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방훈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

이 세상에서 그 어떤 나라, 그 어떤 시대인들 순탄한 세월이라 할 때가 과연 있었을까.

탕평(蕩平)의 시대를 열었다는 조선후기 영조시대 조차 매해 수많은 난제들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기록돼 오기 이전부터, 모든 인류는 매번 매해마다 고난을 겪고 그걸 이겨내며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제주도 역시 올해도 수많은 난제들을 안고 2016년을 맞이했다.

제2공항 건설 추진을 위해 지역주민들과 대화에 나서야 하고, 천문학적인 소송전에 휘말리게 될지도 모를 예래휴양형주거단지 문제에 따른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한다. 이제 몇 개월 후면 닥칠 보육대란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나서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고쳐야 하는 현 제주국제공항의 비상 시 매뉴얼 보완도 시급하다. 폭등하고 있는 부동산 문제와 한라산국립공원의 위기,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하는 도내 일자리 수급 실태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의 쌍두마차를 이끌고 있는 두 명의 부지사 중 새로이 부임한 김방훈 정무부지사는 이러한 해결과제를 눈앞에 두고 “국회의원 출마를 고려했었지만, 궁극적으론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이라 여겨 정무부지사를 맡게 됐다”고 고백했다.

<뉴스제주>는 지난 2012년 9월에 명예퇴직을 했지만 지난해 12월 24일 ‘정무부지사’ 역할을 맡아 다시 제주도정으로 돌아온 김방훈 정무부지사를 만나 제주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고자 하는지 물어봤다.

▲ 김방훈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 ⓒ뉴스제주

# 정무부지사로 취임한지 이제 2달째인데, 취임하자마자 폭설로 인한 상황 등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냈을 것 같다. 어땠나?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한다. 게으를 생각도, 그럴 시간도 없다. 제2공항 팀하고는 핫라인을 열어 두고 챙기고 있다. 폭설 때는 힘들었지만 값진 경험이었다. 날씨는 통제할 수 없어도 날씨 영향은 철저히 대응해나갈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 도민들이 보여준 훈훈한 인심과 노력들을 통해서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도민과 소통하고 도민과 협력해서 더 좋은 제주를 만들어가고 싶다.

# 정무부지사에 취임하게 된 것은 원희룡 도지사로부터 요청이 있었던 것인가?
요청보다는 일종의 제안으로 보면 좋겠다. 어떤 식으로든 저의 경험을 도민에게 되돌려 드리고 제주발전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국회의원 출마도 생각했는데, 궁극적으로 저의 목적과 같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져서 여기까지 왔다.

# 역대 인사청문회 중 가장 무난하게 통과했다. 의회에서도 김 부지사의 40년 공직생활을 높이 평가했다. 비결은?
다른 생각 없다. 책임감만 더 무겁게 느끼고 있다. 만약 무난하게 생각하셨다면, 40년 공직에 있는 동안 기술 분야에서 시작해서 자치행정 전 분야를 두루 경험하고, 제주시장과 기획관리실장을 거치는 과정에서 어떤 신뢰감을 갖지 않았을까 그 정도로 본다. 그리고 급격한 변화와 도전 속에서 행정도 알고 민심도 보다 잘 소통할 수 있는 차원에서 좋게 보신 것 같다.

# 40여 년 간의 공직생활 중 그간 가장 기억나는 순간은?
아무래도 기술계통이다 보니까, 인프라적인 것들이 우선 떠오른다. 다들 고생했지만, 평화로 개설사업을 마무리 지었던 일, 번영로와 서귀포 중산간도로 4차선 확장사업을 국가계획에 반영시켜 추진할 때 정말 속도 많이 끓였지만 보람도 있었다. 그리고 ‘100일 제주시장’ 이런 이야기도 있었는데, 그만큼 시간이 아까워서 쓰레기, 교통 문제 등 제주시민들의 골칫거리를 함께 풀기 위해 동분서주 했던 것도 생각도 나고, 지금 봉사할 기회를 잘 살려야겠다.

# 제2공항과 관련, 대화 창구를 마련하기 위해 행정에서도 노력 중이지만 현재 공항 예정부지 주민들 중 일부에선 입지선정 의혹부터 끊임없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갈등구조다.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나?
어떤 흑백논리나 완전무결한 상태로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다. 우선 30개 넘는 후보지를 대상으로 공신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1단계, 2단계 심층 비교를 하고, 환경이라든지 안전성, 경제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발표가 됐다. 기본 팩트가 바뀔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대신, 설득하고 해당지역 주민들과 함께 제2공항의 미래를 설계할 시간은 좀 있다.

보상 등의 절차는 3년 후 세부적인 계획들이 진행된 다음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사이에 최대한 지역주민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나갈 것이다. 근거 없는 뜬소문도 많다. 그래서 주민들이 불안한 부분을 해소하고 지원하기 위해 14명의 주민소통단이 현지에서 합동근무를 하고 있다. 필요하면 저부터 1대 1로 무제한 소통을 하겠다. 마을대책위 하고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듣고 앞으로 정부와 제주도 계획에 제도화 하는 노력을 펴 나갈 것이다.

