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감사위 감사결과에 반박한 도지사의 SNS 태도 질타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표현을 누가 한 적이 있다.
정확한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영국의 1부 프로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한 말로 유명하다.

'쓸데없는 글을 작성해 논란만 일으키고 정작 본인이 곤란해지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이다.

▲ 원희룡 지사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道감사위원의 변상금 감사결정에 대해 "부적절하다. 재심청구하겠다"고 글을 올렸었다. ⓒ뉴스제주

이 말에 긍정적임을 동의한다면, 최근 원희룡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올렸던 글이 이에 해당될지도 모를 일이다.

원 지사는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가 곽지과물해변 해수풀장 변상조치로 4억 원의 과징금을 제주시 공무원에게 물게 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며 작심한 듯 비판했다.

이를 두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의원들은 "道감사위의 위상을 떨어뜨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충홍)는 2일 제345회 임시회 제1차 회의를 열어 제주도정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 오창수 제주도 감사위원장(왼쪽)과 이상봉 제주도의원. ⓒ뉴스제주

이 자리에서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 을)은 "감사결과가 대상기관에 통보되기도 전에 언론에 알려지면서 원희룡 지사가 자신의 SNS에 재심청구를 하겠다며 글을 올렸다. 이렇게 道감사위의 감사결과에 반박하는 듯한 글을 올리면 감사위의 위상이 실추되는 것이 아니냐"며 "감사위 결과에 불만을 표시하는 건 감사위를 불신하는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오창수 제주도 감사위원장은 "감사결과에 대해선 도지사든 누구든 의견을 낼 수는 있다. 감사위에선 외부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문제가 道감사위의 독립성 지위 유무 문제로 옮겨갔다.

이 의원은 "감사위 발표가 있기도 전에 수장들은 결과를 이미 다 알고 있다는 건데 이러면 감사위 독립성이 유지되겠느냐"며 "이런 문제가 반복되면 문제가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창수 위원장은 "도민들의 우려에 어긋나지 않게 독립성을 유지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는 교과서적인 답변으로 대체했다.

▲ 손유원 의원(왼쪽)과 홍경희 의원. ⓒ뉴스제주

손유원 의원(새누리당, 조천읍)도 이 문제에 대해 따져 물었다.
손유원 의원은 "피감기관에서 추천한 인물이 임명되고 있는 것 부터가 독립성을 해치는 요인"이라며 "진정한 독립을 위해선 피감기관에서의 추천이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은 "단순히 감사과와 조사과 분리시켜 놓으면 그게 독립이 되겠느냐"며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감사직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고, 근무기간도 3년만으론 부족하다. 인사권도 독립돼야 감사위 독립성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경희 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은 "공식 발표있기도 전에 노출된 부분에 대해선 향후 어떻게 하겠다는 답변은 있어야 할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오창수 위원장은 "사전에 유출된 사례는 아니"라며 "사전 유출이라 함은 감사결과가 의결되기 전에 밖으로 알려지는 것이고, 이번 건은 의결이 있고 난 뒤에 제주시에서 의결됐으면 공식 통보하기 전에 알려달라해서 실무차원에서 알려준 정보가 흘러나오게 된 경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 위원장은 "이게 정식으로 공표되기 전까진 공개되지 않은 것이 바람직하지만 법적으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미 해당 직원들에겐 엄중하게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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