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 "올해 제주교육은 질문이다"
[신년대담] "올해 제주교육은 질문이다"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6.01.0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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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제주도 교육계에선 지난 한 해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됐던 누리과정 예산 편성 문제부터 고교체제 개편 계획 발표로 인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아우성들과 연합고사 폐지 발표까지. 이제 2016년부턴 그에 따른 실제 효과가 서서히 드러날 참이다.

당장의 보육대란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오는 3월부터 보육료 인상이 우려되는 만큼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제주도교육청이다. 물론, 여기엔 도교육청에만 책임이 있는게 아니다. 제주도청을 비롯한 모든 기관이 나서야 초당적 협력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흔히, 교육은 백년대계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2016년 이후 변화될 제주도의 교육지표,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을 통해 들어봐야 알 것이다.

▲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뉴스제주

# 2016 병신년에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는

새해 기조는 '2016년 제주교육은 질문이다'라고 세웠다.
자기주도 학습은 아이들이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무수한 질문과 답이 서로 교차되고 연결될 때 비로소 창의와 상상력, 통찰력이 만들어진다.

교사가 말하는 것을 아이들이 그대로 받아적고, 시키는 대로 외우는 것은 주입식 교육의 산물이다. '질문이 있는 교실'은 스스로 묻고 답을 찾아가는 교육이다. 자유롭게 질문과 답이 교류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어제보다 발전한 나를 발견할 것이다. 꿈과 내일의 가능성 등이 피어날 것이다.

이 같은 철학을 기반으로 '질문이 있는 교실'을 실현하는 데에 교실 지원을 더욱 충실히 하겠다.

#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근본원인을 찾는다고 해봐야 제자리걸음이 뻔해 보인다.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되지 않겠나

전국 어느 교육청도 지금 재정 구조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100% 편성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제주도의회 역시 도 교육청 예산을 심의하며 현실적으로 누리과정 편성이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본다. 그래서 최대한 예산을 쥐어짠 결과가 현재 편성된 2개월분이다.
2개월 이후에는 교육재정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보육대란을 도외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질문대로 특단의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나 구름에 싸인 것처럼 해결책이 잘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 그래도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 그렇다면 앞으로 2개월 뒤, 어떻게 해결되리라 보나.

제주야 2개월이라는 시간을 확보했다지만 서울과 경기 등 대도시 중심으로 보육대란이 당장 현실화될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누리과정에 대한 뜨거운 논란이 분출될 것이다. 여기에 ‘총선’이라는 열린 공론장이 만들어졌다. 누리과정 문제를 쟁점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모을 기반이 마련됐다고 본다.

잘 알다시피 누리과정 예산은 현 정부의 공약이다. 누리과정은 국민들 삶과 직결됐다. 보육과 교육의 근본토대다. 정부 역시 이 같은 의미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보육대란과 뜨거운 국민적 여론을 정부가 도외시하기 힘들 것이다.

이 때를 잘 활용하겠다. 3월 안에 근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도록 전국 시·도교육감들과 최선을 다해 힘을 모아 나가겠다. 도민들의 힘이 절대적이다. 도민들께서 많은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준다면 원칙대로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연합고사 폐지, 지난 2001년에도 시도했었다. 당시 왜 이 정책이 실패했는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지난번과 같은 번복사태가 없을 것 같다. 원인 분석에 따라 구체적인 대안들이 그려지고 있는지

우리 아이들은 미래를 살아간다. 교육감은 현재에서 미래를 바라보고, 그에 따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연합고사 폐지는 제주교육의 현재를 반영하고 미래에 대비한 정책이다.

고입 선발고사 폐지가 발표된 뒤 지난 2001~2002년 당시의 부작용이 거론되고 있다. 물론 충분히 공감하고 앞으로 정책 추진과정에서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당시와 지금 대입전형이 바뀌었다. 정시 위주였던 것에서 이젠 수시가 70%를 차지하는 등 대입전형이 다양해졌다.

특히 ‘2015 교육과정 개정’으로 인하여 고등학교에서는 2018년부터 문‧이과 구분없이 배우는 ‘공통과목’이 도입된다. 수능제도 역시 문이과 통합 교육에 맞춰 개편되기에 향후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절반 정도를 탈락시키고 다양한 꿈과 끼, 건강 등을 소진하는 현재 고입 문화로는 제주교육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없다. 중학교 때는 수시 등 다양한 대입 전형을 대비하는 시기가 돼야 한다.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건강도 잘 도모해야 한다.

선발고사 방식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평가와 수업방식으로 아이들의 다양한 꿈과 끼, 미래의 가능성 등을 잘 키워 미래의 진학, 진로와 연결해야 한다.

오랜시간 운영된 선발고사가 폐지되는 것이니 만큼 부작용이 예상된다. 2019학년도부터 연합고사를 폐지하기에, 남은 시간 면밀한 검토와 소통 등을 통해 세부 실행 계획을 잘 수립하겠다.

