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성균 제주도의회 교육위원장

2년 전, 치열한 고민속에 교육현장을 35년 11개월이나 누볐던 한 퇴직 교장선생님의 마지막말은 “학생만을 바라보는 선생님이 되고자 노력했다”였다. 그 간절한 고백은 퇴직 후에도 그를 ‘아이들만 바라보는 길’을 걷게 하고 있다.

2016년, 강성균 의원(교육위원장)은 여전히 제주교육 최일선에 서 있다. 그냥 서 있는게 아닌 바지런한 의정활동으로 제주교육의 한 축을 담당해내고 있다.
 
그의 왕성한 활동은 10대 의회 들어 추진한 7건의 조례 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추진한 조례를 면면히 들여다보면 내용은 더 알차다.
 
그는 읍면 학교와 다문화가정․장애학생의 교육력 제고 및 학교 비정규직 문제에 이르기까지 교육약자를 위한 정책 개발에 앞장서 교육기반 환경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바지런함과 따뜻한 마음은 교육위원장으로서 임기 후반기를 시작하는 그의 행보를 더욱 주목하게 한다.
 
<뉴스제주>는 강성균 교육위원장을 찾아가 제주교육의 현안을 짚어보고, 교육위원회 후반기 의정 방향도 가늠해보았다.
 
 ▲강성균 제주도의회 교육위원장. (제주시 애월·한림읍·한경·추자면·노형·연·외도·이호·도두동) ⓒ우장호 기자
 
■ 제주도의원직 임기도 벌써 반환점을 돌고 있다. 지난 2년을 되돌아 본다면
 
지난 2년은 도민사회에서 유래없이 ‘교육’에 대한 논란과 관심을 끌었다. 긍정부정을 떠나 도민들이 제주사회의 뜨거운 교육열을 반영하듯 논란의 중심에 섰고, 이에 따라 교육의원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집행부를 향한 감시와 견제 기능이 강화됐던 시간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교육위원장으로서 후반기 임기를 보낸다. 임기말 즈음엔 지방선거도 기다리고 있다.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우선 임기 내에 교육위원장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고자 한다. 각종 교육 현안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주교육의 방향타를 제대로 잡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제주교육의 한 축으로서 제 기능을 다하고자 한다.
 
특히 교육감의 공약사업 추진과 관련하여 공약의 타당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해 나가며, 무엇보다 소통 중심의 교육행정이 되도록 할 것이다.
 
의정활동이 가장 중심이 돼야 하며, 차기 지방선거는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 강 위원장께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조례 제정 실적이 7건에 이르는 등 아주 의욕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성과는 무엇이었는지 소개 해달라
 
우선 교육약자의 교육력 회복에 중점을 두어 다문화가족 학생의 교육 지원조례를 비롯해 장애평생학습관 설립을 제안했고, 비정규직의 처우개선에 앞장섰다. 또한 교육환경에 있어 안전 최우선으로 하여 현장체험학습의 학생안전관리 조례를 제정했고 시설물 안전관리조례 제정을 추진 중에 있다.
 
특히, 학생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진로교육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학생의 진로탐색과 진로에 대한 인식 등을 높이도록 했고, 중학교 공동학구제와 읍면으로 통학하는 동지역 학생의 통학비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 교육부가 내놓은 민간위탁형 공립 대안학교 설립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전국 25개의 대안학교가 있는데, 6개 공립형 대안학교 중에 2개교는 다문화학교이며 위스쿨학교 3개교를 제외하면 부적응학생을 위한 공립대안학교는 단 한 개교에 불과하다. 여기에 문제아 학교라는 낙인이 찍힐 것을 우려한 학부모들이 자녀를 보내는 것을 꺼려하면서 대부분 정원 미달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대안학교 설립이라는 단기처방만 하고 다른 정책처럼 학교 운영을 전적으로 교육청에 미룰 경우, 학교 운영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아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교사들의 헌신으로 태도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그것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사실상의 성공모델을 접해 본 적도 없기에 우려하는 바가 큰 상황이다.
 
▲강성균 제주도의회 교육위원장. ⓒ우장호 기자
 
■ 교육의원으로서 현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의 정책들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싶나. 이석문 교육감의 지난 2년도 평가해달라
 
교육변화를 위한 정책과 교원들이 교실에 집중하는 구조를 만들어 내도록 하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만, 정작 새로운 교육체제에서 공약을 이행하려고 조바심을 가진 결과, 교육당사자들과의 소통이 부족하여 일방통행식의 교육행정을 펼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고 있다. 특히 아이들의 미래준비를 위한 고민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서 아쉬움을 갖고 있다.
 
