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다른 <빛이 되소서> 2곡과 <섬의 연가> 부르기로

▲ 지난해 4.3희생자 추모식 현장. ⓒ뉴스제주

올해 제68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식전행사에서 불려질 추모곡이 3곡으로 정해졌다.

예고됐던 대로 <잠들지 않는 남도>는 제외됐다. 이 곡은 가수 안치환 씨가 <노래를 찾는 사람들> 밴드 시절 1989년에 작사·작곡해 불렀던 민중가요다.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녘의 땅 / 가슴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 / 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진하리
아 ~ / 아 반역의 세월이여 / 아 통곡의 세월이여 / 아 잠들지 않는 남도 / 한라산이여

이 곡 대신 지난해 제주도에서 공모해 선정된 추모곡들이 올해 행사에서 불려지게 된다. 제목이 같지만 가사가 서로 다른 <빛이 되소서>와 <섬의 연가> 3곡이다.

<빛이 되소서>
 
1.
그대 이름 부르면 저 하늘에 이를까
어둔 하늘 외따로 별이 된 그대
한라 천둥소리 통곡하던 날
붉은 동백꽃 송이송이 눈 속에 묻히고
그대는 아는가 떠난 자의 눈물을
지난 세월 원망이 사무치게 쌓여도
이제는 내려놓으소서
가신 님 모두 빛이 되소서
떠도는 섬 외로운 섬 우리 제주도
남은 자 하나 되어 지켜나가리
 
2.
그대 이름 부르면 저 뭍 끝에 닿을까
저문 바다 떠도는 새가 된 그대
해당화 붉은 마음 찢겨지던 날
성난 파도에 용두암 천년을 씻기어도
그대는 아는가 남은 자의 아픔을
지난 세월 아픔이 천길만길 깊어도
이제는 내려놓으소서
가신 님 모두 빛이 되소서
희망의 섬 미래의 섬 우리 제주도
대대손손 영원히 지켜나가리
<섬의 연가>
 
잃어버린 들판에 새 봄이 다시 태어나리니
우리 섬의 사월을 기억하리라
아물지 않은 상처에 서러웠던 이름이여
당당히 그 이름을 불러 주리라
붉은 꽃잎들이 쓰러져간 자리
다시 돋는 새순이여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피우노라
 
진실은 뜨거운 생명으로 되살아나리니
용서의 바람 불어와
침묵하던 대지도 끌어 안으리
진달래꽃 지천인 이 푸르른 산천에
떠돌다 지친 바람의 넋이여 내 등을 눕혀라
하늘이여 땅이여
설운 맘 보듬어 나를 편히 잠들게 하라
 
희망의 사월에 나는 다시 꿈을 꾸노라
일렁이는 평화의 물결 온 섬을 물들이면
쓰러졌던 풀잎들 다시 일어서
굳은 맹세로 이 땅위에 빛의 춤을 추리니
가슴을 열고 상생의 깃발아래 모두 모여라
어둠을 떨치고 눈부신 새벽을 열어라
한라의 오름들 외치는 평화의 함성이여

4.3희생자 추념식은 4월 3일 오전 9시 10분에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10시에 본 행사가 개최된다.

식전행사에선 도내 4대 종단인 불교와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 성직자들의 종교의례와 도립제주합창단과 서귀포합창단, 해병대 제9여단 군악대가 참여하는 합창공연이 진행된다. 도립무용단의 '진혼무' 무용공연도 이어진다.

본 행사에선 헌화와 분향, 귀빈들의 인사말에 이어 경과보고, 추념사, 추모시 낭송을 끝으로 마무리 된다.

추모시는 지난해 전국청소년 4.3문예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대정여고 1학년 김다미 학생의 작품 <제주의 기억>이다.

제주도정에서는 추념식 참여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난 20일부터 홍보선전탑을 세우고 각종 홍보물을 설치했다. 시내 주요 전광판과 버스정보시스템을 활용한 홍보에도 신경썼다.

이와 함께 4.3평화공원 인근 주차공간을 12구역으로 나누고 1200여 대를 세울 수 있도록 조치했다.

각 읍면동 유족회별로 차량 87대를 지원하고, 임시 순환버스 17대를 배차 운영할 방침이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의 참여 편의를 위해 임시버스정류소에 점자 순환버스 시간표를 부착하고 안내요원을 배치할 예정이다.

해병대전우회(회장 서상수)와 모범운전자회(회장 홍창대) 등 14개 봉사단체 400여 명이 나서 교통정리와 주차질서를 안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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