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개성 원광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올레벨로제주, 자전거 스포츠이벤트 기획자로부터 듣는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사이클연맹은 지난 7월 2일과 3일에 걸쳐 ‘올레벨로제주 2016 한라산 힐 클라임’대회를 개최했다. 300여 명의 동호인은 첫 날 제주제일고등학교에서 1100도로까지 약 20km의 코스를 완주했다. 둘째 날은 용두암에서 도두항구까지의 왕복거리를 도는 ‘올레벨로투어’가 실시됐다.

<뉴스제주>는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했던 문개성 원광대학교 교수를 만나 그 간의 준비과정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물었다.

▲ 문개성 원광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뉴스제주

# 우선 1년여만의 본지와의 인터뷰다. 어떤 느낌인가?

그렇다. ‘제주, 스포츠마케팅을 진단하다’란 주제로 5부작 칼럼에 이어 ‘제주에서의 스포츠마케팅 이대로 좋은가?’로 인터뷰를 지난해에 했다. 일관된 주제로 새로운 차원의 제주 스포츠관광 마케팅을 활성화하기 위한 의견을 제시했었는데, 실제로 ‘올레벨로제주’ 대회가 개최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 말씀하신 ‘올레벨로제주’란 대회에 대해 본론부터 얘기해보자. 우선 대회의 기획자로서 대회명칭의 의미부터 소개해 달라.

전국적인 걷기 열풍은 몇 년 전에 제주 올레에서 시작됐다. ‘올레’란 제주어로서 거친 바람을 막기 위해 큰 길에서 집까지 이르는 현무암으로 쌓은 골목길을 뜻한다. 10여 년 전에 ‘올레벨로’라는 타이틀을 구상했었는데 올레(Olé)란 프랑스어로 ‘잘한다, 힘내라’라는 뜻이고, 벨로(Vélo)란 자전거를 의미한다.

이는 세계최고 사이클 축전인 ‘투르드프랑스(Tour de France)'의 상징적인 위상을 이해하는 전 세계 자전거 동호인을 염두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묘하게 제주와 어울리는 대회 브랜드라고 생각이 들었다.


# 올레벨로제주 한라산 힐 클라임 대회를 어떤 취지로 기획했나.

올해가 아시아 최고 사이클 축전인 ‘투르드코리아’개최 10주년이다. 제가 그 대회 초창기에 실무자로 몸을 담게 되면서 ‘투르드오키나와(일본)’, ‘투르드랑카위(말레이시아)’처럼 특정 지역명을 대회브랜드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자전거는 인류의 발명품 중에서 최고로 꼽는 단순함 속의 구조적 미학과 친환경 이미지를 갖고 있다. 즉, 본 대회는 자전거란 콘텐츠를 담아 자생적으로 만든 파생상품으로 ‘투르드코리아’10주년도 기념하고, 지역을 대표하는 스포츠이벤트로서 대표성을 부여하고 싶었다.


# 그렇다면 ‘투르드제주’란 브랜드가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물론 ‘투르드프랑스’,‘투르드코리아’처럼 UCI(국제사이클연맹)에서 승인한 엘리트 선수가 참가하는 도로사이클 대회라면 ‘투르드제주’도 좋다. 하지만 세계적인 엘리트 대회 중에서도 ‘지로디탈리아(이태리)’,‘벨타아에스파냐(스페인)’처럼 ‘투르드(Tour de)’란 명칭을 반드시 사용하진 않는다.

무엇보다 ‘올레벨로제주’는 1,000만명 자전거 인구, 300만명 자전거 동호인을 위한 새로운 상품으로서 의미가 있다. 도외 거주민 50% 이상 참가 조건이 있어 최소 1박 이상 숙식하게 함으로써 지역경제의 파급에도 일정부분 효과를 높이고자 구상했다. 익숙한 브랜드로 시장(market)에 뛰어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상품으로 선도적 역할을 하는 전략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올레벨로제주의 테마코스가 인상적이던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하는 ‘올레벨로제주’의 테마코스는 제주의 전설과 신화를 통해 제주의 기운(氣運)을 전달하고자 아흔아홉골의 지역을 통과하는 ‘전설의 코스’이다. 향후 5·16 도로, 4·3공원을 연계한 역사성과 전통성의 의미를 부여하고,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평화의 코스’도 개발할 것이다.

