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영 의원 "보고서 엉터리로 만들어 놓으니까 신뢰 못받는 건 당연"
국토부 관계자 "용역진 해명 들어보니 단순 표기 실수, 오타였다" 해명

제주 제2공항 최종 연구용역 보고서에 기입된 기상 데이터의 출처가 잘못됐음이 드러났다.

안호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에 의해 명백한 오류임이 지적되자,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오타였다"고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보고서 내용 자체엔 이상이 없다고 항변했으나 의혹을 해소하진 못했다.

▲ 제주특별자치도를 대상으로 한 2016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가 7일 진행됐다. 안호영 의원(사진)은 제2공항 최종보고서에 기재돼 있는 기상데이터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공신력 문제를 감추기 위해 일부러 잘못 기입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뉴스제주

안호영 국회의원은 7일 제주서 진행된 2016년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위원장 조정식) 국정감사에서 '제2공항'과 관련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안호영 의원은 "제2공항 최종보고서에 나타난 오류 중 가장 심각한 건 '기상 평가'에 대한 것"이라며 "예상부지 31곳의 데이터 중 오로지 정석비행장만 기상청 자료가 아닌 정석비행장 측에서 내준 관측 자료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제2공항 최종보고서 209쪽에 제주지역의 연간 안개일수 데이터가 게시돼 있다. 제주권 16일, 고산권 28일, 서귀포권 23일, 성산권 12일이다. 허나 유독 정석비행장만 33일로 가장 많다.

안 의원은 슬라이드에 띄운 도표를 가리키며 "안개 기상일수를 보면 제주 고산에서 성산 방향으로 가면서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유독 정석비행장에서만 갑자기 늘어난다. 성산보다 3배나 차이나는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안개일수 자료가 기상청 자료가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정석비행장에 자체 관측장비가 있어 그곳에서 관측된 자료를 활용했고, 그 외 지역에선 기상청 자료로 비교했다"고 답했다.

정석비행장의 안개일수가 많으면 공항입지로서 저해 요건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그러면 정석비행장 측에서 준 자료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있겠느냐는 당연한 의문이 따른다.

안 의원은 최종보고서 내용을 들이대며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내보였다.

안 의원은 "답변대로라면 기상자료 출처에 정석비행장이라고 돼 있어야 하는데 국토부에 제출된 최종보고서엔 성산기상대 자료를 인용한 것이라고 적었다. 자료 출처가 서로 안 맞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국토부 관계자는 "안개일수가 많은 건 한라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 기상이 안 좋다"며 "자세한 건 나중에 따로 설명드리겠다"며 논란의 확대를 경계하려 했다.

안 의원은 "정석비행장 자료로 쓰면 공신력에 문제가 될 것 같아서 기상청 자료였다고 쓴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용역을 수행했던 기관에 확인해보니 정석비행장의 경우는 거기서 관측된 자료로 쓴 것이 맞다. 보고서에 기입된 건 단순 오타"라고 해명했다.

이에 안 의원은 "저도 제2공항이 조속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입지선정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다뤄져야 주민들도 동의할 텐데 이러니까 주민들도 계속 항의하고 있고 신뢰를 잃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의혹이 있다면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의원은 "제2공항 건설이 시급하다지만 그 절차에서 납득이 돼야 한다. 원희룡 도정이 수립한 제주미래비전에도 사회적 합의를 거치도록 돼 있는데 주민들은 의견수렴 거치지 않았다고 항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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