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가 14일 경찰에 자수했다. ⓒ뉴스제주

중국인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가 경찰에 자수했다. 사체가 발견된 지 한 달만에 용의자가 자수하면서 범행 전모가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14일 오후 1시 30분경 중국인 A씨(33)가 제주삼양파출소를 방문해 자수했다. 경찰은 중국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A씨는 지난 주부터 용의선상에 올라 주변 조사 및 대상자 면담을 진행했다"며 "어제 A씨의 휴대폰을 압수해 분석하면서 수사망이 좁혀지자 오늘(14일) 형사에게 전화해 자수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한국여성과 결혼해 현재 제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제주에서 관광 가이드와 식당 등에서 일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SNS를 통해 알게 된 숨진 중국인 여성과는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4.13총선 당일인 지난 달 13일 낮 12시께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의 한 임야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던 50대 남성이 여성의 사체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발견 당시 사체는 심하게 부패되어 있었으며, 특히 칼에 찔린 흔적이 여럿 발견됐다. 또 머리 부분에만 흙이 덮여 있었고, 옷은 속옷을 포함해 모두 착용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경찰은 타살 가능성의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과 함께 유전자 분석도 의뢰했다. 부검결과 이 여성은 중국 국적의 B씨(23)로 확인됐다. 또 유전자 분석결과 성폭행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B씨는 지난해 10월 7일 무사증으로 입국해 이후 불법체류 신분으로 지내다 제주도내 한 술집에서 종업원으로 취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일했던 술집의 단골손님인 C씨(35)를 사건의 주요 인물로 지목하고 그를 붙잡아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경찰은 C씨로부터 별다른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당시 경찰은 "범인으로 단정할 만한 유력한 증거가 없다"며 C씨를 석방시켰고, 수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결국 경찰은 수사전담반 인원을 2배로 늘렸다. 이 사건을 맡고 있는 서귀포경찰서는 수사전담반 인원을 기존 15명에서 30명으로 확대하고, 제주지방경찰청의 광역수사대 3개 팀과도 공조해 수사를 진행했다.

수사력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했고, '미제 사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왔다.

사체가 발견된 지 한 달 여 만인 14일. 용의자가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 자수하면서 범행 전모가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 A씨를 상대로 살해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와 함께 공범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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