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팽창하는 크루즈 관광시장, 각 지자체 모두 열띤 '확장 경쟁'

▲ 프린세스 크루즈 선사의 세계일주 크루즈 계획 노선도. ⓒ뉴스제주

최근 아시아 지역의 크루즈 관광시장이 급속도로 팽창되고 있다.

지난 2012년에 약 240만 명에 이르던 크루즈 관광객들은 오는 2017년엔 370만 명으로 불어나고 2020년이 되면 무려 700만 명이 이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아시아 지역의 많은 항구도시들은 대형 크루즈선사들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일본이 가장 활성화 돼 있으며, 중국은 엄청난 수의 관광객이 있어 모항지(크루즈 선박이 정박하는 항구)가 발달돼 있다.

반면, 국내는 대부분 기항지(잠시 정박 후 이동하는 경유지)로서 크루즈 관광객들이 드나들고 있다. 부산과 인천, 제주항이 중심이며 최근엔 속초항에도 크루즈 선박이 취항했다.

이 가운데 단연 제주 지역을 경유하는 크루즈 선박이 가장 많다. 지난해 기준으로 제주항엔 총 285차례의 크루즈 선박이 다녀갔으며, 이로 인해 62만 2068명이 제주를 찾았다. 부산은 71회 16만 2967명이었으며, 인천항엔 53회 8만 8061명이 기록됐다. 수치로만 보면 전국 크루즈 관광객의 약 71%가 제주항으로 향하고 있는 셈이다.

▲ 김창선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국장이 26일 제4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에서 제주도의 크루즈 산업이 동북아 허브로 발전하기 위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제주

# 국내 크루즈 관광을 대표하는 제주 "이대론 부족해"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현재의 제주항만으로는 불어나는 크루즈 관광객을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제주신항과 민군복합관광미항을 이용해 15만 톤 급 이상의 크루즈 선박을 접안시키려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창선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26일 진행된 제4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4세션인 '크루즈관광 목적지 경쟁력 강화'에서 동북아 크루즈 허브로서의 계획을 발표했다.

김창선 국장은 "오는 2020년엔 230만 명이 제주를 다녀가고, 그로 인해 약 1조 2000억 원 수입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며 현재 제주도정이 추진하고 있는 크루즈 시장개척 상황을 설명했다.

김 국장은 "현재의 제주외항엔 크루즈가 2척만 정박할 수 있어 기항을 요청하는 다른 선사의 수용이 어렵고, 14만 톤급 이상의 초대형 크루즈선은 수용할 수 없는 상태"라고 문제점을 진단했다.

이어 김 국장은 "강정항에서 15만 톤급 크루즈 선박이 입항하더라도 선석난 문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제주외항에 10만톤 급 크루즈 1선석을 추가로 건설하고, 제주신항 개발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4선석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고 밝혔다.

또한 김 국장은 "이 외에도 면세점 쇼핑으로 일관된 크루즈 관광패턴이 단조로운 문제도 안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크루즈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을 8시간 이상으로 연장시키고 지역상권을 방문하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제4세션으로 진행된 '크루즈관광 목적지 경쟁력 강화'에서 발제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뉴스제주

# 부산과 인천, 속초도 크루즈 관광개발에 속도 박차 가해

윤재성 부산광역시 해운산업팀 팀장은 "영도 지역에 부두확장 공사가 완료되면 22만톤 급 크루즈 선박이 접안할 수 있게 돼 오는 2020년엔 220회 기항으로 약 40만 명 가량이 방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윤재성 팀장은 "특히 부산항을 기항지가 아닌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 선사를 유치하기 위해 크루즈 승객 숙박 할인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며 "현재 부산항이 모항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용역을 수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윤 팀장은 "모항 육성을 위해 관련 조례도 제정했으며, 크루즈 관광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선사와 여행사와도 적극 협력하고 있고, 기항지 맞춤형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국내 3곳의 주요 크루즈 기항지 중 아직 개발속도가 더딘 인천항에선 '골든 하버(Golden Harbor)'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김영국 인천항만공사 여객사업팀 팀장은 "기항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우선 ▲초대형 크루즈 선박이 언제든지 입항할 수 있어야 하고 ▲간편한 출입국 절차가 필요하며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국 팀장은 "인천항의 장점이 중국 천진항과 가깝고 인천국제공항이 인접해 있으나, 서울까지의 교통이 불편하고 단순한 관광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로부터 종종 컴플레인을 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팀장은 이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해 "인천에선 오는 2019년 완공 목표로 총 43만㎡에 국제크루즈터미널이 될 '골든 하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22만 톤급의 크루즈 선박이 접안할 수 있게 되며 이곳에 휴양, 레져, 쇼핑 시설을 복합적으로 갖추게 돼 굳이 서울로 갈 필요가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 제4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뉴스제주

백현 롯데관광개발 사장은 강원도 속초항을 출발지로 한 크루즈 관광상품을 올해 성공적으로 추진했다고 말했다.

백현 사장은 2세션으로 진행된 '크루즈 관광의 질적 성장과 상생'에서 이 같이 밝혔다. 백 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속초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 일본 북해도를 돌아 다시 속초항으로 돌아 온 크루즈 관광상품이다. 백 사장은 "향후엔 14∼15일짜리 노선을 구상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백 사장은 "최근엔 크루즈의 질적 성장이 화두인데, 사실 크루즈의 매력은 여러 다국적 사람들이 배에 타고 교류를 하는 것"이라며 "유럽 섬들의 연안 국가들을 돌아다니려면 원희룡 지사가 말한 것처럼 '원-패스' 통관절차가 중요한 아이디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백 사장은 "그렇게만 되면 당연히 패키지 프로그램과 FIT(개별관광객)로 크루즈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제4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중 4세션으로 진행된 '크루즈관광 목적지 경쟁력 강화' 프로그램에서 이기우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산업과장(오른쪽)이 발표자의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제주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