또한 세계 7대 비경으로 세계적 관광목적지의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글로벌 코스’와 제주도와 작은 섬을 잇는 섬들의 문화를 전달하기 위한 ‘섬문화 코스’등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 자리를 통해 안전한 경주운영을 위해 적극적인 도로통제를 협조했던 제주 자치경찰단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문개성 교수가 제안한 싸이클 코스 주요 거점. ⓒ뉴스제주

# 왜 이러한 다양한 코스개발이 필요하고, 각각의 의미와 메시지 전달이 중요한가.

‘올레벨로제주’ 대회가 갖는 다른 대회와의 대표적인 차별성은 앞서 언급한 도외 거주민 50% 이상의 참가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즉, 많은 동호인들이 육지에서 기차타고 배타고 자전거를 싣고 방문했다. 또한 올해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고높이의 1100고지까지 모든 참가 동호인이 완주했다. 제주는 유네스코에서 인정한 ‘환경자산의 보물섬’이다. 이면에는 지난한 역사와 전통, 설화와 전설 등이 있다. 이런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널이 알려야 한다.

코스개발이 곧 스토리텔링의 시작이다. 앞으로는 스포츠 스토리텔링을 넘어 스포츠소비자가 직접 콘텐츠를 갖고 행동하는 스포츠 스토리두잉(story doing) 시대이다. 즉, 의미와 메시지를 부여하는 전략은 매우 중요한 기획요소이다.


# 대회를 준비하면서 어떤 부분이 어려웠나.

‘소통’과 ‘준비기간’의 문제다. 道에서 개최하는 수십개의 대회 중에서 하나이고, 더군다나 첫 대회이기 때문에 대회취지를 공감하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국내 동호인들에게도 새로운 대회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작업이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한 치의 오차 없이 참가를 하기 위해선 교통편과 날씨 등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짧은 참가자 접수기간과 장마철의 폭우로 인해 실제 접수자가 400여명에서 100명 정도 참가를 하지 않았다.

향후 대회는 최소 6개월 정도의 적극적인 홍보와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1천명을 참가하게 할 것이다. 개인경험에 의하면 ‘스포츠마케팅은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즉, 지속적으로 인내를 갖고 부족한 점을 개선하면서 다른 지역의 유사 대회와의 차별성을 부각하면서 전파해야 한다.

이 자리를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물신양면으로 도와주신 도청 문화관광스포츠국과 제주사이클연맹의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올레벨로제주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했으면 하는가?

제주 마케팅의 미래비전은 그린빅뱅과 스마트 관광이다. 올레벨로제주 대회 슬로건도 ‘세계 평화의 섬 제주, 7월의 그린빅뱅 은빛 축제’이지 않은가. 당국 관계자와 전문가가 고민하고, 동호인과 일반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잘 다듬고 매력적인 대회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연례적으로 개최가 된다면 바로 사회에서의 신용을 뜻하는 ‘공신력(公信力)’있는 제주 스포츠 브랜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새로운 차원의 지역을 대표하는 스포츠 브랜드를 창조하고, 스포츠 관광마케팅이 활성화되길 염원한다.


# '올레벨로제주'의 기획자로서 다른 구상도 있나?

얼마든지 있다. 본 인터뷰 초반에 언급했던 걷기 열풍은 새로운 차원의 걷기 열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진사회에서 인정받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노르딕(Nordic) 걷기’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특수 장비(노르딕폴)를 활용해 체중을 분산하며 소위 제대로 걸으면서 치유를 할 수 있다. 제주는 360여개의 오름이 있기 때문에 코스개발도 가능하고, 대회 개최도 가능하다. 즉 ‘올레노르딕’대회도 개최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또한 남녀노소가 참여할 수 있는 야구의 뉴스포츠인 티볼을 활용해 ‘올레티볼’대회도 가능하다.

우리 주변에 소재가 널려있다. 이러한 조합이 ‘지역특화’와 ‘융·복합’이다. 저비용 고효율의 매력적인 스포츠이벤트를 기획하고, 현장 전문가를 통해 차질 없이 동호인을 모집하며, 공신력 있는 행정적 지원체계의 3박자가 잘 어우러져야 한다. 제주가 스포츠 서비스 산업의 메카로서 선도적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 문개성 교수 약력. ⓒ뉴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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