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cm의 폭설 역대 3번째... 공항 3일간 마비, 도로 전역 결빙

이번 제주에 불어닥친 한파와 폭설로 기록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경신됐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4일 제주 기온은 기상관측 이래 역대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기록된 고산 지역의 기온은 영하 6.1℃로 나타났다.

서귀포는 영하 6.4℃, 성산 -6.9℃, 제주시 -5.8℃, 서귀포시 -6.4℃ 등을 기록하면서 제주 모든 지역에서의 최저기온이 역대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 1931년 1월에 기록된 최저기온이 영하 5.7℃였다.

특히 제주시 조천읍 지역의 순간 최저기온이 -8℃에 이를 것으로 예보되기도 했다.

▲ 영하 6.9℃의 기록적인 한파가 제주에 들이닥치면서 단 하루만에 12cm의 눈이 쌓이는 등 제주가 마비됐다. ⓒ뉴스제주

최저기온뿐만 아니다. 적설량 기록도 역대 세 번째로 기록됐다.

지난 23일엔 12cm의 눈이 쌓였다. 단 하루만에 쌓인 이 기록은 기상관측 이래 역대 3번째다. 성산 지역엔 24일까지 14.5cm의 적설량이 기록됐다.

제주시 한복판에도 11.2cm의 눈이 내리는 등 제주도 전역의 도로가 눈으로 뒤덮이고 결빙됐다.

산간지방엔 1m를 훌쩍 넘는 적설량을 기록했다. 24일 낮까지 윗세오름에 135cm의 눈이 내렸고, 진달래밭 122cm, 어리목 96cm의 눈이 쌓였다.

눈은 오는 25일 낮까지도 이어질 전망이어서 적설량은 또 경신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각 현재까지도 눈은 계속 내리고 있는 상태다.

이렇게 많은 눈 때문에 제주국제공항은 지난 23일 오후 5시 50분부터 이 시각까지 완전히 폐쇄됐다.

제주공항공사 측은 25일 오전 9시에 이르러 폐쇄조치가 풀릴 전망이라고 전했다가 오후 8시까지 모든 운항이 전면 중단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거의 3일간 공항이 전면 중단되는 셈이다.

23일 오후 6시께부터 25일 오후 8시까지, 약 50시간 동안 제주국제공항 활주로가 폐쇄된다.

이로 인해 약 800여 편의 출·도착 항공기가 결항 조치됐으며, 6만 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발이 묶여 제주에 고립됐다.

공항 운항 중단사태가 25일 오후 8시까지 이어질 예정이어서 결항 편수와 체류객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어떻게든 이륙하려던 비행기에 올라 탄 승객들은 그대로 활주로에 갇혀 5시간 가량 기내에 있어야 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공항 체류객이 탄 택시가 단 5km를 주행하면서 10만 원의 요금을 청구했다는 기사가 보도되면서 '제주맘' 다음(Daum) 카페 소속 제주도민들이 도움을 자처하고 나서기도 했다.

제주맘 카페 소속 회원들은 자신들의 집에서 무료 숙박 및 식사를 제공하겠다면서 전화번호를 게재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제주특별자치도 재난안전본부에선 공항 체류객들에게 빵, 컵라면, 삼다수 등의 먹을거리와 모포, 실내텐트 등을 제공했다. 버스 운항도 추가 증편하면서 최대한의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으나 워낙 많은 인파가 몰려 있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오는 25일에도 제주 전역에 1∼5cm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현재 제주산간엔 대설경보가, 산간을 제외한 제주 전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또한 제주 북부와 서부, 산간, 추자도 등지에 강풍경보가 내려졌고, 남부와 동부엔 강풍주의보가 발효됐다.

한파주의보는 지난 23일부터 제주 전역에 내려져 아직도 유지되고 있으며,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서부 서쪽 먼 바다에 풍랑경보 등의 특보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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