# 예술과정 교육개편은 예술고 설립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제주예술고 설립,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나.

예술고 설립에 대한 요구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수요를 예측할 수 없기에 예술고 설립이 쉽지 않았다. 예술고 설립까지 많은 준비와 검토, 지속적인 소통 등이 있어야 한다.

예술 교육 과정이 잘 운영되려면 아이들이 일상에서부터 예술적 감수성을 잘 키우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제주는 '1학생 1악기' 등의 정책과 오케스트라 운영 등으로 초등학교에서부터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는 교육 여건이 잘 마련돼 있다. 이를 중, 고등학교에까지 잘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한데, 그 정책적 기반이 예술중점학교가 될 것이다.

앞으로 예술중점 학교를 잘 운영하면서 아이들의 예술적 감수성과 다양한 꿈, 끼 등을 잘 키우고 예술고 설립의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

# 성산고의 해사고 전환. 성산고에 가려던 학생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하며, 해사고는 어떻게 신입생을 선발하게 되나

해사고 설치가 가시권에 들어오긴 했으나, 아직 절차가 남았다.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

지금 중요한 것은 최종 확정까지 도민들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설치가 확정돼야 학생 선발 계획도 수립할 수 있고, 성산지역 학생들의 진학문제 등도 논의할 수 있다. 학교 개교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학생 선발 계획 등은 추후에 수립하겠다. 도민들께서 해사고 설치가 반드시 이뤄지도록 끝까지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뉴스제주

# 특성화고나 읍면지역 고교 활성화의 목표를 '취업력 신장'에 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취업률이 약한 인문계열 학과를 없애는 방식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취업률이 좋은 학교는 결국 거기에만 몰두한다. 이는 '학교의 학원화'를 초래할 우려가 높고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처럼 피상적인 결과물에만 집착하게 만들 것이다. 근본적으로 학생들에게 중요한 건 배우는 것에 대한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 진학만을 위해 기계처럼 공부만 하는 제주시 동지역 일반계 고교와는 다른 배움에 대한 즐거움이 읍면지역 고교에서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적극 동감한다. 특성화고와 읍면학교 활성화의 전제는 ‘배움의 즐거움’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근 인상적인 통계자료를 봤다. 서울시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서울지역에서 고등학교 졸업자가 대학에 들어간 비율이 60%도 안되는 것으로 나왔다. 대입에만 몰두하던 문화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아이들의 다양한 꿈과 끼, 잠재력 등을 다양한 진로로 연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과 시스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의 아이들이 자존감을 갖고 특성화고에서 마음껏 꿈과 끼 등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취업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진로 역시 구체적으로 설계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양질의 취업처를 적극 발굴해 ‘선 취업 후 진학’을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고교체제 개편을 통해 특성화고를 ‘취업명품학교’로 육성할 것이다. 제주의 사회 및 산업 변화를 반영하고, 특화된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학교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 교육청의 노력만으로 어렵다. 교육청과 지역주민, 동문, 학교 교직원 등과 소통‧협력하며 학교 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할 때, 가능성을 현실의 성과로 만들 수 있다.

지난해 제주도청과 체결한 행정협의회 성과를 기반으로 도청 및 도 산하 공공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다양한 공공기관에 특성화고 학생들이 진출할 수 있는 활로를 넓히겠다. 대기업 등과도 연계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

읍면 고등학교를 ‘찾아가는 고등학교’로 발전시키겠다. 우선 ‘고교 무상교육’을 통해 학교지원을 강화한다. 입학금 전액과 수업료 50%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시아 유명대학과 교류를 확대하여 읍면고 학생들이 아시아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 읍면학교를 ‘인 아시아 진학’의 거점으로 만들겠다. 또한 ‘다혼디배움학교’ 운영을 확대하면서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충실한 학교,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학교로 만들겠다.

# 제2공항 부지 선정에 따라, 수산초를 비롯한 공항지역 주변 학교에 대한 보완대책은 세워지고 있는지

제2공항에 대한 지역주민의 합의도 명확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그 지역 학교문제까지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일단 제2공항에 대한 도민적 합의에 이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제2공항 추진 과정을 면밀히 살피면서 점차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

# 2015년 한 해를 돌이켜 봤을때, 보람이 있었던 일과 아쉬웠던 일 하나씩 떠올린다면

고교체제 개편 계획을 확정하여 읍면고와 특성화고 활성화의 기틀을 만든 것이 큰 성과다. ‘국립 해사고 설치’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동력으로 도내 30개 고등학교를 아이들이 선택하는 좋은 학교로 만드는 데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이 매우 아쉽다. 임기 동안 예산 편성할 수 있는 횟수가 4번이다. 그 중 2번을 누리과정 예산에 얽매여 교육철학과 정책을 펼치는 데 지장이 있었다. 새해에는 부디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잘 풀리길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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