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동 만화가 작품 도용 분노" 공동대응
종영한 tvn드라마 작가 "표절 절대 아냐"


【서울=뉴시스】신진아 기자 = 표절논란에 휩싸였던 tvN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극본 류용재, 연출 김홍선)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우리만화연대,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전국시사만화협회 등 5개 만화관련단체가 고동동 만화가의 편에 서 9일 “명백한 절도행위”라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앞서 고동동 만화가는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가 자신의 작품 ‘피리부는 남자’를 표절했다고 주장했고 드라마를 집필한 류용재 작가는 “표절이 절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시시비비가 가려지지 않은 채 드라마가 방영, 종영됐다. 참고로 네이버에 연재, 종료된 동명의 웹툰 ‘피리부는 남자’(글 박찬호, 그림 차용운)는 이번 논란과 무관하다.

고동동 만화가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시행한 ‘2014년 창작스토리 기획 개발 공모’에 ‘피리부는 남자’를 출품했고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다.

(사)우리만화연대,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한국여성만화가협회, (사)대전만화연합, 전국시사만화협회는 9일 “작품 도용, 창작 의지를 죽이는 파멸적 행위다”라는 제목으로 입장을 알렸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지난 3월7일부터 4월26일까지 tvN에 방송됐다. 이들 단체는 이 드라마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시행한 ‘2014년 창작스토리 기획 개발 공모’ 응모작 고동동 작가의 ‘피리부는 남자’를 도용한 것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저작자의 권리를 해치는 표절과 도용은 문화예술 산업 전체를 좀먹는 행위이며, 이는 곧 창작자의 창작 의지를 꺾게 되고, 작품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작가 개인의 권리 침해는 물론이고 가장 큰 피해는 독자에게 갈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면서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도용의 근거로 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피리 부는 사나이’의 시나리오를 집필한 류용재 작가가 공모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점이다. “한 차례의 면접과 총 세 차례에 걸쳐 진행하던 작품 심사과정에서 고동동 작가의 ‘피리 부는 남자’의 시나리오를 두 차례 심사했었던 심사위원이었던 사실은 두 작품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제목과 주요 설정의 유사성, 동명 동화를 재해석한 점도 지적했다. “제목이 지극히 유사한데다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동명의 동화를 테러범으로 재해석 한 작품이 그간 없었다. “만화시나리오 ‘피리 부는 남자’는 지하철 가스 살포 게임과 피리 부는 남자라는 악역의 복수 컨셉트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한 테마인데 드라마 ‘피리 부는 사나이’의 테마도 만화시나리오와 같다.”

만화계 전문가들은 “작가가 줄기차게 고수해온 가스 살포 테마까지 가져다 쓴 것은 고동동 작가의 원안을 도용하지 않고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설정”이라고 봤다.

“우리 만화계는 그동안 표절을 넘어 아이디어 도용, 대사 도용 등 유무형의 피해를 숱하게 입어 왔다. 이번 류용재 작가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심사위원과 응모자의 관계, 제목, 설정, 테마, 전개, 전체 스토리 등 모든 영역에서 도용의 혐의를 피할 수 없다. 심지어 작가는 사건이 표면화되자 심사는 했지만 잘 기억이 안난다며 인터뷰 상에서 답을 회피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이제 누가 안심하고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 할 수 있을지” 반문하며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드라마를 집필한 류용재 작가와 제작사 콘텐츠K, 방송사 tvN이 사과와 보상,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공모전을 시행하는 기관에서는 응모자들이 안심하고 공모전에 출품할 수 있도록 엄격한 관리 운영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만약 시행되지 않을시 본 성명에 동참한 만화단체들은 법적, 제도적, 사회적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적극 앞장 설 예정이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한편 tvN 측은 9일 “제작사가 시시비비를 가리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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