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산리 주민 김경배 씨, 제2공항 반대 홍보물 만들어 배포

제2공항 건설 예정부지 중 한 곳인 서귀포시 난산리의 주민인 김경배 씨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향해 "재검토하지 않을거면 물러나라"고 일갈했다.

김경배 씨는 제2공항 최종보고회 연구용역 결과에 대해 "뒤늦게 이유를 같다붙여 신뢰할 수 없다"며 부지선정을 원천무효하고 다른 방법으로 추진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김 씨가 제안한 '다른 방법'이란 크게 두 가지다.

현재의 제주국제공항을 확장하고 정석비행장을 저가 항공사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조성하라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모든 정보를 공개한 뒤 후보지에 대한 주민투표를 거쳐 주민반대가 가장 적은 곳을 택하는 방법이다.

▲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조직해 제2공항 건설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 김경배 씨가 국토부로부터 회신을 받았다는 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제주

김 씨는 "성산 지역이 제2공항 입지로 정해진 이면엔 대기업들의 이익과 힘있는 사람들의 추악함이 숨겨져 있다는 의혹을 접을 수가 없다"며 용역진에서 최초 후보지로 거론한 지역들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더했다.

제2공항 최초 후보지 중엔 만장굴이 분포한 김녕과 수산용암 동굴지대가 있는 난산리, 우도, 남원의 지귀도도 있다.

김 씨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들을 후보지로 놓고 평가를 했던 건 얄팍한 기만전술"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국토부와 김병종 교수 측에선 '이렇게 많은 곳을 면밀히 심사했다'고 위장하는 것이고 반발을 조금이라도 무마시켜 보려는 엽기적인 발표다. 이건 발표만을 위한 짜맞추기식 그림에 불과한 것"이라고 힐난했다.

김녕이나 우도 등지는 사실상 선택될 수가 없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후보지로 포함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김 씨는 "이런 점을 지적하자 국토부의 나웅진 과장은 '지도만 보고 그림을 그리는데 세계자연유산이 있는지 천연기념물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냐'는 황당한 발언들을 내뱉었다"고 밝혔다.

▲ 김경배 씨가 만들어 배포한 '제2공항 반대' 홍보자료. ⓒ뉴스제주

이어 김 씨는 "공항이 건설되면 그 주변으로 개발제한구역이 생기고, 소음피해지역이 늘어나며 도로의 확장과 배후도시 조성 등으로 제주의 자연은 엄청나게 훼손될 것"이라며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러한 사실을 기정사실화하는데만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 씨는 원희룡 지사에게 "사과 성명을 발표하라"며 "부지 선정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말하셨으니 국토교통부에 제2공항 건설 거부의사를 표명해라. 그렇게 못하겠다면 도지사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말했다.

또한 김 씨는 "제가 제안한 1대 1 토론회 제의에 원 지사가 거부한 것은 답변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는 제2공항 건설에 정당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재임기간에 업적쌓기에 눈이 멀어버린 역대 최악의 도지사란 오명에서 벗어나라"며 "국토부와 원 지사의 잘못된 행보를 막아낼 수 있다면 열 번이라도 제 목숨을 버리고서라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인 것 같지만 쉽게 지쳐 포기하지 않겠다"며 제2공항 부지 주민들과 연대해 함께 싸워나갈 것임을 밝혔다.

한편, 김 씨는 마을회 측과는 별도로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조직을 구성해 제2공항 반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선 자신이 만든 '제2공항 반대' 홍보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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