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교육위 집중 난타에 도교육청 "열심히 하겠다" 앵무새 답변만

함덕고 - 음악과 / 애월고 - 미술과... 내년 3월 1일 2학급씩 개설 예정
도교육청... 수립한 계획 아직 없고 수요조사는 커녕 교사 채용규모도 "알 수 없어"
도의회 교육위 "준비기간 1년도 없이 대체 뭐하자는..." 맹폭격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예술중점고 정책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오대익)로부터 맹폭격을 얻어맞았다.

제주도의회 교육위가 27일 제주도교육청이 제출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는 자리에서 강성균 의원이 예술중점고 준비사항에 대한 부분을 점검했다.

▲ 강성균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뉴스제주

강성균 의원은 "새로운 학교를 개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내년 3월 1일 입학 예정인데 교육과정과 강사 채용방안 및 규모, 졸업 후의 계획과 관련한 계획들이 세워져 있느냐"고 물었다.

이날 오전에 강성균 의원의 출석 요구로 애월고와 함덕고 교장 2명이 이 자리에 출석했다.

먼저 애월고 강태일 교장이 "계획이 있다"고는 밝혔으나 그에 따른 자료를 제출하진 못했다. 이에 강 의원은 "제출된 계획서는 없고 계획이 있다고는 했으니 학교에선 아이들에 대한 수요조사는 했느냐"고 재차 물었다.

강태일 교장이 "못 했다"고 답하자, 강 의원은 "이제 곧 내년에 생길텐데 아직도 수요조사를 한 게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계획서가 있다고만 하는데 지난해에 학교별로 수립된 자료가 없다고 적혀 있다. 입학한 아이들이 잘못되면 어떻게 할거냐"고 지적했다.

강태일 교장은 "지난해엔 제가 부임하기 전이라 계획이 없다"며 "올해 이 문제가 대두되서 간단한 계획을 세워 도교육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답했다.

함덕고 김승업 교장 역시 지난해에 수립된 계획은 없고 올해 작성한 계획이 있다고 답하자, 강 의원은 "올해 5월에야 이야기되는 수준으로 부랴부랴 내년에 개교하겠다는 것이냐"고 다그쳤다.

현재 애월고에는 미술과 신설을 위해 디자인실 2실, 소묘실 2실, 서양화실 1실, 한국화실 1실, 입체조형실 1실 등을 갖추는데 약 23억 72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함덕고에는 음악과 신설에 28억 9300만 원이 편성된 상태다. 합주실 2실과 오케스트라실 3실, 음악감상 및 앙상블실 2실, 개인연습실 3실, 악기보관실 1실 등이 계획돼 있다.

허나 현재 밝혀진 계획은 이 뿐, 이 외 연차별 운영계획이나 교사 모집계획 등 중요한 내용들은 T/F에서 설계 중에 있어 아직 드러난 것이 없다. 내년 3월 개교까지 이제 단 10개월이 남은 상태이나 기본계획조차 수립돼 있지 않다.

오대익 위원장은 김승업 함덕고 교장에게 "28억 가지고 할 수 있다고 보느냐"며 "필요한 예산에 대해 도교육청과 충분히 논의하고 요청했느냐"고 물었다.

김승업 교장은 "최대 120명까지 수용한다면 개인별 연습실이 최소 30개 정도는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요청한 계획대로 더 많이 반영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도교육청에서 계획하고 있는 개인별 연습실은 3실 뿐이다.

강태일 애월고 교장 역시 같은 질문에 더 많은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애월고 미술과 교실 증측 위치도(왼쪽)와 함덕고 음악과 교실 증축 위치도. ⓒ뉴스제주

# 계획도 없는 240명 아이들에 대한 진로, 일단 입학만 시키면 'OK'?

이와 함께 강성균 의원은 예술중점고에서 배우게 될 아이들에 대한 진로진학 문제에 대해서도 따졌다.

강 의원은 "1년도 안 되는 준비기간에 어떻게 운영해서 아이들이 3년 동안 음악과 미술을 배우게 해서 진로를 책임지겠다는 것이냐"며 "현재 남녕고 졸업생 중 52.7%만 확인이 되고 있고 그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지 모른다. 이게 특목고의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강 의원은 "고교체제 개편이 중요한거냐, 아이들이 중요하나. 정책이 중요한 거냐, 아이들이냐"며 "지역학교 살리겠다는 목표도 있던데 대체 뭘 가지고 애월고를 살리겠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정이운 도교육청 정책기획과장은 "우선 아이들이 선택해 가는 학교를 만들고자 함이고, 일단 미술을 선택하는게 우선"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그러면 미술학교를 만들면 되는 거 아니냐. 왜 종합고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정이운 과장은 "그럴려면 교육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강 의원은 "복잡한 절차 때문에 아이들을 희생시킬 참이냐"며 "수요조사도 안 하고 학교 하나 만드는데 1년도 안 걸리는 시간으로 준비한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힐난했다.

또 강 의원은 "미술과가 2학급이고 일반과가 4학급이면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하나. 그러면 일반과를 버리겠다는 것이냐"며 "뭘 하겠다는 것이냐고 매번 물어보는데 구체적인 답변은 없고, 그러면 교사는 몇 명 있어야 한다고 보느냐"고 질문을 이어갔다.

정이운 과장은 "T/F팀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서둘러 하면 될 것"이라며 즉답에 나서지 못하자, 강 의원의 쓴소리가 연이어 터졌다.

강 의원은 "교육이 서둘러서 될 문제냐. 아이들 진로계획도 없고, 교육과정에 대한 계획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호통쳤다.

이를 지켜보던 김순관 교육국장이 나서서 필요한 교사 수에 대한 답을 내놨다. 김 국장은 "제주에선 타지역 예술고의 70% 수준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교육국장의 머리가 좋아서 금방 계산해서 얘기한 것 같은데 지금 도교육청에선 집(교실 증축) 짓는 계획 뿐 아무런 계획이 없다"며 "240명의 아이들 진학, 기분따라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공약이라서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될 소리"라고 비난했다.

매번 적절한 대답을 찾지 못하던 정이운 과장이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애둘러 절박함을 표현했으나 먹히지 않았다. 강 의원은 "그러니까 뭘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냐. 또 T/F팀 타령만 할 것이냐"고 힐난했다.

▲ 오대익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뉴스제주

한편, 오대익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정이운 과장에게 "교원배치 계획을 어디서 하느냐"고 물었다.

정 과장이 "교육청에서 한다"고 답하자, 오 위원장은 "그렇게 거짓말 하면 되느냐. 관련 법 읽어 드리겠다"며 조항을 읊어나갔다.

오 위원장은 "교원배치에 관한 계획은 학교장이 신청하는 거다. 학교장이 세워 온 계획을 도교육청에서 읽어주면 되는 건데 학교에서 제출한 것을 무시하니까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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