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두라(짐바브웨)=AP/뉴시스】강덕우 기자 = 짐바브웨 여자 축구팀이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투잡'을 뛰어가면서 훈련해 온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짐바브웨 여자 축구팀의 주장 펠리스타스 무존곤디는 설탕공장 사무원이다. 그 전에는 가정부로 일을 했다.

짐바브웨 여자 축구팀에서 투잡을 뛰는 선수는 무존곤디뿐이 아니다. 팀 전원이 축구 외에 또 다른 직업을 갖고 있다. 이는 짐바브웨 국가대표의 일당이 고작 20달러(약 2만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경기에 출전할 경우 50달러(약 5만원) 보너스를 받는다.

심지어 유니폼을 마련할 돈이 없었으며, 대학 캠퍼스에서 훈련하고 학생들과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하기 까지 했다.

 

 

무존곤디는 "우리 나라(짐바브웨)에서 여자 축구선수들은 인정을 받지 못해왔다"며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여자로서 얼마나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준 것이 가장 큰 성취"라고 말했다.

실제로 짐바브웨 여자 축구팀은 정부의 지원이 없어 아이보리코스트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전에도 참여하지 못해 기권패한 바 있다. 아이보리코스트로 갈 차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93위인 짐바브웨 여자 축구팀은 기적적으로 역경을 헤쳐내고 리우에 출전했다. 짐바브웨 축구팀이 올림픽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8년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쿨 러닝'의 재연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당 20달러를 받는 국가대표팀은 올림픽을 앞두고 파업을 하는 등 정부가 자신들의 가치를 알아봐 달라고 요구해 왔다.

무존곤디는 "여자 축구선수들은 특히 천대를 받는다"면서도 "금전적으로 남자 축구팀보다 더 어렵지만, 그 어떤 짐바브웨 축구선수보다 더 멀리 왔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리우올림픽에서 짐바브웨 축구팀은 독일에 1-6, 캐나다에는 1-3으로 졌다. 하지만 그들은 세계 무대에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승리다.

무존곤디는 "짐바브웨 국민들은 우리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며 "인정받았다는 것이 우리가 이룬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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