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행정시장 2년 임기에 대해서도 러닝메이트 제도 도입에 찬성 의견 밝혀
고경실 제주시장 예정자가 24일 실시된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도지사에게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고태민)는 24일 고경실 제주시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인사특위 의원들은 고경실 예정자에게 "도지사와 맞짱 뜰 자신이 있느냐"며 행정시 수장들이 도지사의 권위에 짓눌려 눈치보는 자리가 돼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김황국 의원(새누리당)이 "현재 제주도정에 대한 불만이 무엇이냐"고 묻자, 고경실 예정자는 "공무원이 더 충원돼야 한다. 시민들은 도지사와 더 자주 만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원희룡 지사의 눈치를 안 보고 소신껏 할 자신이 있느냐"며 "도지사와 맞짱 뜰 자신이 있느냐"고 즉답을 요구했다.
이에 고 예정자는 "시민을 위한 일이라면, 뜻이 맞지 않는다면 지사를 찾아가겠다"고 답했지만 "맞짱 뜰 것이냐"는 질문엔 확답을 내놓진 않았다.
그러자 김 의원은 "맞짱 뜰 수 있다고 대답해야 한다"며 "제주시민을 위한 정책을 펴 달라"고 당부했다.
이경용 의원(새누리당)은 과거 고경실 예정자가 제주발전연구원으로 파견되면서 도내 일간지에 기고했던 글들을 거론했다.
이 의원은 "당시엔 '이제 떠나야 할 시점이 됐다'면서 심경을 전했는데 이제 와서 제주시장을 하겠다는 건 권력에 너무 치중하는 모습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고 예정자는 "직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떤 일을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며 "제주시의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보람을 얻게 될 것이라 판단하고 원서를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러한 답변에 이 의원은 '지사와 맞짱 뜰 수 있어야 한다'는 질의를 다시 꺼냈다. 이 의원은 "시장직이 직언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가장 필요한 자리"라며 "도지사의 올바르지 않은 정책에 대해선 회피하지 말고 맞짱 떠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시민들이 시장직선제를 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 예정자는 "(원희룡 지사가)아첨하는 신하를 원했다면 저를 고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고 예정자는 "공직 말년에 무엇이 안타까워서 그릇되게 살겠느냐"며 "주민자치위원회나 동장협의회 등 시민들이 모이는 곳을 돌아다니면서 얘기를 듣고 그것을 지사에게 건의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의원은 "제주도 현안들이 갈등으로 빚어진 데에는 무엇보다도 행정의 일방적 추진 때문이라는 답변이 40% 이상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며 "소통이 강화돼야 하는데 정(情)이 오가는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 현장에 가도 악수만 하고 가버리면 소통이 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지하상가 문제도 그렇다"며 "가서 들어줘야 하는데 다들 도망만 가버리고 나중에 가서 일방적으로 통보만 하고 있으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시민들은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문의하면 부서간 책임 돌리기로 나서니까 불신이 생기게 되고 그 불만이 도지사까지 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의원은 "작은 친절 하나에 감동을 준다. 소주 한 잔, 막걸리 한 잔 같이 마시면서 시민들의 소리를 들어주는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 예정자는 "임기 동안 열심히 현장을 다니면 소통이 안 된다는 말은 없어질 것"이라며 "제가 일 열심히 하다가 부하 직원에게도 욕 먹는 사람이다. 시장직은 어떤 사람이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로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한편, 고 예정자는 행정시장의 임기가 2년으로 너무 짧아 제대로 된 시정을 펼칠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 "러닝메이트 제도가 잘 지켜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