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린사슴봉사회와 제주올레길에서의 환경정화활동 후기

제주 올레코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과 바닷내음을, 인간이 가진 모든 오감을 걸으면서 느낄 수 있는 코스라고 불리우는 외돌개코스 부분에서 필자가 잘 아는 거린사슴봉사회(회장 강홍순)회원들과 환경정화활동을 나섰다.

 

 

솔직히 창피한 이야기지만 제주지역민 출신으로 올레코스라고 정해져서 지칭되어 정식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필자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올레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자연과 함께한다는 기존의 올레를 찾는, 이곳에서 정신적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올레꾼들의 마음가짐이기도 하지만 지금 이곳을 찾은 목적은 이곳에서 자연 정화활동이 주목적이라 보는 관점과 느끼는 감흥은 기존 올레꾼들과는 다를 것이라 여겨진다.

서론이 너무 길어진듯하여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려한다.

# 먼저 이 아름다운 올레길을, 없는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발명보다 오히려 어렵다는 발견을 한 서명숙선배의 뛰어난 안목과 결단력에, 먼저 언론인 후배로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가 평소에 다니는 기존의 길을 ‘그냥 아름답구나’라고 지나칠 수 있는 공간과 흙 내음이 풀풀나는 그 곳을 지나쳐가는 이름 없는 그 길을, 아름다운 자연과 홀가분한 자유, 그리고 이에 하나 됨을 느끼는 아름다운 제주의 천연의 자원, 그 속에서도 인공적이고 개발의 찌든 때가 없는 자연 그대로의 길, 제주 올레의 과감한 변신......

 


정말 제주를 사랑하기에, 그곳에 개발이라는 논리에 의하여 피괴되어 나가는 이러한 상황을 너무나도 안타까워하기에 무조건 수백억 이상의 자금동원을 들여서 만들어 사람들을 모으는 테마파크나 유원지가 아닌 기존의 원형을 파괴하지 않고 보전 범위 내에서 자그마한 변화, 변모시켜 그 이상의 효과를 벌어들이고, 더군다나 세계자연유산과 더불어 제주 브랜드의 기치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제주올레......


# 그러나, 기존의 언론이나 각종 블러그에서는 단지 제주올레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지만, 필자는 환경정화활동을 하면서, 올레 길을 걸으면서 아쉬운 점에 관해서 한번 나열해 보기로 하겠다.

 

제주 올레길중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와 절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다는 외돌개구간,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때도 이명박 대통령 부인인 김윤옥 여사께서 연계행사인 '캠퍼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세안 학생들과 함께 걸었던 곳, 외돌개 코스구간.

 

 


아침9시경 이곳에 도착해 보니 이곳에는 정말 많은 분들이 올레길을 부푼 가슴으로 걸으려는 분들, 아니면 올레길을 걷고 그 근처에서 잠시 쉬면서 같이 온 사람들과 정담을 나누는 분들로 부쩍거렸다.

자연정화활동에 맞춰 장갑과 쓰레기봉투를 챙기고는 사람들과 함께 올레코스를 탐방(?)하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자연 속 절경 속에 필자의 눈은 이번 자연정화라는 목적의 개념은 상실하고 무작정 주변경관에 무의속에서 나오는 탄성과 함께 어울려 올레길을 향했다.

# 그러나, 아름다운 올레길을 방해하는 담배연기, 그리고 수많은 담배꽁초......


탁트인 바다와 이에 어울리는 절경의 경관에, 이러한 환각과 환청 속에 제주올레 코스길을 헤메이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게 되었다.

바로 앞에서 한무리의 장년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담배연기를 흩날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주변에는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이 왔고 어린친구들, 특히 신생아로 보이는 친구들도 유모차 또는 아기띠(포대기)에 부모와 함께 동행하고 있었다.

지금은 금연한지 7년여 정도 되었지만 예전 엄청난 애연가였던 필자인 나조차도 많은 무리의 과다한 연기공격에 짜증과 함께 오랜만에 기분좋게 가졌던 자연속 감흥이 단번에 사라져 버렸다.

 

그런데 그들은 사람들이 이렇게 불편해 하는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마치 자신들의 터전인 것처럼 무리의 잡담과 그들의 담배연기는 더욱 더 주변으로 짙어져 나갔다.

