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3천 굴삭기 팔고 시위자금 마련한 뒤 청와대 찾아갈 것"

서귀포시 난산리 출신 1명이 22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향해 제2공항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련한 김경배(49) 씨는 "목숨을 걸더라도 끝까지 해 보겠다"며 '내 땅과 내 집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임'을 결성했다고 밝혔다.

이 모임엔 4∼5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 김 씨는 "땅이 없어져서, 집이 없어지는 사람들을 더 모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제주 제2공항 백지화를 요구한 김경배 난산리민. ⓒ뉴스제주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는 마을은 4곳이다. 수산리와 난산리, 온평리, 신산리 등이다. 이곳 마을들은 각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로 연대해 제2공항 부지선정을 다시 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고성리도 제2공항 부지에 포함돼 있으나 아주 일부분만 속해 있어 현재까지도 제2공항 건설 반대를 공식적으로 천명하거나 이들 4개 마을과 함께 하고 있진 않다.

이들 4개 마을이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이렇게 제2공항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현재 이곳 성산읍 내 각 마을들은 리장 선거가 한창이다.

김 씨의 발언에 따르면, 신산리와 온평리의 이장은 이번 리장 선거로 바꼈다. 다른 곳의 마을에서도 리장 선거가 한창인데 아직 진행 중이며 3월 즈음이 되면 마무리 될 전망이다.

이때까지 각 마을의 비대위 조직이 새로이 갖춰져야 해서 제2공항 반대 움직임이 소강상태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김 씨는 "공백기가 있어선 안 될 것이라 여겨 이렇게 혼자라도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30년 동안 굴삭기 등의 건설업에 종사해 온 노동자다. 몇 해 전에 1억 3000만 원짜리 새 장비를 들였는데 곧이어 제2공항 발표가 났다. 발표 이후 장비를 가동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씨는 "지금 이렇게 제2공항 반대하고 있는 것이 보상비를 더 받기 위한 것이라는 오해를 받기 싫어서 장비를 처분해 버릴 생각"이라며 "그 돈으로 제2공항 반대와 연대할 수 있는 사람들을 고용하고 변호사도 선임해 나가면서 끝까지 투쟁을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2공항 백지화를 요구한 김 씨는 "모든 정보가 공개된 상태에서 지역주민 100%가 참여한 주민투표를 실시해 가장 반대 의견이 적은 곳을 택해달라"고 제안했다.

이어 김 씨는 "좀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정과정이 이뤄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도지사는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김 씨는 "원 지사가 현재까지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해 일문일답 형식의 토론회를 갖자는 제의도 거부했다"며 "이는 제2공항 건설계획이 정당성이 없다는 뜻이므로 백지화 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김 씨는 빠른 시일 내에 서울로 올라 가 원 지사의 지역구인 양천구와 새누리당사, 국회, 국토교통부, 청와대 등을 찾아가 1인 시위를 벌여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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