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인지도와 지지율 모두 바닥에서 시작했지만 제주도의회 입성 후 3선을 지냈다. 그의 지역구인 동홍동에서는 이미 '동홍동 대통령'이다.

이번엔 국회다. 위성곤 의원은 제주도의회 2차 정례회를 끝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해 다시 한 번 역전의 드라마를 꿈꾼다.

뉴스제주는 위성곤 의원을 만나 지난 의정활동을 돌아보고,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동홍동). ⓒ뉴스제주

■ 8대부터 10대까지 3선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할 수 있던 비결이 있다면
좋아하는 글귀가 있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는 글이다. 늘 주민과 눈높이를 맞추고 지역주민의 삶의 현장에서 함께 어깨동무해주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던 노력이 지역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3선 위치까지 오르게 한 것 같다.

■ 정치인의 꿈을 갖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가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2005년에 친구, 선후배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았다. "민주주의와 제주도민이 주인 되는 제주도를 만들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가자", "지방자치와 분권은 참여로부터 이뤄진다"는 학창시절 외쳤던 구호를 앞세운 권유에 많은 고민을 했다.
동홍동연합회장을 지내고 지역의 청년운동, 시민사회운동을 펼치면서 지역 현안에 눈을 뜨게 됐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방의회 진출을 고민하게 됐다.

■ 맨 처음 8대 의원에 당선된 시절이 기억나나. 의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기억이 생생할 수밖에 없다. 내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다.
출마를 결심했지만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선거 초반 언론사 여론조사 발표를 보면 인지율이 2%, 지지율이 0.9%였다.
선거가 진행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발로 뛰었다. 아마 그때의 진심이 지역주민들을 움직인 것 같다. 다들 불가능한 선거라고 했지만 최종 결과는 362표로 역전승을 거뒀다. 동홍의 변화를 바라는 지역주민의 요구와도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본다.

지난 10년의 의정 활동을 돌이켜 보면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좌충우돌 초선 시절부터 지금에 이르기 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보람되게 생각하는 일은 제주도내 영구임대아파트에 ‘엘리베이터’를 설치 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했던 일이다.
영구임대아파트는 5층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법령 미비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았었다. 그러나 영구임대아파트 거주민은 대개 나이 드신 어르신, 몸이 불편한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다.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어렵다.
어떤 분은 "아침에 내려오면 저녁이 돼서야 집으로 들어간다"고 말했고, 어떤 분은 "무거운 짐은 들고 다닐 생각이 안 난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LH 및 중앙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예산을 확보했고, 조례를 제정해 예산지원 근거를 만들었다. 현재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도 있고 공사 중인 곳도 있다.
요즘 인사차 아파트를 찾으면 "아이구 대통령 왔구나!"하며 좋아하시는데 큰 보람을 느낀다.

■ 올해 제9회 대한민국 의정대상에서 최고의원상을 수상했다
두 번째로 받은 의정 대상이다. 2013년도에도 의정대상을 수상 한 바 있다.
의정대상은 (사)한국공공자치연구원에서 전국의 광역, 기초의원을 대상으로 의정역량과 지역발전 기여도를 심사해 주는 상이다. 2010년과 2014년에는 한국메니페스토 실천본부가 공약실천과 주민소통을 평가해 수여하는 '약속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과분한 상을 받게 돼 송구스럽지만 더 잘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고 있다.

■ 올해 노지감귤 시세가 심상찮다. 행정당국에 어떤 주문을 하고 싶나
다른 과일류의 풍작, 수입산 오렌지와의 경쟁,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부진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쳤다. 거기에다 예년에 찾아 볼 수 없는 비 날씨로 상품성이 급격히 떨어져 감귤 값이 맥을 못 추고 있다.
현 상황을 냉정히 분석하고 민·관이 힘을 합쳐 가격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도정질의에서도 행정당국에 비상품 감귤 수매 확대, 대도시 시장 확대를 위한 홍보강화 등 선제적 대응을 지속적으로 주문해왔다.
행정당국이 타성에 젖은 정책을 앵무새처럼 답변만 해 답답한 노릇이나 행정, 의회, 생산자단체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실천 방안을 모색하고자 협의중에 있다.