더 이상 참지 못해 필자가 그들과 대화를 하려는 순간, 그들 주변에서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새벽녘 주점의 찌든 알콜냄새가 주변을 진하게 자극하였다.

아마 여기 오기 전에, 아니면 이곳에서 약주한잔 이상씩 한 것 같았다.

필자가 사람들이 많은 곳이고, 특히 어린친구들도 있으니 양해를 부탁드렸고,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이를 이해하고 주차장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피해 주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였다.

올레길을 걸으면서 수많은 담배꽁초와 가래와 침들이 여기저기 광고하듯이 펼쳐져 있었다.


# 아이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어른들마저 쓰레기 버리는 데는 전혀 인색하지 않았다.

 

 


어린친구들이 날씨가 더워지는 상황에 아이스크림과 생수병, 그리고 과자를 버려서는 안되지만 주변에 쓰레기통 없거나 아니면 쓰레기통 대용으로 비닐봉지를 가져오지 못해 버리게 되는 것은 그나마 이해하지만, 이를 말리고 환경정화 교육을 시켜야 할 어른들마저도 “경치는 좋다”라면서 사진을 촬영하면서도 그들 스스로가 쓰레기를 버리는 자연스러운 모습이 조금이 아닌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더군다나 환경정화활동을 하고 깨끗하게 만들고 지나간 자리에, 쓰레기를 줍는 상황을 바로 눈앞에 보이는 자리에서, 누구는 줍고 누구는 버리는 것에 관심조차 없다는 식으로 어처구니없게도 다시 버리기도 하였다.

그럼 차라리 보이는 곳에 버리던지, 잡초나 나무속이 아니면 찾기도 힘든 돌이나 바위틈에 끼워 넣어 찾으려고 하는 의지가 없으면 절대 찾지 못하게끔 버리는, 이들의 놀라운 노력과 실력(?)에 우리로서는 난감하였다.


# 단지, 일부 몰지각한 올레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레의 화장실은 더욱 더 비참하였다.

 

 

한참 환경정화활동을 하고 있는 중에 누군가가 급히 필자의 어깨를 흔들었다.

뒤돌아보니 육지부에서 제주를 찾은 관광객으로 보이는 여자 두분이(나중에 불어보니 경기도 일산지역에서 가족단위로 찾은 일행이였다.) “혹시 올레 관계자 분 되시는지요?”라고 물었고, 필자는 아니라고 하면서 무슨 일 때문이냐고 물어보니 “이곳의 화장실, 특히 여자화장실은 화장지도 없을뿐더러 관리도 몇 개월간 관리가 안되어 그곳에서 일처리 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이곳을 담당하시는 분께 이런 상황을 꼭 연락해 달라”라고 간절히 부탁을 하는 것이였다.

필자가 직접 화장실을 가보니 남자화장실도 정말 관리가 안되어 있었고, 이로 인한 악취가 주변으로 퍼져있었다.

그리고 여자화장실을 사용한 분들에게 물어보니 화장실 관리가 시급하다는 의견에 모두 다가 동의를 하였다.

# 만들기만 하고 관리를 하지 않으면 결국 이러한 올레의 뜨거운 열기도 곧바로 사리지고 말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이, 어느 한 단체가 만들었지만 이제 제주올레는 제주의 자랑이고 지켜야할 문화이면서 소중한 자산이다.

단지 조성하고 만들기만 하였다고 그대로 유지가 될 것이라는 판단은 아주 형편없는, 정말 아둔하기 그지없는 생각이고, 행정 편의 주의적 발상이다.

제주올레를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 모두 다 100%만족시켜 줄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시설물이나 상시 관리가 필요한 사항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제주올레를 찾는 국. 내외의 많은 올레꾼들도 제주올레가 지속적으로 제주,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자산으로 만들어 나가는 데 일조한다는 마음으로 올레에서의 지켜야 할 주요 에티켓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제주특별자치도와 서귀포시, 그리고 유관 기관에서도 지속적인 시스템운영과 체계적인 관리도입이 필요하다.

제주의 아름답고 소중한 올레, 단지 우리만의 것이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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