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석수 제주 유나이티드 대표이사

"구단 프런트에서 '사장님, 이번에 망가지셔야겠습니다'하고 기획안을 올리더라.
팬들을 위해서라면 망가지는 것은 상관없다. 단박에 OK사인을 보냈다"

대한민국 스포츠 마케팅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장석수 제주유나이티드 대표이사다.

장석수 대표이사는 부임 첫 해인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제10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는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가 제주에 온 뒤, 제주사람들은 축구는 몰라도 축구장은 가보고 싶은 곳으로 인식하게 됐다. 주황색은 곧 ‘축구’이자 ‘제주유나이티드’라는 공식을 제주사람들에 심어줬다.

<뉴스제주>는 가장 중요한 건 바로 ‘팬’이라는 장석수 제주유나이티드 대표이사에게 ‘제주 FC'의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 장석수 제주 유나이티드 대표이사. ⓒ우장호 기자

■ 제주유나이티드(Jeju United)란

제주유나이티드(SK 에너지 축구단, 이하 제주)는 1982년 12월 17일 유공 축구단이라는 명칭으로 창단된 국내 최고(最古)의 프로축구단이다. 1984년 슈퍼리그 전반기 우승 및 1989년 한국프로축구대회 우승 등 각종 대회에서 인상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팀 창단 24년째를 맞이한 2006년에는 프로 스포츠의 불모지였던 제주도를 연고지로 지정, K리그 저변 확대에 나섰다. 이는 당시 국내 14개 축구단 가운데 5개 팀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밀집됐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특히 팀 명칭을 <제주유나이티드>로 변경한 것은 구단의 의지를 적극 반영한 것이었다.

또한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운휴 중이었던 서귀포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활용해 제주도내 축구 붐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0년에는 홈 경기 무패라는 경이로운 성적과 함께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강팀으로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또한 다양한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활동과 홍보 마케팅으로 2013년 '팬 프렌들리 클럽상'을 최초로 수상한 데 이어 2014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제10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스포츠를 통한 또 다른 문화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제주유나이티드와의 인연은 언제부터

2014년 1월 1일부로 제주유나이티드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1985년 주식회사 유공(현 SK에너지)에 입사한 이후 감사부, 그룹경영기획실, 미국현지법인, 사장실 업무를 수행했다. 2008년 임원으로 승진해 윤리경영실장, 경영지원실장, 물류경영실장을 역임한 후 SK에너지 Retail마케팅사업부장으로 활동하다가 제주유나이티드와 인연을 맺게 됐다.

비록 축구인 출신은 아니지만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통해 진정한 지역밀착형 프로구단으로 도약하려는 제주유나이티드와 함께 SK에너지 소매마케팅 총괄 책임자로서의 경험을 십분 살릴 수 있다고 생각됐다.

■ 대표이사 부임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부임 첫 해인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제10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스포츠산업 분야 최고 영예인 대통령 표창을 받는 것은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독창적인 마케팅 기법으로 지역민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경기장 내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해 가족나들이 문화를 형성하는 등 스포츠를 통한 또 다른 문화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았다.

■ 부임 첫 해 9월 27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는 마케팅 활동에 직접 발 벗고 나서 화제가 됐다. 대표이사가 경기 이벤트에 메인 모델로 나서는 것은 드문 일이었는데

하하(웃음).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벤트 명칭이 '사장님이 미쳤어요'였다. 경기 포스터에 나를 메인 모델로 내세워 경기 당일 유니폼, 사인볼, 점퍼, 머플러, 모자, 가방 등 제주 관련 용품을 파격가에 판매한 이벤트다.

구단 프런트에서 '사장님, 이번에 망가지셔야겠습니다'하고 기획안을 올리더라. 팬들을 위해서라면 망가지는 것은 상관없다. 단박에 OK사인을 보냈다(웃음). 포스터 촬영 당일 밀집 모자와 주황색 가발을 착용했는데 팬들을 위해서라면 지금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팬들을 위해서라면 망가지는 게 뭐 힘든 일인가.

■ 많은 노력에도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아쉽게 실패하고 있는데

정말 아쉽다. 지난 시즌 거의 이기다가 아쉽게 진 게 2~3경기 있다. 약점을 보완하면 충분히 4위까지 가능할 것이다. 비시즌기간 전북 현대, FC서울, 울산 현대가 영입을 많이 했지만 우리도 4강에 든다고 들었다.

