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해녀박물관 근무자들의 정신상태, 이건 아니잖아!

1년여전, 제주출신으로 처음으로 독도에 가서 일본으로부터 독도를 지켜낸 자랑스러운 독도의용대와 외롭지 않게 대한민국이라는 자긍심으로 외로운 섬에서 서로간에 말벗과 가족같은 우애를 바탕으로 격려해준 독도해녀 김순하 할머니와의 뜻 깊은 인터뷰.

김순하 할머니와 인터뷰로 독도의용대와 제주해녀들의 독도에서의 생활사와 그 당시 상황들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고, 이 기사를 본 많은 분들께서 격려와 지지를 받은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한달여전쯤 다시 한번 후기를 듣고자 제주시 협제에 계시는 할머니댁을 찾았고, 인터뷰도 다시 한번 진행하였다.

# 한참 인터뷰 진행 중에 할머니로부터 들은,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에 같이 동행하였던 언론인 관계자들과 봉사관계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이제는 정력적인 활동보다는 추억의 사진속에서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이 많은 나이.....

그런 할머니의 소중한 사진들을 해녀박물관에서 나온 담당자들이 잠시 빌려 달라며 하고는, 다시 돌려준다라는 명목 하에 몇 달 동안 이에 관해 아무런 연락 없이 그냥 가져가 버렸다.
할머니의 기증의 동의하나 없이, 무턱대고.....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우리가 갔을 때 할머니께서는 외부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너무나 높아 있었다.

# 그때 벌어진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인터뷰하는 중에 갑자기 김할머니가 오래전 사진을 꺼내들면서 무언가 말씀하시고 싶은 얼굴이여서 기자가 계속 물어보았다. 그래서야 김 할머니는 무겁게 말을 꺼내셨다.

1년여 전쯤에 필자와의 월간지 인터뷰 기사가 나간 몇일 후에 할머니댁으로 어느 여성분이 전화가 왔었단다.

제주 해녀박물관이라 밝히고는 김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해서 할머니는 흔쾌히 오라고 하였다고 한다.

해녀박물관에서 온 여성 두분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래전 사진을 볼 수 있느냐고 하기에 당연히 보여주었고, 그쪽에서 몇 장의 사진을 보더니 몇 일만 빌려줄 수 있느냐고, 곧 돌려주겠다고 하자 김할머니는 흔쾌히 승낙하였으나, 몇 달이 지난지금까지 돌려주기는커녕 이에 대한 전화 한통도 오고 있지 않다고 한다.

할머니는 이제 나이가 추억을 먹고 사는 시점인데 친구들과 동료들과 추억을 함께 한 소중한 추억의 시간이 사라진 듯 매우 섭섭해 하였다.

가져갈수는 있지만 이러한 사유로 인하여 전시를 한다던지, 아니면 전화를 통해 활용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던지, 너무 무책임함 처사로 여겨진다면서 섭섭함을 토로하셨다.

할머니가 소중히 간직하는 사진들.... 해녀박물관에서 가져간 몇장이 사진에 대해 알아봐달라고 부탁도 하셨다. 원본이 필요하다면 복사라도 해서 자신에게 돌려달라는 말과 함께......

# 할머니와의 인터뷰 이후 해녀박물관으로 기자가 전화를 걸었다.

할머니와 인터뷰기사를 작성하고, 기사를 송고한 뒤, 일주일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할머니댁으로 전화를 드렸다. 혹시 해녀박물관에 전화가 왔는지.....

그러나 미처 상황을 확인 못한 기자의 잘못임을 느꼈다. 다시 한번 김 할머니는 깊은 한숨과 함께 “신경쓰지 말아달라”라면서 더 이상의 확대를 경계하는 눈치였다.
이 이야기로 잊고 계신 아픈 기억을, 다시금 상처를 입으셨는지......

그래서 다음날인 4일경에 해녀박물관으로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해녀박물관측에 물품수집과 자료관리 담당자를 바꿔달라고 요청하자 그쪽에서 무슨일이냐고 물었고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전화를 돌려서 직접 담당자와 통화하게 되었다.

그들의 입장을, 그리고 해명을 듣고 싶어서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면서 그들에게 물었다.
“왜 아무런 동의 없이 김 할머니의 소중한 사진들을 가져갔느냐?”그러면서 “해녀 박물관의 자료수집에 대한 상황을 할머니께 양해를 구하고, 동의하에 가져가야 하는것 아니냐”면서 기자가 말을 꺼내자 해녀박물관 자료담당자는 “할머니가 그때 동의를 하였다. 아마 할머니가 모르셨나본데 그때 동의를 하였다”라고 주장하는 것이였다.

