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투자자본, 부동산과 숙박·도소매업 등에서 80% 차지
제조업 분야 투자는 0%, 새로운 수요 창출 사업으로 유도해야

제주지역에 투자되는 외국인 투자사업 가운데 중국자본 투자유치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에 따라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발전연구원(원장 강기춘) 소속 고태호 책임연구원은 21일 '제주지역 중국자본 투자현황 및 시사점'에 대한 연구 자료를 배포했다.

2010년 이후 제주지역 내 중국자본 투자가 급증하면서 제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른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국자본 사업이 외국인 투자사업의 대부분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제주지역 내 50억 원 이상 투자된 대규모 중국자본 사업은 총 14건이다. 이는 외국인 전체 투자사업 21건 중 66.7%에 달하는 규모다.

총사업비로 환산하면 중국자본은 3조 7965억 원에 이르며, 전체 8조 4466억 원 중 44.9%를 차지한다.

제주지역 내 중국자본 투자사업 중 가장 큰 규모는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이다. 1조 130억 원이 투자되고 있다.

중국 이외의 외국인 투자사업은 홍콩이 2건을 투자했으며, 이외 싱가포르와 호주, 일본, 말련 등의 국가에서 각 1건씩 투자되고 있다. 이를 봐도 도내 외국인 투자사업은 중국이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제주지역 내 중국자본 투자기업은 총 111개소로 나타났다. 도내 외국인 투자기업이 총 176개소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자본이 무려 63%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 중 43%가 부동산 임대업을 하고 있다. 뒤이어 음식·숙박업이 22.8%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14.9%의 기업들이 도·소매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국자본 투자사업이 부동산 기반 사업에 집중되면서 중국인의 제주토지 점유율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제주지역 내 외국인이 점유한 토지는 총 2108만 7234㎡이다. 이 가운데 중국인이 소유한 토지는 878만 3594㎡로 전체의 41.7%를 차지했다.

토지소유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전체 외국인 점유 토지는 1조 1814억 7200만 원이며, 중국인 소유토지는 7995억 1200만 원에 해당된다. 67.7%를 차지한다.

# 중국자본 제주 집중투자,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측면 더 많아

중국자본이 제주관광 개발투자로 이어지면서 제주의 건설업 및 관련산업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긍정적 측면을 보인 면이 있다.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제주지역 건설업은 46.8%, 전력과 가스, 증기업의 산출액은 무려 209.2%가 증가했다.

허나 이 뿐이다.

부동산 중심으로 투자되는 중국자본 투자는 제주지역 산업 정책 방향과는 거리가 있는 사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됐다.

 

연구 자료에 의하면, 한국 내 중국자본 투자는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제조업에서도 43.7%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반면 제주지역 내 중국자본 투자는 제조업 분야가 단 하나도 없다.

제주도는 지리적으로 2차 산업 기반 구조가 약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로 하여금 첨단과학기술단지를 조성하면서 대기업들을 제주에 유치하려는 노력에 골몰하고 있지만 정작 이 분야에서의 중국투자는 전혀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고태호 연구원은 "건설효과 중심의 중국자본 투자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일시적'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규모 투자사업으로 건설수요가 늘어나 제주지역의 경제규모는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그러한 수요는 1회성 효과 창출에 그쳐 지속적인 제주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적시했다.

그러한 예로, 지난 2013년 제주지역 건설업 관련 종사자 수는 1만 6065명이었으나 2010년(1만 6694명)에 비해 오히려 3.8% 가량 감소했다. 건설업 성장에 따라 고용창출효과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숙박업 중심의 외국인 투자사업은 제주지역의 숙박 수요를 흡수해버려 기존 숙박업체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숙박시설 공급 과열로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2010년에 비해 2013년의 숙박업 산출액은 11.6% 감소했다.

이 때문에 고 연구원은 중국자본 투자 방향을 기존 산업과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국자본 투자와 고용효과의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관광산업의 경우, 특히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이 높고 정규직이더라도 임금 수준 격차가 심해 고용 여건이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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