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US여자오픈 포함 인터내셔날 크라운도 불참
부상 회복해도 최상의 컨디션 유지 힘들 듯

【서울=뉴시스】오종택 기자 =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다음 달 열리는 국가 골프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 불참을 선언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대한 꿈도 사실상 접은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의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아SM은 "박인비의 왼손 엄지손가락 통증이 계속돼 오는 7월 열리는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참가할 수 없다는 뜻을 주최 측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전달했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세계랭킹 3위인 박인비는 다음달 21일 미국 시카고 메리트 골프장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세계랭킹 5위 김세영(23·미래에셋), 6위 전인지(22·하이트진로), 8위 양희영(27·PNS) 등과 함께 한국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었다.

박인비는 지난 2014년 이 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예선 플레이오프 미국과의 승부에서 한국이 승리하는데 큰 힘이 됐다.

개인 스포츠인 골프에서 동료 선수들과 팀을 이뤄 국가를 자존심을 걸고 대결하는 대회인 반드시 참가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5월 이후 자신을 괴롭혀 온 왼손 엄지손가락 부상을 좀처럼 떨쳐버리지 못한 박인비는 대회를 한 달 앞두고 출전 포기를 선언했다.

올 시즌 허리와 손가락 부상으로 고전한면서도 10개 대회에 출전한 박인비는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 참가해 1라운드를 소화하며 LPGA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되는 영예를 누렸다.

그러나 정작 대회에서는 손가락 부상에 발목이 잡혀 2라운드까지 9오버파에 그치며 컷탈락했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박인비는 지난주 마이어 클래식 불참에 이어 이번주 열리는 아칸소 챔피언십에도 나서지 않기로 했다.

인터내셔날 크라운에 참가하지 않기로 하면서 다음달 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참가도 사실상 물 건너 갔다.

이제 박인비를 향한 남은 관심은 8월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골프 종목에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하느냐 여부다.

아직 구체적인 입장 정리가 된 상황은 아니지만 현 상황으로 봐서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에 대한 꿈도 사실상 접었다고 볼 수 있다.


박인비 스스로도 올림픽 출전권 양보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올림픽 출전을 원하지만 손가락 부상과 컨디션을 지켜보며 7월 초까지는 참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5위 안에 4명 이상의 선수를 보유한 한국은 리우 올림픽에 4장의 출전권이 주어진다. 올림픽 엔트리 마감일인 7월11일 기준으로 세계랭킹 상위 4명이 올림픽에 나간다.

현재 세계랭킹 3위의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엔트리 확정 전까지 남은 대회에 모조리 불참할 경우 순위 판도가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다.

더욱이 박인비가 올림픽에 출전한다고 해도 꾸준히 대회에 출전한 다른 선수들 만큼 정상적인 기량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도 하기 어렵다.

투어 대회와 달리 올림픽은 태극 마크를 달고 경기에 임한다. 개인의 영광뿐 아니라 조국의 명예가 걸린 시합이다. 그 만큼 최고의 실력과 함께 최상의 컨디션을 가진 선수가 출전해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박인비는 올 시즌 10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 1번을 포함, '톱10'에 2번 들었을 뿐 3번은 중도포기를 선언했고, 2번은 컷탈락 했다. 부상 여파가 있었다고는 하나 분명 '골프여제'의 성적은 아니었다.

올림픽 전까지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된다고 해도 US여자오픈을 비롯해 인터내셔날 크라운에 불참하게 되면 두 달 가까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게 된다. 경기 감각이 무뎌졌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한 시간도 부족하다.

박인비는 위민스 PGA 챔피언십 대회기간 중 대표팀에 포함되더라도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닐 경우 다른 선수에게 출전을 양보하겠다는 뜻을 공식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그는 "인터내셔널 크라운이나 올림픽은 국가를 대표해 나가기 때문에 나의 욕심만을 채울 수는 없다"고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따라서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 선수가 결정되는 7월11일 이전에 어떤 방식으로든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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