리그 4위만 하면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딸 수 있다. 2011년 이후 ACL에 나가지 못하고 있는데 올해 꼭 나가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해외 원정경기에서 입을 유니폼은 더 멋있게 만들려고 한다.

제주도의 위상은 5년 전과 비교해서 많이 달라졌다. 우리가 한 번만 ACL에 나가면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말하는가

제주는 최근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ACL에 나가면 각국 팀의 팬들이 자연스럽게 제주를 더 찾을 수 있다. 게다가 한 팀이 원정을 오면 제주에 뿌리고 가는 돈이 상상 이상이다. 이에 제주도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함께 할 방안을 찾고 있다.

만약 제주도에서 좋은 선수 한 명 혹은 수준급 선수 3~4명 정도를 영입할 수 있는 20억 원 정도의 돈을 지원하면, 제주는 지원받은 돈의 4~5배 정도의 관광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제주는 좋은 성적을 거둬서 좋고, 도 차원에서는 관광수입이 늘어서 좋다는 이야기다.

ACL과 K리그의 파급력은 차이가 있다. K리그에서는 수원삼성 정도가 300명 정도의 팬을 동원하는데, ACL은 다르다. 제주는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제주에서 경기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을 관전하러 갔다가 많은 것을 느꼈다. 아르헨티나 팬들 1만 5천 명 정도가 도쿄와 요코하마 시내를 거의 가득 채웠다. 광저우헝다 팬들도 엄청났다.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다.

나아가 한국과 중국, 일본을 연결해서 축구 정규 리그를 하나 만들었으면 한다. K리그만으로는 흥행에 한계가 있는데 국가간 리그가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가 야구, 아이스하키 등을 같이하는 사례 등을 참고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 앞으로의 목표는

가장 중요한 건 바로 팬 여러분이다. 승리만을 우선시하는 프로축구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것과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아름다운 축구를 동시에 실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앞으로 제주는 축구라는 순수한 매개체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자 계속 노력할 것이다. 또한 기쁨과 만족을 더욱 선사할 수 있도록 언제나 제주도민과 함께 하는 '행복날개' 제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가장 큰 목표는 무엇보다 제주도민의 사랑을 받는 구단이 되는 것이다. 제주도민이 제주 유나이티드를 '그들의 구단'이 아니라 '내 구단'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뉴스제주 - 우장호 기자]

#제주유나이티드 경기일정

4월 17일(일) 오후 4시 울산 vs 제주 (원정)
4월 23일(토) 오후 2시 제주 vs 성남 (홈)
4월 30일(토) 오후 2시 포항 vs 제주 (원정)

5월 7일(토) 오후 2시 수원FC vs 제주 (원정)
5월 15일(일) 오후 4시 제주 vs 전남 (홈)
5월 22일(일) 오후 2시 서울 vs 제주 (원정)
5월 28일(토) 오후 4시 제주 vs 울산 (홈)

6월 11일(토) 오후 7시 제주 vs 광주 (홈)
6월 15일(수) 오후 7시 상주 vs 제주 (원정)
6월 18일(토) 오후 7시 제주 vs 포항 (홈)
6월 25일(토) 오후 6시 수원 vs 제주 (원정)
6월 29일(수) 오후 8시 제주 vs 수원FC (홈)

7월 3일(일) 오후 6시 인천 vs 제주 (원정)
7월 9일(토) 오후 7시 전남 vs 제주 (원정)
7월 16일(토) 오후 7시 제주 vs 전북 (홈)
7월 20일(수) 오후 7시 30분 성남 vs 제주 (원정)
7월 24일(일) 오후 7시 제주 vs 서울 (홈)
7월 31일(일) 오후 7시 수원 vs 제주 (원정)

8월 10일(수) 오후 8시 제주 vs 포항 (홈)
8월 14일(일) 오후 7시 제주 vs 광주 (홈)
8월 17일(수) 오후 7시 30분 수원FC vs 제주 (원정)
8월 21일(일) 오후 6시 인천 vs 제주 (원정)
8월 27일(토) 오후 7시 제주 vs 성남 (홈)

9월 11일(일) 오후 4시 제주 vs 울산 (홈)
9월 18일(일) 오후 4시 서울 vs 제주 (원정)
9월 21일(수) 오후 8시 제주 vs 전북 (홈)
9월 25일(일) 오후 2시 상주 vs 제주 (원정)

10월 2일(일) 오후 2시 전남 vs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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