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 4.13 총선 ②정당별 분석]

▲ 새누리당 제주도당 소속 예비후보. 상단 제주시 갑 지역구 강창수, 김용철, 신방식, 양창윤, 양치석. 가운데 제주시 을 지역구 부상일, 이연봉, 차주홍, 한철용, 현덕규. 하단 서귀포시 지역구 강경필, 강영진, 강지용, 김중식, 정은석, 허용진. ⓒ뉴스제주

# “이번엔 결코...!” 12년 설움 털어내려는 새누리당

새누리당에선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16명이라는 후보가 등록을 마쳤다. 제주시 갑과 을 지역구에서 각 5명씩, 서귀포시에서 6명이 등록했다.

그 어느 당보다 각 지역구 내에서 치열한 공천경쟁을 벌여야 하는 곳이 새누리당이다. 서로 자신이 12년 설움을 털어낼 수 있는 최적의 국회의원감임을 내세우고 있다.

심한 경쟁이 사분오열로 이어질 우려가 있지만, 새누리당 제주도당은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 때와 같은 패배를 당하지 않기 위해 서로 그 어느 때보다도 보수결집이 강해지고 있다. 3번 연속 무려 12년 동안이나 3개 지역구 모두를 야당에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뒤집기 위해 새누리당은 반드시 기필코 이번만큼은 3개 지역구 모두를 수성하겠다는 각오로 뭉쳐있다.

이연봉 새누리당 제주도당위원장은 지난 1월 6일 출마기자회견에서 “총선 승리를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3개 지역구 모두를 수성하고 싶지만 적어도 2곳은 새누리, 1곳은 더민주당이 가져가지 않겠느냐”는 말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아름다운 경선을 위해 공천에서 탈락한 이들은 다른 후보에 절대 협조한다는 내용을 합의했다”며 “화합이 깨져 또 다시 야당에 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번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패배 원인이 공천권 다툼으로 인해 빚어진 예비후보들끼리 분열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새누리당의 공천 룰은 지난 1월 11일에 결정됐다.

새누리당은 당내 경선 결선투표를 1, 2위 예비후보의 격차가 득표율 10% 이내일 경우에 한정해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단, 1위와 2위의 격차가 이내여도 1위 후보가 과반수 이상의 득표율을 달성했을 시엔 결선투표를 치르지 않는다.

또한 정치신인에겐 10%의 가산점이 부여되며, 신인 예비후보가 청년이거나 여성 및 장애인이라면 20%까지 가산점이 주어진다.

이에 따라 현재 16명의 새누리당 예비후보들 중 출마 경험이 있는 김용철(제주시 갑), 부상일(제주시 을), 강지용(서귀포시) 예비후보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3명이 10%의 가산점을 받게 된다.

특히 13명 중 한철용(제주시 을) 예비후보는 참전 유공자 가점 15%가 더해져 총 25%의 가산점을 받는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가산점은 자신의 득표율에 비해 더해지는 점수여서, 당내 경선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득표를 받지 못하면 의미있는 가점이 되지 못한다.

이와 함께 경선 시 국민참여 비중을 당초 50대 50에서 30대 70으로 변경했다. 국민여론조사 비율이 ‘70’으로 상향식 공천이다. 이에 따라 민심이 어디로 쏠리느냐에 따라 최종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소속 예비후보. 왼쪽 상·하단 제주시 갑 강창일,박희수. 가운데 상·하단 제주시 을 김우남, 오영훈. 오른쪽 상·하단 문대림, 위성곤. ⓒ뉴스제주

# 안철수 역풍에 내홍 겪고 당명 고친 더불어민주당

이에 비해 더불어민주당은 6명뿐이다.
3개 지역구에 각각 2명씩 6명의 예비후보가 있다.

