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별미, ‘중국식 냉면’
여름 별미, ‘중국식 냉면’
  • 채정선 기자
  • 승인 2016.06.2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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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식혀주는 차고 고소한 국물이 일품
 
▲ 제주 내 중국식 냉면 맛집으로 꼽히는 구삼반점 전경 ⓒ뉴스제주
중국에는 냉면이 없다. 중국에 자장면이 없는 것처럼. 중국인들은 여름에도 차가운 면요리를 즐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의 중국식 냉면은 어디서 유래했을까? 혹자는 중국 ‘판미엔’의 변형이라고 한다. '섞어 먹는 면'이란 뜻의 판미엔은 차갑게 만든 면을 소스에 버무려 잣가루를 뿌려 먹는 것이다. 어떤 이는 중국 산동 지방에서 ‘건반면’이라고 한다. 땅콩 소스에 면을 비벼 먹는 비빔국수인데 한국에서 국물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전농로에 위치한 ‘북경’ 주인장은 대만 ‘마장면’도 지금의 중국식 냉면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마장’이 땅콩이나 깨를 뜻하고, 그것으로 만든 소스에 마른 면을 비벼 먹는데, 한국에서 국물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중국식 냉면은 우선 땅콩 소스가 들어간다. 어느 가게든 육수와 땅콩 소스가 어우러진 고소한 국물에 채소와 해물, 고기 고명 등이 얹어진다. 면은 가게마다 두께와 모양이 제각각이다. 맛을 결정짓는 것은 소스와 육수의 맛과 비율, 면의 모양과 고명의 차이다. 
 
지금 제주에서 먹을 수 있는 중국식 냉면은 화교가 정착해 시작한 중국요리 전문점이 시초다. 구제주 안에 음식점이 한두 개 있을 때, 1950년~70년 즈음이다. 가게마다 지금의 중국식 냉면 형태가 잡힌 시기는 각기 다르지만, 대체로 수십 년이다. 
 
시원한 중국식냉면 한 그릇이 필요한 계절이 왔다. ‘중국식 냉면’ 혹은 ‘냉우동’으로 불리는 여름 별미, 제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오래된 가게 세 곳을 다녀왔다. 
 
 
▲ 서두르지 않으면 줄 서서도 못 먹는 구삼반점 냉우동 ⓒ뉴스제주
줄 서서 먹는 ‘구삼반점’
“오전 11시경에 육수를 올린다”고 했다. 그런데 10시 30분부터 손님은 들어온다. 한창 더위도 아니건만, 하나같이 냉우동을 주문한다. 4월에 냉우동을 개시하는 구삼반점 점심 풍경은 늘 이렇다. 12시, 본격 점심시간이 되면 그때부터는 줄을 서야 한다. 만일,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면 줄을 서도 소용 없다. 빠를 땐 2~3시, 늦어도 3~4시면 재료는 떨어진다.  
 
이곳 냉우동은 다른 곳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양이 많다. 그래도 얼음이 다 녹기도 전에 그릇은 비워진다. 크게 달거나 맵거나, 짭조롬한 느낌은 없다. 묘한 감칠맛이 살짝 올라오는 정도. 중면 정도 굵기의 쫄깃한 면에 길게 잘려진 고명을 함께 먹는 식감이 좋다. 고명은 게살, 계란, 고기, 유부 등이 올라온다.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고명을 충분히 올려주는 것이 좋다. 덕분에 면을 다 먹을 때까지 고명을 얹어 먹을 수 있다. 냉우동이 유명하지만 탕수육도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 냉우동 6000원 / 제주 제주시 정든로 50 / 064-721-9333 
 
 
▲ 잔잔한 맛이 인상적인 유일반점 ⓒ뉴스제주
제주시청 앞 ‘유일반점’
현 운영자의 아버지가 유일반점을 시작한 건 1950년대 중앙성당인근. 지금 자리에 온 것이 1970년이라고 한다. 2대가 50년을 넘어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 중국식냉면의 맛을 완성한 건 어머니다. 35년 전 한국인 입맛에 맞게 바꾸셨다고 한다. 
이곳 중국식냉면은 강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심심한 맛이다. 그만큼 맵거나 짜거나 고소한 맛 하나가 툭 튀어나오지 않고 잔잔하다. 그 대신, 먹고 돌아서면 다시 생각나는 맛이다. 그게 바로 오래된 가게의 저력이 아닐까 싶다.  
들깨 고소한 맛이 퍼지는 끝 맛은 꽤 기분이 좋다. 면은 여느 자장면과 같은 수타면이다. 고명으로는 해파리, 고기, 계란, 새우가 올라간다. 면이 두툼해 포만감이 있지만 부족할 경우 세 가지 양을 골라 주문할 수 있다. 
 
△ 중국식냉면은 크기에 따라 7500원, 9000원, 1만1000원 / 제주시 광양7길 13 / 064-722-4100 / 매주 일요일에 쉰다.   
 
 
▲ 시금치가 들어가 초록색을 띄는 면발의 비취냉면 ⓒ뉴스제주
3대째 운영 중인 ‘북경’
1970년에 영업을 시작했고, 32년 전 지금의 자리로 이사 왔다. 여름 한철메뉴 비취냉면을 시작한 건 30년 정도 됐다. 보통 5월부터 9월 초까지 판매하고 있다. 야채와 고기를 우려낸 육수에 새우, 파인애플, 오징어, 고기 등이 올라간다. 면은 이름처럼 초록색이다. 비밀은 시금치다.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느껴진다. 고명이 풍성해서 좋고 초록색 면도 심심하지 않다. 강하지 않지만 혹시 청양고추 매운맛이 싫다면 덜어내면 그만이다. 
 
△ 비취냉면 9000원, 1만3000원 / 제주시 전농로 117 / 매주 둘째 넷째 월요일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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