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개막, ACLN 연차회의서 공통된 목소리 전해

최근 제주로 유입되는 크루즈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종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낙수효과' 의문부호에 여전히 많은 의문점이 제기됐다.

제4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이 25일 제주메종글래드호텔에서 개막한 가운데, 이날 오후 아시아 8개국 52개 회원기관이 참여하는 제3회 아시아 크루즈 리더스 네트워크(이하 ACLN) 연차회의가 개최됐다.

▲ 제4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이 25일 제주메종글래드호텔에서 열렸다. ⓒ뉴스제주

약 1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연차회의엔 프린세스크루즈 안토니 커프만 수석부사장, 중국크루즈요트산업협회 정웨이항 회장, 상해오송구국제크루즈터미널발전유한공사 왕요우농 사장, 천진국제크루즈모항유한공사 장전동 사장 등이 자리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정부관계자와 항만관계자, 크루즈 여행사, 학계 등 오피니언 리더들도 대거 참가했다.

연차회의는 1시간 가량 자유토론으로 진행됐다. 주로 아시아 지역 크루즈 관광의 질적 성장과 협력 방안을 다루는 자리가 됐다.

토론 과정에선 중국의 전세크루즈관광 유통구조와 항만 인프라 부족 문제, 크루즈 관광객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과제 등의 발전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전개됐다.

특히, 국내 연사들은 크루즈 관광으로 인해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여전히 미미하다는 지적을 공통적으로 다뤘다.

이번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의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의근 위원장(연차회의 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은 "최근 크루즈 시장이 폭발적으로 양적 성장을 이루고는 있지만, 경제적 낙수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김창식 제주관광학회 회장도 이 점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김창식 회장은 "기항지에서 5∼6시간 머무는 것으론 면세점 쇼핑에 치우쳐 있을 수밖에 없어 지역상권을 이용하거나 문화를 체험할 기회가 절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재홍 제주관광공사 본부장은 "관광객과 지역주민의 만족도를 모두 높이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크루즈 선사들로부터 이러한 약속을 받아내고 있지만 정작 실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시인했다.

이어 이재홍 본부장은 "단순히 선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면세점 쇼핑으로 일관하는 여행사들도 문제"라며 "이에 대해선 모두가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 제4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뉴스제주

이 문제에 대해선 외국의 크루즈선사 관계자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안토니 커프만 수석부사장은 "질적 성장을 위해선 선사와 정부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며 "기항지에 대한 경제효과를 높이려면 공급망 형성에 대한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과 일본 내 크루즈 산업 관계자들도 한 목소리를 냈다.
중국 관계자는 "이젠 크루즈 관광의 질적 성장을 논의해야 할 때"라며 "저가상품에 치우쳐 있는 문제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한 관계자도 "크루즈 관광객들의 면세점 쇼핑 독식으로 지역경제 영향이 미미한 점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뿐만 아니라 대형버스로 인한 교통체증 유발도 심하다"고 제주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문제를 한 곳에서 다 해결하기란 어렵다"며 "ACLN에서 이 문제를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ACLN은 지난 2013년 제1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에서 창설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네트워크 조직이다. 제주특별자치도에 사무국을 두고 있으며, 제주크루즈산업협회가 운영을 대행하고 있다.

현재 8개국 52개 회원기관을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 부산시와 여수시, 제주전세버스공제조합, 독일 최대의 조선사 Meyer Werft, 크루즈 리크루팅전문업체 ICCT Korea가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조직이 확대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