예비후보자가 많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다. 당내 치열한 경합으로 경선결과에 낙심해 뿔뿔이 흩어질 바에야 1대 1 대결로 승부를 깔끔하게 결정짓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4연속 3개 지역구 수성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최초의 4선 국회의원 선출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극심한 내홍과 변화를 겪으며 위기에 봉착했다. 안철수 국회의원이 문재인 국회의원에게 결별을 선언하고 탈당하면서 새로운 당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의 행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들이 적지 않다. 더민주당의 전신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런 내홍기를 겪으면서 새롭게 출발하려는 의지를 표명하려는 듯 당명을 바꿨다. 허나 이름이 바꼈다고 내용물까지 바뀐다는 보장은 없는 법. 더민주당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당내 혁신을 위해 칼을 갈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친 않다. 야당이 쪼개지면서 표를 나눠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안철수 바람으로 세력을 급성장시켰던 ‘새정치민주연합’은 그가 나가면서 오히려 역풍을 되받게 된 셈이 됐다.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이 창당되면서 이제 대한민국 야권은 2개 세력으로 나뉘게 됐다. 야권 표가 나뉘게 됐으니 이를 보고 좋아라할 곳은 당연 새누리당이다. 이에 제주에서의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더민주 제주도당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별 걱정스럽지 않다는 여유를 취하고 있다.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관록의 정치인 2명이 아직 건재하기 때문이다.

제주도선관위에 예비후보가 아닌 당을 대표할 수 있는 후보로 등록해야 하는 때는 3월 24일이다.

아직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제주는 지역구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 선거구별 후보자 선출은 2월 말경에 이뤄질 것으로 보여진다.

허나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의원 중 하위 20%를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기존의 원칙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고 그 외엔 이렇다 할 얘기가 나오고 있지 않아 경선 예상시일을 섣불리 가늠하기 어렵다. 그렇다해도 아무리 늦어도 3월 초순경엔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민의당 제주도당 소속 예비후보. 왼쪽부터 제주시 갑 장성철, 제주시 을 오수용. 서귀포시에서도 출마시키기 위해 접촉 중에 있다. ⓒ뉴스제주

# 야권의 새로운 돌풍, 가늠하기 어려운 안철수 바람

제주 정치권에선 잠잠하던 안철수의 바람이 결국 제주에도 이르렀다.

오수용 제주대학교 로스쿨 교수가 국민의당 제주도당 창당준비단장을 맡고,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의 최측근으로 잘 알려진 장성철 전 제주특별자치도 정책기획관과 장은식 전 제주경실련 공동대표, 이성수 전 새천년민주당 제주도당 부지부장이 지난 1월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된 국민의당 창당발기인 대회에 참가했다.

이 가운데 오수용 교수와 장성철 전 기획관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당초 안철수 신당이 창당되면 더불어민주당이나 다른 야권에서 넘어 온 인물이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었으나 예상을 빗나갔다.

제주 이외의 타 지역에선 안철수의 바람을 타고 더민주 당원들이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가 예상되고 있었으나, 제주지역에선 이렇다 할 인물이 드러나 보이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오수용 교수는 "공정한 대한민국을 위한 합리적 개혁을 표방하는 국민의당 창당 기조에 맞춰 도당 차원의 정강정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특히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인사들을 폭넓게 받아들여 책임 있는 정당의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내 경선결과에 따라 후보로 선출되지 못하게 되는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이 안철수 신당으로 옮겨 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직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에서 고배를 마신 예비후보들을 수용하게 될 경우, 야권 표심은 더욱 극명하게 갈라서게 돼 새누리당을 밀어주게 되는 꼴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표출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를 감안한 안동우 전 제주도의원은 지난해 12월 13일 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동우 전 의원은 <뉴스제주>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에선 후보 단일화를 통해 세를 결집할텐데 제주시 을 지역 야권은 현직 국회의원과 오영훈 전 의원, 여기에 저까지 세 사람이 나서게 된다면 야권의 분열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새누리당에 밥상을 차려주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말로 출마 포기 사유를 드러냈다. 안 전 의원은 현재 무소속이다.

허나 안 전 의원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민의당 창당으로 인해 곧 다가올 경선결과에 따라 어떤 새로운 시나리오가 펼쳐지게 될지 현재로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 무소속 예비후보. 왼쪽부터 제주시 갑 장정해, 현용식, 제주시 을 강승연, 서귀포시 이국봉. ⓒ뉴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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