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클럽 옥타곤에서 열린 그룹 포미닛(남지현, 허가윤, 김현아, 전지윤, 권소현) 미니 7집 음반 액트세븐(Act.7) 쇼케이스에서 포미닛 멤버들이 타이틀곡 '싫어(HATE)'를 선보이고 있다. 2016.02.01. 20hwan@newsis.com 2016-02-01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한 듯 안 한 듯 투명한 눈 화장에 분홍빛 입술, 팔랑팔랑한 짧은 치마를 입고 상대를 올려다보며 "네가 좋다"고 말하는 게 일반적인 걸그룹의 전형이라면, 그룹 '포미닛'은 한참 빗겨갔다.

지난 1일 발매한 일곱 번째 미니앨범 '액트 세븐(Act.7)' 타이틀곡 '싫어'의 무대와 뮤직비디오에서 포미닛은 검고 짙은 눈 화장에 새빨간 입술, 힙합 풍의 헐렁한 옷을 입고 상대를 내려다보며 "네가 싫다"고 말한다. 소위 '남자들이 싫어하는 것'의 총집합이다.

예전부터 그랬다. 데뷔곡 '핫이슈'부터 펑키한 옷을 입고 "내가 핫이슈"라고 당당하게 등장하더니 '뮤직(Muzik)' '아이 마이 미 마인(I MY ME MINE)'으로 강한 콘셉트를 이어갔고, "이름이 뭐"고 "전화번호 뭐"냐고 먼저 묻는 여자가 됐다. 정점은 시작부터 "아임 더 피메일 몬스터(I'm the female monster)"라고 외치는 '미쳐'였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클럽 옥타곤에서 열린 그룹 포미닛(남지현, 허가윤, 김현아, 전지윤, 권소현) 미니 7집 음반 액트세븐(Act.7) 쇼케이스에서 포미닛 멤버들이 타이틀곡 '싫어(HATE)'를 선보이고 있다. 2016.02.01. 20hwan@newsis.com 2016-02-01

섹시 콘셉트도 그 와중에 청순하거나 귀여워야 통하는 한국 사회에서 확실히 포미닛이 지향하는 지점은 독보적이다. 일반적으로 '걸 크러시'나 '센 여자' 정도로 표현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저희가 남자 팬을 위해서 나왔다고 하는 건 너무 거짓말이죠. 그렇다고 남자 팬들을 이렇게(손으로 밀어내는 동작을 하며) 하는 건 아니고요. 세고, 멋있고, 강한 퍼포먼스와 콘셉트로 나오다 보니까 여자 분들이 더 많이 응원해주시는 것 같아요."(지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클럽 옥타곤에서 열린 그룹 포미닛(남지현, 허가윤, 김현아, 전지윤, 권소현) 미니 7집 음반 액트세븐(Act.7) 쇼케이스에서 포미닛 멤버들이 타이틀곡 '싫어(HATE)'를 선보이고 있다. 2016.02.01. 20hwan@newsis.com 2016-02-01

이번에도 그랬다. '미쳐'를 넘어서는 강한 퍼포먼스와 비주얼로 등장했다. 걸크러시의 대표주자로 이미지가 굳혀지면서 한계가 왔을 법도 한데 미국의 유명 DJ 스크릴렉스와의 협업으로 용케 새 해답을 찾았다.

'싫어'는 DJ스크릴렉스와 작곡가 서재우·손영진이 만든 힙합사운드 기반의 EDM이다. 포인트는 반전이다. 잔잔하고 애절하게 이별을 말하는 듯 하다가 중반부터 강력한 비트와 함께 거칠게 "네가 싫다"고 돌변한다. 한 번에 귀에 착 감기는 노래는 아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클럽 옥타곤에서 열린 그룹 포미닛(남지현, 허가윤, 김현아, 전지윤, 권소현) 미니 7집 음반 액트세븐(Act.7) 쇼케이스에서 포미닛 멤버들이 타이틀곡 '싫어(HATE)'를 선보이고 있다. 2016.02.01. 20hwan@newsis.com 2016-02-01

"노래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려 있더라고요. 좋다는 분도 있는데, 난해하다는 분도 계세요"(가윤), "1년 만에 나오는 거라서 준비를 많이 했는데, 다 좋아하시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활동 기간 중에 무대를 멋있게 해야 한다는 부담이 좀 있어요"(지현), "무대를 멋지게 보여 드리면서 곡을 이해시키고 좋아하게 만드는 게 저희의 일이라고 생각해요."(지윤)

자신의 노래와 콘셉트로 대중을 설득하겠다는 자신감은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지현)이라는 자부심에서 나온다. '포미닛 스타일'이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클럽 옥타곤에서 열린 그룹 포미닛 미니 7집 음반 액트세븐(Act.7) 쇼케이스에서 포미닛(왼쪽부터 전지윤, 허가윤, 남지현, 권소현, 김현아) 멤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02.01. 20hwan@newsis.com 2016-02-01

"이제는 무대 위에서 예쁘게 웃는 게 어색해요"(가윤), "그런 자부심이 있어요. 왜, 장기자랑으로 걸 그룹 춤을 많이 추잖아요. 근데 저희 춤은 전문가들이 많이 따라해 주세요"(소현), "해외에서도 많이 하시고요. 그런 데서 뿌듯함을 얻어요."(지현)

반응은 해외에서 먼저 오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100개 국가에서 재생되는 애플뮤직의 글로벌 라디오 서비스 '비츠1'에서 추천곡으로 소개됐고, 미국의 국민 어플리케이션으로 통하는 '뮤지컬리'에 한국 가수 최초로 등장했다. 아이튠스에서는 말레이시아, 홍콩, 태국, 우크라이나,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6개국 월드와이드앨범차트에서 10위 안에 진입했다.

"스크릴렉스와 작업을 한 아티스트라고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돼서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소현), "한국에서는 좀 길게 보려고요. 앞으로는 '싫어' 같은 장르의 노래도 많이 나올텐데, 저희가 먼저 선보이는 걸 통해서 많은 분들이 '이런 장르도 있구나'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가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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