■ 유원지 특례도입을 위한 제주도특별법 개정결의안에 반대했다. 예래단지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보나
법 개정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에 반대를 한 이유는 한계와 문제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첫째로 법 개정을 통해 유원지 사업에 콘도, 숙박시설을 포함한다 하더라도 공공성이 없기 때문에 대법 판결이 유효해 토지수용재결이 정당화될 수 없다.
두 번째로 법 개정이 된다 하더라도 소급입법 추진이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이었고, 제주도에서 진행되거나 진행 될 유원지 개발사업을 정당화 해 난개발을 초래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대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
반대의 입장은 지금도 유효하며, 특별법 개정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지금까지 진행된 개발사업을 지속화 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공익과 공공성을 기초로 개발이익이 지역주민에게 환원되는 원칙을 기조로 행정, 지역사회, 지역자본이 참여하는 새로운 추진체를 형성하고, 이 사업을 계속적으로 추진하는 새로운 개발방식을 적용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제2공항 입지가 선정되면서 피할 수 없는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제2공항 산남유치는 서귀포시민의 염원이었으며, 이번 성산읍 일대 ‘제2공항 유치’는 기본적으로 환영하는 입장이다. 다만 ‘제2공항’이 들어설 해당지역 주민의 받아야 할 피해와 고통에 대한 대안이 우선이다. 추진과정에서 기본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우선 정보공개가 시시각각 이뤄져 앞으로의 추진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돼야한다. 구상 차원의 설익은 정책, 대표적으로 '에어시티 조성'은 불필요한 논쟁을 유발시킬 소지가 크다. 현재는 도민역량의 결집을 통한 제2공항의 연착륙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솔직해져야 한다. 법적 한계를 뛰어넘는 보상은 이뤄 질 수 없다. 그러나 행정당국이 ‘특별한 배려와 보상’을 강조하고 장밋빛 미래만 강조 하다 보니 지역주민들이 기대감만 부풀게 하는 건 아닌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 지역주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될 것, 안 될 것을 명확하게 제시해 지역주민이 객관적으로 판단 할 수 있도록 솔직한 접근이 필요하다.

나 역시 지역주민을 적극적으로 만나고자한다. 성산읍 주민들의 축하 속에서 ‘제2공항’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나서서 소통과 대안을 모색하겠다. 그러나 지역주민의 일방적 희생만을 요구 하는 ‘제2공항’건설 이라면 지역주민과 함께 싸울 것이다. 성산읍 지역주민들과 지혜를 모아 가겠다.

■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는데, 어떤 결심을 하게 된 건가
내년이면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10년이 되는 해다. 그러나 제주도민들이 체감하는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정도는 낮게 평가 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시행 전과 후의 차이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나 역시 10년의 의정활동 속에서 ‘국제자유도시로서의 제주’라는 방향성에 많은 허점이 있고,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때가 많았다. 제주의 백년대계를 설계하기 위한 새로운 비전 제시와 ‘제주개발특별법’의 전면적 개정이 필요하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당시 국방, 외교를 제외한 고도의 자치특별도로서의 근본 취지를 살리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도민과 함께 추진 하고자 한다. 외국자본과 대자본 중심의 경제체계에서 도민중심, 도민이익 경제체계로의 제주를 만들고 싶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다른 사람이 번다”는 속담이 있다.
지금 제주의 현실을 잘 반영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개발이익의 과실이 제주도민에게 돌아 올 수 있는 도민중심의 경제체계를 세워 나가고자 한다. 이러한 일들을 풀어나가기 위해서 국회의원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을 세우게 됐다.

■ 출마 선언은 언제쯤 할 생각인지
이번 2차 정례회를 마지막까지 마무리 하고 의원직 사퇴를 고민 하고자 한다.

■ 내년 한 해, 도의원으로서 혹은 국회의원으로서 꼭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지역주민과의 갈등 해소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예상되는 갈등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행정당국과 지역주민과의 가교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
그리고 한-중 FTA 체결로 제주농업, 제주농민의 생존권이 경각에 달려 있다. 각종 FTA체결로 입을 제주농업의 생존권을 지키고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집중 하겠다.

■ 제주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2015년 한 해도 저물어 간다.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많이 듣는다. 감귤뿐만 아니라 제주산 농산물 가격 하락이 지속 되고 있어 농촌경제, 제주경제가 위기다.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 될 조짐이 보이고 있으며, 강정해군기지, 예래 휴양형 주거단지 등 계속된 갈등 상황이 해결 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모든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침체, 위기, 갈등 이런 단어들이 나오지 않는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저무는 신미년 한 해 수고 하셨다. 다가오는 ‘병신년’ 새해에는 도민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이 자리를 빌려 새해 인사를 드린다. [뉴스제주-최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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