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리 서귀포시 주민복지과

▲ 윤미리 서귀포시 주민복지과. <사진=서귀포시 제공>
최근 벨기에에서 19세 청년이 공원에서 아사상태로 발견되는 일이 있었다.

부모로부터 유기되어 청소년보호시설에서 자라온 청년은 취업도 되지 않고 생계유지도 어려웠지만 복지제도의 테두리 바깥에서 고독하게 생을 마감해야했다. ‘궁핍과 외로움 속에 살고 있는 낙오자들이 많지만 우리는 적절히 지원하기보다는 잘라내기에 급급했다.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는 벨기에의 청소년단체 종사자가 올린 공개서한을 시작으로 장례비가 모금되어 청년의 장례식이 무사히 치러질 수 있었지만 청년의 목숨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대한민국의 1인가구는 전체가구의 2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발적인 독거가구도 있겠으나 분명 가족으로부터 유기되어 홀로 살아가는 취약계층도 다수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통계는 고독사가 이제 뉴스에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가까운 이웃 또는 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추석과 같은 명절이 다가오면 그 쓸쓸함은 더해가지만 도움의 손길은 여전히 부족하게만 느껴진다.

서귀포시에서는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2015년 7월부터 개편된 맞춤형 급여(기초생활보장)제도 정착에 노력하고 있으며 읍면동에 전담복지 팀을 신설하여 취약계층 발굴에 힘쓰는 복지허브화 사업을 추진중이다. 또한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민간자원 발굴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좋은 제도와 시스템도 시민들의 참여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는 하는 사람인가 고민하다보면 이미 시기를 놓치게 된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것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해서 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재능이 있다면 재능기부를 통한 나눔활동도 힘이 되는 것이고 그러한 재주가 없어도 홀로 사는 이웃어르신께 손녀처럼 말벗을 해드리거나 즐겁게 노래를 부르는 것도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일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관할 주소지 읍․면사무소 및 동주민센터에 서비스 지원을 요청하는 것도 큰 힘이 된다. 평범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으니 주저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는 옆집에 사는 이웃과 인사하는 것이 어색하게 되어버린 세상이지만 혹시 나의 무관심으로 인해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이웃이 있지는 않은지 좀 더 관심을 갖고 주위를 돌아보는 9월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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