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태풍 피해 대비 만전 ‘헛구호‘ 그쳐

제주를 포함해 한반도에 물폭탄을 몰고 올 태풍이 북상 중임에도 행정에서는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한반도로 북상 중인 제18호 태풍 '차바(CHABA)'는 4일 오후 현재 최대풍속이 초속 47m 이르는 강풍을 동반하고 있으며, 5일 새벽을 기해 제주지역을 관통한다.

제주도가 태풍의 직접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제주도정은 태풍 피해 대비에 만전을 기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런데도 제주시정에서는 태풍 북상을 앞두고 한 시민이 제기한 민원에 대해 ‘탁상행정’으로 대처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한 시민은 고압선 매설 설치와 관련해 민원을 제기했다. 이 시민에 따르면 제주시내 한 호텔에서 주택가 인근에 고압선을 매설하는 공사를 하고 있으니 매설이 적법한지, 설계도면상의 문제는 없는지, 또 전자파 발생 등 감전의 우려가 있으니 확인해 달라며 민원을 제기했다.

▲ 제주를 포함해 한반도에 물폭탄을 몰고 올 태풍이 북상 중임에도 행정에서는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뉴스제주

그러나 담당 공무원은 현장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고압선 매설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압선 맨홀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데 알고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제주시청 건축과 담당 공무원은 "모른다"고 답했다.

태풍이 북상하고 있음에도 맨홀은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맨홀 위로 석재가 덮혀 있긴 하지만 비바람에 의해 충분히 무너져 내릴 수 있는데다 고압선의 경우 전기가 새어 나와 맨홀에 닿게 되면 감전을 일으킬 수 있고,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전자파 발생과 함께 감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제주시정은 강 건너 불구경 하고 있다. 담당 공무원은 그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현장 확인은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장이야 뭐 매일 제기되는 부분이니까. 공사현장인데 사람이 그 곳에 통행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답했다. 공사현장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어 "해당 공사 현장은 주택가와 밀접해 있어 어린 아이들 또는 청소년들이 드나들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담당 공무원은 "공사현장을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맨홀과 관련해 위험이 있으면 공사현장에 전화해 처리(시정 요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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