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의 급격한 하락으로 제주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줄고, 활넙치등 대일 수출 업체들이 휘청거리면서 제주도 지역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제주본부는 31일 '원/엔 환율 하락이 제주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분석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히고 환율 하락 추세가 지속되면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에 큰 영향일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04년 초 1100원대였던 원.엔 환율은 이달 800원 선마저 무너지면서 불과 2년여 만에 30% 가까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2005∼2006년 중 원.엔 환율과 일본인 관광객 간의 상관계수가 2002∼2004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엔 환율, 일본 소비지출 및 시차변수를 고려한 회귀 분석 모형에 의하면 일본인 관광객은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7%정도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인관광객의 1인당 지출액은 다른 외국인 관광객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수준이어서 환율 하락세가 장기화될 경우 제주도 관광수입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 관광객수는 원.엔 환율 변화에 탄력성이 높고 과거에 비해 환율 변화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은 일본인관광객의 안정적 유치를 위해 한류열풍을 이용한 테마관광상품 개발과 현지 대형여행사와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 등 적극적인 유인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일 수출물량은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10%가량 줄 것으로 전망됐다.

대일 수출 기업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은 원.엔 환율 하락에도 대일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시장 점유율 하락 등을 우려해 수출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기업들이 환율 하락의 일부분(31%)만을 수출가격에 반영하고 나머지는 자체부담으로 흡수해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

한국은행제주본부는 향후 원.엔 환율은 일본 경제의 회복 기조로 인해 다소 상승할 전망이지만, 대내외적인 상황 변화에 따라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급변할 수 있어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위험 관리에 대한 홍보도 시급하다.

환변동보험의 경우 한국무역협회, 수출보험공사 등을 통해 기업체의 추가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지만, 제주지역에는 실제 이용업체가 4군데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국은행제주본부는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일본인 관광객을 안정적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제주관광의 비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며 "아울러 환율 변동에 대응한 수출가격 조정이 어려워진 만큼 수출기업들은 경영합리화나 품질고급화 등 채산성 확보 노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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