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용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최근 제주도내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을 꼽자면 단연 성산읍이다. 제2공항 예정지로 성산읍 일대가 선정된 후 제주도는 환호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삶의 터전을 잃는다는 불안감과 허탈함에 망연자실한 주민들이 하나, 둘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제2의 강정사태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성산읍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고용호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성산읍) 또한 그 어느 때 보다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

고 의원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지만 주민의 입장에서 주민 의사를 도정과 의회에 알리고 대변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한다.

뉴스제주는 고용호 의원을 만나 제2공항 건설에 따른 지역 문제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해봤다.

▲ 고용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성산읍). ⓒ뉴스제주

■ 현재 제주도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이 된 제2공항의 지역구 의원이다. 제2공항이 제주도에 필요한 건 맞지만, 이 때문에 정부와 지역주민 간의 피할 수 없는 갈등이 전개된다.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제주도의 여건상 제2공항이 필요한 것은 도민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다. 다만, 그 과정에 있어 절차적 민주주의를 외면하면 안 된다. 그리고 대를 위해 소를 무조건 희생시켜야 한다는 논리도 맞지 않다.

주민과의 갈등 최소화 그리고 마지막 한 분까지 설득하는 과정 하에 공항건설은 추진돼야 할 것이다.

■ 에어시티 사업과 연계한 이익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원희룡 지사의 공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항관련 배상은 결국 법이 정한 한도 내에서 실질적으로 가능한 상태다. 따라서 에어시티라는 개념이 정확하게 이익환원으로 검토가 가능한지 의문스럽다.

지사께서 말하는 에어시티 개발비는 결국 민간자본이다. 어떤 민간자본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면서 지사 공약 실행 자금을 내 줄 것인가? 실질적으로 또 다른 공항인근 개발사업을 위한 논리개발과 여기에 주민에게 이익환원이라는 구색을 갖추는 수준이 아닌가 생각된다.

■ 제2공항 지역구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솔직히 이런 국책사업에 도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결국 주민의 입장에서 주민 의사를 도정과 의회에 알리고 대변하는 길 외에는 없는 것 같다.

고향을 떠나야하고 소음에 시달려야 하는 지역민들의 고통을 개발논리에 차단시켜서는 안 된다. 또 지역개발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도 필요한 게 현실이다.

성산읍민들의 현실과 미래를 생각해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전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 섣부른 판단일수 있지만 이대로 제2공항이 온평리에 들어서면 성산읍은 2030년 이후 인구가 급격히 증가해 '시(市)' 단위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적당한 시점이 아니다. 우선은 공항에 따른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중요한 시기다. 그리고 이러한 합의과정 이후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제2공항이 들어서기 전 성산지역의 토지가 최고 평당 1000만 원을 호가한다는 얘기가 있다

성산지역은 성산일출봉에 따른 관광수요로 이전부터 상당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다. 다만, 최근의 땅값은 정상적인 형태가 아닌 외부의 투기세력이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2공항이 발표되기도 전에 모든 토지가가 상승한 것은 중앙에 투기세력이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대규모 땅 투기에 나선 것이 아닌가싶다.

정황상 제주도는 제2공항 사업에 배제된 채 오로지 중앙의 결정에 의존했다고 본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외부 투기세력의 땅투기 대상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 성산포 관광단지(보광제주) 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

성산포 관광단지의 진행실적은 투자계획 대비 50% 수준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이번 제2공항 부지 발표로 인근 대기업 및 관광단지들은 개발호제를 보았다고 볼 수 있다.

성산포 관광단지 외 주변에 토지 및 사업장을 보유한 여러 대기업들은 사업적 측면에서 여러 개발이익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

■ 성산읍내 주차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위해 최근 광치기 해안 인근에 주차장을 조성키로 했는데 이것만으론 해소될 것 같지 않다.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주차장 문제는 해결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펼치고 있다. 광치기 해변에 주차장을 조성키로 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제2공항을 고려한다면 보다 장기적인 안목의 주차장 대책 혹은 교통수단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기존의 교통수단과 다른 성산읍, 제2공항, 제주공항을 연계한 교통대책이 총체적으로 필요하며, 이는 공항 개항시점에 맞춰 미리 계획돼야 한다고 본다.

■ 유원지 특례도입을 위한 제주도특별법 개정결의안에 대한 투표가 진행되던 지난 도의회 회기에 불참했다. 이유가 있었나. 그리고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유원지 특례도입에 대해서는 여러 고민이 필요하다. 또 이와 함께 도민에게 다양한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 지금처럼 수조원의 손해배상을 해줘야 하니 무조건 바꿔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적절치 않다.

엄밀히 따지면 JDC의 문제이며 국가중앙기관이 먼저 고민해야할 문제인데 현 상황은 제주도가 모든 것을 책임지며 마치 특례도입이 안되면 수조원을 도민혈세로 내야하는 듯한 인상으로 몰고 있다.

만약 정말 그런 상황이라면 도민과 의회에 이를 협의하고, 서로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도정이 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현 상황은 전혀 그런 것 없이 특례도입 하나에 매달려있다. 이는 적절한 도정의 모습이라 보기 어렵다.

■ 성산읍 지역구 의원으로서, 제2공항 이외에 주민 숙원사업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조금씩 해결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주차장 문제가 가장 큰 숙원사업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제2공항으로 인해 지금까지 생각한 주차장 이상의 대책이 필요하게 됐다. 주차장이 아닌 새로운 교통대책 수립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

■ 내년 한 해, 의원으로서 꼭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성산읍민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제2공항에 대한 성산읍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도정에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는 많은 분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

■ 끝으로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성산지역의 도의원으로써 도민여러분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지역민들의 다양한 의견에 대해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주시기를 바란다. 지금껏 우리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듯한 세상에 살았다. 그리고 성산읍민도 마찬가지다.

많은 관광객이 오고 가는 성산에 남은 것은 쓰레기와 술집, 청정 환경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교통체증과 환경공해였다.

이번 제2공항도 보기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고향을 떠나고 소음의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지역의 소지역주의가 아닌 작은 행복이라도 쉽게 외면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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