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감(蜜柑)의 시사만평]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이번에 20대 국회에 새로운 제3정치세력으로 등극한 국민의당까지 여야 3당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속에서 ‘그들만의 리그’식 기세싸움으로 연일 무능 국회를 19대에 이어 20대까지 이어나가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국회의장 포기를 선언하자 그동안 막혀있던 숨통이 트이면서 급물살을 탔다.

여야 간 합의하에 20대 국회 전반기를 이끌 의장단이 구성됐고, 국회는 9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에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부의장에 새누리당 심재철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언론에서는 예전 사례에 비춰 빠른 구성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법정 기한 내 협상에 이르지 못하는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20대 국회를 바라보는 기대감은 어느때보다 높다.

정부와 청와대를 견제. 감시하며 중립성과 객관성의 시각으로 국회 운영을 맡게 되는 수장자리에 야당출신이 뽑힌 것 자체가 새로운 변화를 암시하는 듯하다.

그동안 여당이 독식해온 국회의장 자리는 청와대의 지시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국회 의 자주성과 객관성이 결여 되었다는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야당 국회의장 시대가 도래하면서 비로서 양보와 타협, 그리고 조화가 이뤄지는 구조가 조성됐다.

국회의장 자리가 공정성을 위해 탈당. 무소속 신분이 되지만 태생이 더불어민주당이라 해서 일당독주가 가능하리라는 생각은 과감히 버려야 할 것이다.
더불어 민주당은 원내 1당 자격으로 국회의장직을 차지했지만, 제2당인 새누리당과는 단지 1석이 많은 뿐이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엄청난 반전을 보이면서 제3당으로 등극하면서 캐스팅보 역할을 할 국민의당 협조 없이는 단 한 건의 법안 통과도 어려운 상황이다.

일명 식물국회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19대 국회와는 달리 새롭게 시작하는 20대 국회는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

그 주체의 핵심에서 리더쉽을 보여야 하는 중추적 역할을 국회의장이 해야 한다.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국회 수장인 국회의장 권한이 상당히 축소된 상황이라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법안처리 등 국회 운영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세계경제 불황으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속에 갇혀 있는 국내경제, 갈수록 줄어드는 인구에 비해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노인층이 급격한 증가, 향후 대한민국의 든든한 허리를 맡아야 하는 청년들의 취업문제, 여전히 줄어들지 않은 부정과 부패의 사슬 등 나라 안팎으로 시급히 대처해야 할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과거 정쟁으로만 치닫던 19대 구태 국회를 과감히 벗어나서 여야가 끊임없는 대화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소통을 통한 교감을 통해 새로운 국회상을 만드는데 국회의장은 물론 국회 구성원인 의원들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날 정 신임 의장은 수락연설을 통해 "지금까지 국회는 갈등의 조정자가 아니라 조장자라는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다“고 전제 한 후 "20대 총선 민심으로 만들어진 여소야대, 다당체제 하에서 국회의장에게 부여된 막중한 소임에 최선을 다해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바치겠다"며 "국회의장으로서 유능한 갈등 관리와 사회통합의 촉매 역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에게 짐이 아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 의장은 "이제 국회도 책임정부 이상으로 책임의회를 지향해야 한다"며 "단순히 견제하고 감시만 하는 역할에서 머무르지 않고 (더 나아가) 국정의 당당한 주체로서 부여된 권한을 적극 행사하되 그에 따른 책임도 함께 지는 협치의 모델을 정립해 나가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한편, 20대 국회 개원 첫날 제주출신 강창일(더불어민주당, 제주시 갑), 오영훈(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을), 위성곤(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의원은 ‘20대 국회 인사말’을 발표했다.

이들 3인의 의원들은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도민 여러분과의 소중한 약속들을 힘 모아 실현하겠다”며 “이와더불어 제주도와 도교육청 등 도내 행정기관과의 유기적인 소통과 협의를 통해, 제주 발전을 위한 가장 합리적이고 올바른 정책들을 수립해 나가겠다”며 20대 국회의원으로서의 다짐을 밝혔다.

이들이 새로운 20대 국회에서 제주발전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고, 해당 법안들이 본회의를 통과해 제주에 막대한 이익과 한단계 성장 계기의 보탬으로 돌아온다면 이들은 도민의 공복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몇 안되는 정치인으로 뇌리에 각인될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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