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성명서

백남기 농민 청문회 개최를 즈음하여

오늘 국회에서 백남기 사건 청문회가 개최된다. 사건이 발생한지 304일 만에, 청문회를 요구한지 7개월 만에 개최된다. 늦게나마 청문회가 열린 것은 다행이다. 국회는 이 사건의 시점부터 최종 정리까지 한 치의 의혹 없이 밝혀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은 이 사건 발생 이후 끊임없이 대통령사죄, 철저한 조사.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등을 요구해 왔다. 가해자가 너무나 명백한 사건이기에 이렇게 긴 기간을 거리에서 보낼 것이라 생각도 하지 못했다. 경찰의 물대포 직사 살수에 의한 백남기 농민 살인미수 사건은 철저한 검찰 조사만 이루어지고, 그 책임자들이 처벌받는다면 청문회는 굳이 필요 없는 요식행위이다.

이 사건은 불의한 공권력이 한 시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살인미수 행위’임이 명백하다. 우리는 불의한 정권하에서 ‘공권력’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무수한 위법을 보아왔다. 공공의 목적하에 이루어져야할 정당한 국민의 무력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온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권력의 촉수가가 되어 국민을 탄압하고, 억압하고, 심지어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를 스스럼없이 자행함에도 한 치의 부끄러움이 없는 현실이 ‘헬조선’ 대한민국인 것이다.

우리는 지난 303일 동안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투쟁을 전개하며 오늘까지 왔다. 오늘 개최되는 청문회는 여야 국회의원들의 협치의 결과물이 아니다. 오로지 백남기 대책위의 투쟁의 온 기운이 모인 것이며, 특히 전국여성농민회원들의 새누리당 단식농성과 전국농민회총연맹과 가톨릭농민회의 더불어민주당 점거·단식농성의 결과이다. 이것이 시사 하는 바는 이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우리의 주도성과 힘을 기반으로 만들어 질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백남기농민이 쓰러진 지난 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는 이 땅 민중의 생존과 민주주의를 위해 분연히 일어선 정의의 봉기였음을 다시 한 번 확신한다. 또한 민중이 가는 길을 차벽과 물대포로 막아선 부정한 정권의 패악을 역사는 반드시 지워지지 않는 글귀로 쓰여질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전농제주도연맹은 10월 22일 제주민중대회와 ‘쌀값 대폭락 박근혜정권 퇴진 투쟁’으로 전열을 정비하고, 11월 12일 전국농민대회, 2016 민중총궐기로 매진할 것이다. 그 길이 백남기농민의 한을 풀고, 박근혜정권을 끝장내는 길임을 잘 알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16년 9월 12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 현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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