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주세종(서울)과 이재성(전북), 이용(상주) 등 K리거들의 활약으로 슈틸리케호가 영패를 면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친선경기에서 1-6으로 대패했다.

A매치 16경기 연속 무패와 10경기 연속 무실점(쿠웨이트 몰수승 포함) 행진을 이어가던 한국은 스페인이라는 거함을 만나 무기력한 경기 끝에 고개를 숙였다.

참혹한 패배 속에서도 존재감을 빛낸 이들은 있었다. 후반 교체 투입돼 한국의 유일한 골을 합작한 주세종과 이재성, 이용 등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0-5로 끌려가던 16분 한국영(카타르SC), 김기희(상하이 선화), 손흥민(토트넘)을 대신해 곽태휘(알 힐랄), 이재성, 주세종을 투입했고, 25분에는 이용을 넣었다.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으나 효과는 있었다.

전반 38분 상대 진영 왼쪽에서 공을 잡은 이용이 이재성에게 패스를 돌렸다. 이재성은 뒤쪽에서 쇄도하던 주세종에게 바통을 넘겼다. 주세종이 지체없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한 공은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돼 스페인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득점 상황 외에도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인상을 남겼다.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뒤늦게 투입됐지만 스페인을 상대로 위축됨이 없었다.

특히 이재성은 특유의 부지런한 플레이로 스페인 진영을 파고들었다. 후반 26분에는 과감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상대 골키퍼인 이케르 카시야스(포르투)를 긴장시켰다.

주세종과 이재성, 이용 모두 한국 무대에서 활약 중인 K리거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유럽 원정에 20명의 선수를 소집했다. 황의조(성남)를 포함해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4명 밖에 없었다. 그 마저도 피로골절로 합류가 무산된 고명진(알 라이안) 대신 주세종이 합류한 덕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만큼은 손흥민과 지동원 등 해외파들을 넘어서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주세종은 A매치 데뷔골을 신고하며 한국의 체면을 살렸다. 홀로 선발로 나섰던 황의조가 부진한 점이 옥의 티였다.

활약의 배경으로는 경기 감각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올 시즌 K리그에서 꾸준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주세종(11경기)과 황의조(12경기)는 정규리그 전 경기에 출전했고, 이재성(10경기)과 이용(11경기)도 단 1경기 결장했다. 일부 해외파 선수들이 최근 주전경쟁에 어려움을 겪은 점을 감안하면 차이가 있을 수 있었다.

K리그가 시즌이 한창이라는 점도 달랐다. 유럽과 중동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비시즌 기간에 돌입해 컨디션이 떨어지고 있었지만, K리그 선수들은 반대다. 주세종, 이재성, 이용은 지난 29일 나란히 정규리그 경기를 치러, 대표팀 본단보다 하루 늦은 30일에야 오스트리아행 비행기에 오르기도 했다.

K리거들이 스페인을 상대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만큼 오는 5일 예정된 체코와의 친선경기에서는 보다 많은 기회를 얻어 기량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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