# 현 제주국제공항 포화상태 문제도 시급하다. 올해 태풍이 제주를 강타하면 지난 폭설과 같은 상황이 또 다시 재연된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듯한데
공항 운영 및 항공관제와 관련해서는 국토교통부 차원의 엄격한 관리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는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 이와 연계해서 재난대응매뉴얼은 전면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 또 이번에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 재난지휘체계다. 현장에서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비상시 도지사에게 응급현장지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에도 이러한 뜻을 전달할 거고, 공항․항만, 교통, 숙박, 의료, 통신, 식료품 등 협업체계를 갖춰 대응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

#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조성사업 실패에 따른 버자야 그룹과의 소송전이 예고되고 있다. 특별법에 특례조항을 반영시키는 것과는 다른 문제인데, 대처방안을 준비하고 있는지?
안타깝다. 최선은 지역주민과 투자자 모두 윈윈이다. 그리고 버자야 측에서 제주도를 상대로 소송하는 문제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현재는 유원지 성격과 활용 방식에 대해 제주 전체의 미래를 고려해서 제주특별법을 개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가능한 사업 방식을 계속 협의하고, 현재 제주의 투자가치가 과거와 비교할 나위 없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면 제2, 제3의 대안을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 김방훈 정무부지사. ⓒ뉴스제주

# 신화역사공원이 완공되면 카지노 신규허가 신청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곳 카지노 규모가 너무 크다는데 있다. 영업허가가 이뤄지면 영세한 도내 8개 카지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해 보이는데 완공 이전 제도적 보완이 있어야 하지 않나?
우선 우리 카지노 관련한 정책의 기준은 국제적 수준의 건전한 발전, 투명한 운영관리 두 가지로 요약된다. 이런 제도 정비 이전에는 신규 허가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불가다. 신규허가에 대한 권한이 도지사에게 있고, 조례(13조2항)로도 제한 근거가 있다.

현재 제주에 8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있는데, 이를 인수해서 영업장소를 이전하는 방식 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 역시도 변경허가에 대한 경우에 면적이 1/2이상 확장했을 때 도의회 의견을 듣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의회에서 반대하면 힘들다. 또 특별법에 변경허가에 대한 명문화 작업도 지금 추진 중이다. 낙후된 허가제도의 정비 및 행정처분기준 정립, 종사원 및 전문모집인 등록제 도입, 카지노 매출이익을 도민에게 환원시키기 위한 세수징수 및 지역경제기여 방안 등을 「제주특별법」 6단계 제도개선안에 담고 있다. 오는 3월 중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 제주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제주도정이 공공임대아파트 분양계획을 세우고 발표했다. 분명 환영할만한 정책이지만, 일반 분양에선 대기업들의 폭리 취득이 여전하다. 이번 시책이 시장경제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적정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나?
부동산 투기나 주택시장에서의 과도한 폭리는 엄격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서 일방의 이익 구조를 해소하고 도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주택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주택 3만호 공급이 구체화되기 시작하면 묻지마식 건축행위는 조정이 될 거라고 본다. 앞으로 민간건설 주택정책은 장려하면서, 분양시장 안정화를 위하여 분양가 상환제 도입, 공동주택 전매 제한기간 등의 제주특별법 6단계 제도개선도 검토하고 있다.

# 제주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 추진 과정에서 토지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1월 29일 개최 예정이던 설명회는 주민들의 격한 반대로 파행을 겪었다. 주민들은 그동안 행정에서 일절 대화에 나서지 않다가 이제 와서 설명회 개최로 밀어붙이려 한다며 아우성이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작년 1월 제주가 정부합동 투자활성화대책회의에서 사업대상지로 선정된 이후 도지사 면담, 언론보도, 도의회 청원 등 민원 제기과정에서 반대대책위원회와 대화가 있어왔다. 그리고 작년 12월 반대대책위원회의 사업설명 또는 간담회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져 지난 1월 29일 토지주 대상 사업설명을 하려고 했던 것이다. 어찌됐든 무산되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제주도시첨단산업단지는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중요한 사업이다. 토지주의 입장에서 사업시행예정자인 LH공사와 직접보상 외에 조성예정 택지·상가 등에 대한 토지주 지원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접근을 해나가겠다.

# 이외 제주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1차 산업은 제주의 뿌리산업이다. 감귤과 밭작물, 축산, 수산 분야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고, 제주시와 서귀포시 구도심권과 읍․면 지역의 균형발전, 그리고 강정과 4․3 등에 대한 근본적인 상생과 치유도 시급한 과제다.

# 남은 임기 동안 어떤 각오로 제주의 미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나
올해가 제주도제 실시 70년, 특별자치 10년이 되는 해다. 미래를 위해서도 어느 때보다 큰 분수령이 되는 해다. 인구, 관광, 투자의 성장에서 오는 기회를 제주의 미래 가치와 도민의 삶의 질을 함께 키우는 방향으로 연결시켜 나가야 한다. 또 우리 지역이 안고 있는 다양한 갈등 극복에 대해서도 진정어린 접근이 필요하다. 제주도의회·제주도민과 미래 성장에 대한 마중물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제주의 역사가 곧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역사가 되는 웅대한 꿈을 가지고 도전하고 도민을 위해 일하겠다. [뉴스제주 - 김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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