새로운 교육정책을 시행할 때마다 한바탕 논란을 거쳤다는 점에 대해서는 교육감이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 배제된 상태에서 성급하게 새로운 정책을 먼저 발표해 버렸을 뿐, 절차도 제대로 이행이 안 된 결과 논란의 단초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 강성균 의원께서 교육위원장이 되면서 일각에서는 보수와 진보의 아이콘이 만났다는 평가도 있다. 도교육청과의 관계에서 강 위원장의 강한 드라이브를 예측하기도 한다
 
교육을 보수와 진보로 나누기 보다는 교육철학의 문제라고 봐야할 것이다. 결국 아이들의 미래를 얘기할 때에는 보수나 진보의 논의는 무의미할 뿐, 교육 패러다임의 이해에 따른 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효과적으로 준비하는데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취해야 한다. 게다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기조를 지킨다는 점에서 특정 정파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다만, 저는 교육을 이야기할 때 언제나 아이들을 먼저 놓고 시작한다.
 
그러기에 교육당국이 아이들을 배제하고 교육 당사자들을 외면했을 때에는 강하게 맞설 수 밖에 없다.
 
특히 교육계 내부만의 닫힌 교육이 아니라 도민 전체의 열린 교육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갈등의 소지를 없애고 소통을 통한 대화와 설득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교육의원 제도가 다시 논란이 되는 모양새다. 제주특별법 개정 요구와 맞물린 해프닝인가 아니면 논의가 필요한 부분인가
 
일부 편협된 사고의 소산이지만 한 마디로 제주교육을 부정하는 참으로 우려스러운 이야기다.
 
헌법에 엄연히 교육의 전문성과 자주성, 정치적 중립성이 명시돼 있다. 이를 근간으로 교육자치가 존립한 것이고, 특히 제주는 전국의 선도적 모델로서의 교육자치를 이행하고 그 중심에 교육의원제도가 있는 것이다.
 
또한 제주교육의 발전에 기여한 바 역시 크다.
 
타 시도를 얘기할 것도 아니며, 도의원 선거구의 문제를 풀기 위하여 교육의원제도 존치를 운운한다는 것 자체가, 도민의 손으로 한 표를 행사하여 교육계의 대표로 내세우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오히려 타 시도에서는 제주의 선행 모델을 중심으로 교육자치의 모델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 제주는 타·시도보다 자유학기제 도입이 빨랐다. 그러나 충실히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유학기제의 올바른 시행에 대한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자유학기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입시 위주의 교실을 학생 중심으로 변화시켜 입시에만 매달려온 학생 스스로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자기 주도적 공부와 함께 창의성을 지닌 인재로 육성하자는 데에 있다.
 
2013년 한라중과 서귀중앙여중이 연구학교로 지정운영 돼 주목을 받았는데, 시범 실시 1년 만에 2014년도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내 모든 중학교에서 시범 실시됐고 작년에는 전국으로 전면 확대 시행됐다.
 
올해 3년째 맞이하는 도내 자유학기제는 45개 중학교에서 1학년 2학기에 본격 시행되는데, 올해 중학교 1학년의 경우 고입 선발고사 폐지의 원년 세대라는 점에서 자유학기제 시행의 실효성을 증거할 수 있는 학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대체로 학교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지만, 1학년 1학기 교과성적이 상대적으로 중요했고, 학업 흐름 단절과 그에 따른 학력 저하의 문제, 상급 학년과의 연계성 문제, 이로 인한 사교육 과열의 문제는 물론, 일선 교사들의 관련 업무의 폭주로 인한 어려움 등, 자유학기제가 연착륙하려면 과제들이 쌓여 있는 상황이다.
 
■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알파고의 시대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얘기할 때에 갖추어야 할 덕목은 전문성과 관계성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키우고 좋은 인성을 갖추는데 교육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 그간의 칸막이들을 다 걷어내고 열린 공간으로서의 교육이 돼야 한다.
 
열린 제주교육의 토대 위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보이는 시원한 제주교육을 이루는 길에는 갈등을 없애고, 모두가 동반자의 자세를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한가운데에서 도민 여러분이 만들어주신 교육위원회는 도민의 목소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늘 보내주시는 성원과 채찍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도민 여러분의 요구에 적극 부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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