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스러웠던 새벽, 태풍 차바로 제주는 아수라장
1명 실종, 어선 전복, 신호등 및 가로수 쓰러지는 등 곳곳 피해 발생

道, 태풍 '차바' 피해상황 속속 집계 中 긴급복구 나서

▲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부서진 한 주택의 베란다 창틀. ⓒ뉴스제주

5일 새벽, 제주를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CHABA)'의 위력이 지난 태풍 '나리'와 다를 바 없었다.

제주 고산 지역엔 최대풍속이 무려 56.5m/s에 달하는 초강풍이 불어닥쳤다. 제주시에도 47m/s의 강풍이 불면서 제주도내 곳곳에 큰 피해를 발생시켰다.

성산 지역에도 초속 30.4m의 바람이, 윗세오름에도 34.6m/s의 강풍이 불었다. 서귀포 지역은 22.3m/s로 그나마 약했다. 허나 20m/s의 바람도 굉장히 위력적인 강풍이다.

제주 곳곳에 기록적인 폭우도 쏟아졌다.
제주시 저지대엔 175.1mm의 비가 내렸지만 용강 지역엔 400mm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서귀포시에도 289.1mm, 김녕엔 244.5mm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윗세오름엔 무려 624.5mm나 내렸다.

한라산 계곡에서부터 차 흘러 내려온 물은 곳곳의 하천을 넘치게 만들었다. 특히, 제주시 용담 한천 지역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 지역의 한천이 10여 년 만에 또 다시 범람하면서 인근에 주차돼 있던 40∼50대의 차량들이 휩쓸려 내려갔다.

▲ 노형 드림타워의 타워크레인이 휘어져 위태롭게 건물에 걸쳐져 있다. 이에 6개 동 8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뉴스제주

노형 드림타워 공사장에 세워져 있던 타워크레인이 휘어져 위태롭게 걸쳐져 있으며, 서귀포시 하예 포구에선 선박 1척이 전복됐다.

다행히 사망 등의 큰 인명피해는 아직까지 발생하진 않았으나 1명이 실종된 상태다. 이날 오전 7시 40분께 제주항에 정박 중이던 어선에서 안전조치 중이던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1명이 바다로 추락해 이 시각 현재 해경과 소방 당국이 수색을 벌이고 있다.

정전은 약 5만 1000여 가구에서 발생했다. 현재까지 3만 2000여 호가 복구 조치됐지만 조천읍 등 읍면 지역은 아직 복구 중에 있다. 유수암과 애월, 월산, 조천, 도련 등 5개 정수장은 한전선로 고장으로 정전돼 단수됐다.

강풍으로 태양광 시설이 설치된 지역도 곳곳에서 파손이 발생했다. 특히, 제주에너지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홍보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상당수가 이탈됐다.

▲ 이번 태풍 차바의 강력한 위력에 제주에너지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홍보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들 상당수가 이탈돼 있다. ⓒ뉴스제주

또한 태풍의 영향으로 바닷길(8개 항로 전 노선)은 진작에 막혔으며, 이·착륙 항공편은 5일 오후 1시까지 36편의 모든 항공기가 결항됐다. 이에 공항공사 제주본부는 임시증편과 정기편 여유좌석으로 분산 수송할 예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피해상황 복구를 위해 동원 가능한 인력과 장비 등을 현장에 투입해 신속하게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道 관계자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 시 반드시 10일 이내에 읍·면·동에 피해신고를 접수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현재 태풍 차바는 부산 동남동쪽 약 20km 부근 해상에 위치해 있다. 중심기압이 여전히 970hPa의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시속 41km의 속도로 동북동진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5일 제주도는 태풍 차바의 영향을 받다가 오후에 점차 벗어나 낮에 갤 전망이다.

허나 제주도 전 해상과 남해서부 먼 바다에 태풍특보가 아직 발효 중이어서 5일까지는 전 해상에 매우 강한 바람과 높은 물결이 일어 항해하는 선박은 주의해야 한다.

서귀포시 지역에선 무려 5.1m의 파고가 기록됐다. 마라도엔 3.9m 높이의 파도가 일었으며, 제주항에도 3.8m의 이례적인 높이의 파도가 밀어닥쳤다. 우도에도 4.0m, 김녕엔 5.1m의 파고가 일었다.

▲ 초속 50m를 넘는 강풍으로 공사장 입간판이 엿가락처럼 휘어져 쓰러졌다. ⓒ뉴스제주
▲ 태풍 차바가 동반한 강풍으로 가로수가 쓰러져 있는 현장. ⓒ뉴스제주
▲ 제주특별자치도는 태풍 피해 상황을 수시로 집계하면서 복구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뉴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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