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감귤 생산비, 소득과 거의 비슷... "이러니 누가 수확하나"

제주특별자치도의 1차 산업 대표 작물인 노지감귤에 대한 정책이 10년 전에 비해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비난이 일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15일 제336회 임시회 폐회 중 제3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정으로부터 '감귤 및 월동채소 처리대책'에 따른 긴급 현안업무 보고를 받았다.

▲ 왼쪽부터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박원철 위원장과 좌남수, 허창옥, 강연호 의원. ⓒ뉴스제주

좌남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비상품 감귤 1개 콘테나에 얼마냐. 하루 일당이 얼만지는 아느냐"고 물었다.

이에 강승수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이 "하루 5만 원 정도인 것으로 안다"고 답하자, 박원철 위원장은 "정말 몰라서 그렇게 대답하는 것이냐"고 질책했다.

현재 감귤 밭 하루 일당은 여성 7만 원, 남성 13∼15만 원의 품삯을 받고 있다.

좌 의원은 "하루 최대 한 명의 노동력으로 20∼25개 콘테나를 수확한다. 1개 콘테나에 3200원을 받으니까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것"이라며 "상황이 이런데 지금 제주도의 감귤정책이 과연 10년 전과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고 답변을 촉구했다.

윤창완 제주도 감귤특작과장은 "여러 가지 안을 내놓고는 있지만 실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애둘러 답했다.

현재 상품 시장가격은 9000원대로 형성되고 있지만, 이는 농가가 직접 거래해서 받는 금액이 아니다. 중간상인들이 농협 등지의 판매망을 통해 서울 가락동 시장 등에서 거래되는 가격이다.

실제 농가에서 중간상인으로부터 받는 가격은 6000원대다. 이와 함께 비상품 감귤을 가공용 공장에 수매해서 받는 가격이 1개 콘테나에 3200원이다.

좌 의원이 말한대로 한 명의 노동력이 하루 20∼25개의 콘테나 분량만큼 감귤을 수확할 때, 비상품 감귤을 기준으로 6만 4000원에서 8만 원 사이의 생산량을 보인다. 하루 인건비가 7만 원이므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상품가격을 기준에 맞춰 계산하면 12만 원∼15만 원의 생산량을 보이므로 이득이긴 하다. 그래도 남성 인건비로 따지면 여전히 마이너스다.

하지만 하루 한 명의 노동력으로 생산되는 20∼25개의 콘테나에는 보통 상품과 비상품이 3대 2의 비율로 수확되고 있어 예년만큼의 소득을 보지 못하고 있다.

또한 현재 시점에서의 상품 수확량은 얼마 없다. 노지감귤 수확이 1월에도 계속 이어지면 12월에 수확한 감귤보다 당도가 훨씬 떨어지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의 상품 감귤은 이미 어느정도 수확이 끝난 상태다.

즉, 현재 노지감귤 수확은 대부분 비상품들이다.
감귤은 연년생 작물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과실을 수확해주고 봄철에 가지치기를 시행해줘야 매년 감귤 수확을 할 수 있다. 상품이 아니더라도 전부 다 수확은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인건비를 들여 비상품 감귤을 수확하면 할수록 농가에선 손해인 셈이다.

허창옥 의원은 "지금 창고에 저장된 감귤의 50∼60%가 부패되고 있어 농가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행정에서 감귤 혁신 5개년 계획 세우면 뭘하느냐. 인건비도 안 나오니까 농가에선 수확이 안 되고 있는데도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그러면서 허 의원은 "지금처럼 추상적이고 막연한 정책을 가져서는 매번 실패할 것이다. 감귤 혁신 5개년 계획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강승수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5개년 계획이 완벽하다곤 볼 수 없다"면서도 "감귤이나 월동채소 농가들이 어려운 상황인거 알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을 도에서 시원하게 해결하기는 당장 어렵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강연호 의원(새누리당)은 "얼마전에 서울에서 제주산 농산물 촉진 선포식 행사를 했던데 이 하루 행사에 3억 원이나 쓰여졌다. 효과는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강승수 국장은 "서울에 제주의 농산물을 알리는 계기는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하루 행사로 3억 들이면서 형식적으로 하는 것보다 유통비용 절감을 위한 물류시스템 개선 방안에 따른 용역이 더 필요하다"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줘야 농가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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