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립제주박물관서 제주교육 현안 토론회 열려
고입제도 보완 두고 교육계와 학부모 측 입장 팽팽

▲ 11일 오후 3시 국립제주박물관에서 ‘2016 제주 교육 현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뉴스제주

제주교육 대표적 현안으로 떠오른 고입선발제도폐지와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문제를 두고 교육가족 구성원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이미 2019년 폐지로 가닥이 잡힌 고입 선발고사 폐지 문제를 두고 여전히 뜨거운 갑론을박 논쟁이 이어졌다.

11일 오후 3시 국립제주박물관에서 ‘2016 제주 교육 현안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김지훈 JIBS 취재부장을 좌장으로 김순관 도교육청 교육국장, 강성균 도의회 교육위원장, 김황국 도의회 부의장, 김민호 제주대 교수, 고호진 제주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부회장, 문종태 제주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부회장이 참석, 열띤 토론을 벌였다.

우선 도교육청 김순관 국장이 고교 선발제도 폐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성적중심주의시대가 아닌 알파고 시대를 준비해야 된다. 경쟁중심 문화를 바꿔야 된다. 올해 초 다보스경제포럼에서 현재 60퍼센트 직업이 미래에는 없어진다는 말이 나와있다. 새로운 미래의 대비가 필요하다. 도교육청은 정답이 없는 교육에, 정답을 찾아가는 교육을 하고자 한다. 학교현장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자유학기제가 변화의 시작 가운데 하나다. 부단한 성찰을 통해 자유학기제를 학교현장에 안착시키려고 노력중이다. 대입입시제도에도 커다란 변화가 있다. 수시가 큰 비율로 확대되고 있다”며 성적 중심의 고교선발제도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호진 제주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부회장은 “일부 학부모님들은 폐지에 대한 결사적인 반대 입장을 토로하고 있다. 어떤 학부모들은 중학교 지원 후에야 고입제도폐지를 발표한 것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다. 제주교육의 희망을 보여줘야 하는데 교육감이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교육감의 선거 캐치프래이즈가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인데, 이 제도로 아이들의 희망이 꺾일 판이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질 것이다. 시험을 보지 않음으로써 학업 수준이 떨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특히 고 부회장은 “특단의 대책이 없는 교육감께서 결정사항을 그대로 진행된다면 헤아릴 수 없는 우리 아이들의 포기가 있을 것이다. 그 약속, 공인으로서 책임지고 지켜달라. 우리 아이들은 인생 두 번 살지 않는다. 한 번 산다. 아이들을 실험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고호진 제주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부회장, 김순관 도교육청 교육국장, 강성균 도의회 교육위원장, 김황국 도의회 부의장, 김민호 제주대 교수, 문종태 제주시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부회장. ⓒ뉴스제주

김민호 제주대 교수는 도교육청의 입장에 섰다. 그는 “고입선발고사 폐지는 제주도내 고교 30개중 동지역 8개 지역의 변화라고 말하는 게 정확하다. 왜 옥신각신하는가, 제주사회에서 시내 8개교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 때문이다. 대학가는데 유리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위상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열심히 하던 안하던 제주대학교 가서 다 만나더라. 그래서 시내권 학교 가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고교평준화 시행은 서열화 깨뜨리기 위해서다. 제주학교들은 서열화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학기제와의 연계성과도 마찬가지다. 학업 의욕을 상실한 아이들이 활동중심 학습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고입선발제도를 가지고 있다면 다시 고입선발준비를 해야된다. 질을 높이는 근대적인 흐름, 성적 몇점 올리는 것보다 탈근대적인인 목적에 집중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고입선발고사 폐지 발표)물론 시행시기와 관련, 학생들이 중학교 입학 후에 발표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황국 부의장은 “학교별로 내신을 관리하기 위해 시험을 본다. 문제를 쉽게내는 학교와 어렵게 내는 학교 차이가 분명히 난다. 상대방 학교와 객관적 평가가 안된다. 읍면학교같은 경우 내신관리가 아주 유리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 소위 말하는 8개교에 들어오려고 하다보면 읍면지역학교는 공동화 위험이 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성균 교육위원장도 “경쟁이 죄악시 되고 있다. 경쟁에서 우리 아이들을 구출하기위해서 선발제도를 폐지하고 있다. 미래에 현재의 60%가 넘는 직업이 없어진다면 미래의 어떤 직업을 위해서 우리 아이들이 준비해야 되는 지에 대해선 한마디도 없다. 그저 방법이 잘못됐으니 바꾸자 바꾸자 하고 있다”며 도교육청의 일방통행을 꼬집었다.

강 위원장은 “나는 교육에 30년 넘게 종사했다. 나의 30년 결론은 ‘평가 없으면 학교교육은 부실해질 수 밖에 없다’이다. 그래서 평가가 있는 것이다. 선발고사 폐지는 3학년때 역전할 수 있는 기회도 빼앗는다”고 말했다.

이어 “왜 그렇게 집필고사를 없애려고 하는가. 다만 남을 죽이는 공부가 아니고, 서로가 잘 사는 공부를 하자는 것이다. 폐지하면 불보듯 뻔한 결과는 내신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시험이 쉬워지게 된다. 교육청이 말하는 것과 반대현상이 생기게 된다”고도 말했다.

이에 김순관 국장은 “고등학교 가는 목적이 무엇인가. 꿈 행복 아닌가”라고 물으며, “학력이 떨어진다고들 하는데 시뮬레이션 결과 읍면 학교와 동지역과 학력차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내실화 과정도 돼 있다. 읍면지역 학교에서 서울대학교 들어간다. 전부 동지역에서 떨어진 학생들이다. 표선과 성산 지역에서 학업중단자가 한명도 없다. 고등학교 가는 게 목표인가. 대학도 목표”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토론 주제였던 학교 우레탄 트랙 운동장 논란은 앞선 고교선발제도 폐지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다만 강성균 교육위원장은 “우레탄 유해성 문제 말고도 다목적 강당, 교실의 칠판·분필,책상 유해성, 전자파의 문제 등이 앞으로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며, “교육청이 문제가 터졌을 때 대응하려고 하지 말고 안전만큼은 사전에 대응해달라 주문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지진의 문제가 우리에게 닥쳐 있다. 내진설계가 돼 있는 학교건물이 거의 없다. 이런 문제부터 대응을 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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