리 마을이 450년 전통의 오래된 곳인데 조상님들 묘와 삶의 터전을 모두 잃을 수 있어 주민들은 매우 깊은 걱정을 하고 있다.

▲ 강원보 신산리 정책기획위원장. ⓒ뉴스제주

제2공항 부지가 여기로 선정된 이유가 피해가 적다라는 이유이던데, 민주주의라는 것이 소수의 의견도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정석비행장으로 갈 수도 있고, 돈은 더 들지만 현재의 공항을 확장할 수도 있는거다.
더군다나 용역결과 내용 중에 이곳이 최상의 기후조건이라 하던데 순 엉터리다. 이 지역은 제주도내에서도 바람과 비가 많은 곳이다. 용역을 제대로 했다면 피해주민에 대한 파악도 정확히 이뤄져야 할 텐데 졸속 용역에 지나지 않다.

이런 용역 결과를 가지고 주민들에게 떠나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성산에는 공항이 들어오지 않아도 충분히 관광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곳이다. 조용한 삶을 동반한 질적 수준의 성장발전을 원하고 있다. 게다가 주된 관광산업들에는 대기업과 중국자본들이 차지하고 있어서 주민들의 이익을 보기도 어려운 구조다.

이런 이해관계를 깨달은 주민들은 반대의견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공항부지 토지를 소유하고 있던 제주시 거주 토지주들도 처음엔 찬성했다가 보상안을 보더니 여론이 바뀌고 있다.

마을에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마을 곳곳에 반대 현수막을 걸어 놨다. 아직은 시민사회 단체와 연계할 생각은 없으며, 지역주민들 끼리의 역량으로 충분할 것이라 보여진다. 반대 운동이 확산되기 시작하면 5개 마을이 합쳐 번져 나가게 될 것이다.

원희룡 지사는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행보 때문인지 제2공항 성과내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주민들과 일절 협의도 없이 제2공항을 24시간 동안 운영돼야 한다는 등 일방적인 모습만 보이고 있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주민의견을 무시하고 제2공항을 밀어붙인다면 원 도정은 더욱 대권과 도민들의 마음에서 멀어질 것이다.

지금의 현 제주국제공항을 확충 보완하는 것이 또 다른 피해지역을 만들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라 여겨진다. 번영로를 확장해 제주시-제2공항 접근성을 높여 20분 거리로 만들면 누가 소음을 감수하면서 이곳에 살려 하겠나. 에어시티 계획은 민심을 무마하려는 사탕발림에 불과하다.

만일 원 도정에서 신공항 용역을 제대로 수행하려고 했다면 용역진에서 검토하는 모든 지역에 대해 토지거래제한구역을 설정했어야 했다.

앞으로 청와대와 기재부, 국토부에 보낼 탄원서를 준비 중에 있다. 제2공항 건설 반대 서명도 받았고, 각 마을 반장님들도 전부 협조적이다. 향후 다른 마을들과도 연대해 반대의지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이다. [뉴스제주 취재팀(김명현, 우장호 기자)]

▲ 제2공항을 반대하는 마을에서 마을 곳곳에 현수막을 걸어놨다. 동시에 일부 부동산 업체들이 ‘제2공항’을 업체명으로 쓰면서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뉴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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