(후에 이러한 전화통화를 이야기하면서 할머니와 전화통화중에 “할머니께서 동의를 하였다고 해녀박물관 측에서 주장하던데요?” 라고 묻자 “어느 누가 그렇게 이야기를 했느냐”면서 “기자양반도 내가 치매하는 것으로 보이느냐, 이집에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 것도 아닌데 사람이 그리운 입장인데 한마디 한마디가 내게 얼마나 소중한데 내가 그것을 잊어버리겟느냐”고 역정을 내셨다. 아마도 이것은 해녀박물관측의 변병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래도 혹시 할머니가 이야기 중에 빠진 것이 있지 않나 해서 다시 한번 그러면“할머니께서 빌려간다고 해서 왜 몇달이 지난 지금까지 전화를 하지 않았느냐”라고 하자“여러가지 상황으로 그런 것이다”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 전화거는 사람은 할머니와 어떤 관계인지, 그리고 어느 언론사 출신인지, 직급은 무언지 물었다.

황당했지만 혹시나 할머니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가해서 해당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빠른 시간안에 할머니께 전화를 드리라고 거듭 부탁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다음날 저녁에 기쁜 마음에 할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것은 김 할머니의 깊은 한숨과 ‘괜찮다’는 넋두리적인 말씀 한마디......

# 그리고 7일인 오늘 할머니로부터 들은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기분은 그다지....

해녀박물관에서 전화가 왔다면서 조만간에 사진을 복사해서 갖다 드리겠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이제 되었다면서 더 이상 문제가 커지지 않았으면 하는 목소리지만, 하지만 그들의 태도에 지금까지도 화를 참을 수가 없다.

만약 이에 대해 해녀박물관측에 전화로 대응하지 않았으면 영원히 할머니의 소중한 사진들은 돌아오지 못했을 것이고, 할머니의 사람들에 대한 기피현상은 더 높아졌을 것이다.

그리고 기자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전화건 당사자가 기자가 아니고 일반인이였으면 어떻게 되었을가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또한, 해녀박물관에서 중요한 작품들과 사진들 각종 자료들 수집에 자료 소지자의 동의없이, 이러한 방식으로 수집이 진행되지 않았는지......

이번 해녀박물관의 자료수집에 대한 근무자들의 마인드 자체가 얼마나 허술한지 알게 하는 대목으로 이로 인하여 제주지역은 물론 국내 전체적인 박물관에서의 수집절차에 한번 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솔직하게 기자는 해녀박물관측에서 조만간 찾아 뵙다고는 하지만 언제 찾아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할머니말로는 해녀박물관 측에서 너무 바빠서 전화도, 찾아뵙지도 못했다고 하였다는 말이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인다. 너무 바쁘면 전화도 못할 정도인가? 그러면 박물관측에서 근로자 착취가 아닌가. 전화도 못하고 휴일에 쉬지도 못하는 그러한 박물관이란 말인가......

참 씁쓸한 이야기다. 아무리 할머니에게 하는 이야기지만 변명도 변명같아야.....

더 이상의 씁쓸한 이야기를 마치면서 제주해녀박물관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소개말에 나온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제주해녀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존재로 끈질긴 생명력과 강인한 개척정신으로 어려운 작업 환경을 딛고 생업을 영위해 온 제주여성의 상징으로 자리매김되어 왔습니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해녀는 우리 삶의 현장에서 가정 경제의 핵심적 역할을 했으나 급격히 줄어드는 해녀들의 숫자를 고려하면 해녀문화의 보존을 위한 전문 해녀박물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 속에서 형성된 해녀들만의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문화는 향토문화유산으로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중요한 관광문화자원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제주해녀들의 생존과 삶, 자존의 역사를 담은 해녀박물관은 그들의 생활풍습, 무속신앙, 세시풍속, 해녀공동체 뿐만 아니라 제주민의 역사, 여성, 생업, 경제, 해양, 신앙, 연희 등 "해녀"를 주제로 제주의 전통문화를 총 망라하여 전시했습니다.

특히, 해녀문화의 올바른 이해를 위해 서울, 광주, 부산 등 지역을 찾아 사진전을 개최하였으며, 고유성의 보존 전승을 위해 국제학술심포지엄, 조사연구보고서 발간, 해녀축제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해녀문화”가 등재될 수 있도록 단계적 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주해녀들이 남긴 소중한 문화유산을 발굴·보존하고 해녀 전문 박물관에 걸맞는 특색있는 기획전시와 지속적인 해양 민속 발굴로 21세기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메카로 가꿔나가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오늘 이 소개말이 왜 이렇게 가식적으로 느끼는 것은 단지 기자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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