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뉴시스】홍찬선 기자 =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을 1:0 으로 패배하고 돌아온 울리슈틸리케 감독이 13일 오후 인천공항에 입국해 신태용 코치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16.10.13.

경기 후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들은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을 하기는 했지만 세바스티안 소리아(카타르)와 국내 공격수들을 비교한 것과 국가대표팀 감독직과는 맞지 않는 때 아닌 유소년 시스템 지적 등은 듣는 이들을 어리둥절케 하기에 충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 원정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한 번 높은 수위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자신을 겨냥한 경질설을 두고도 거침없이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지난 12년간 A대표팀 감독으로 몇 명이 있었는지 아는가. 10명이다. 평균 재임기간이 15개월 밖에 안된다"면서 "감독을 새로 선임해 무엇을 얻었는지 생각해야한다. 이것이 당장 선수단의 경기력 발전과 K리그의 발전으로 이루어질지 등을 생각해 봐야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슈틸리케 감독은 "당장 내일이나 모레 나가라고 한다면 나는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고 나가면 된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생각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몇 차례의 실패와 평소답지 않은 거친 말들로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이 최고조에 달해있지만 이를 근거로 대한축구협회가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두지는 않을 전망이다. 2승1무1패(승점 7)라는 지금의 성적이 그리 나쁘고 보기 어려운데다 이런 방식의 교체는 불필요한 혼란만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우즈베키스탄(승점 9)전에서 패한다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지고 같은 날 선두 이란(승점 10)이 시리아를 꺾으면 러시아행 직행 티켓 확보를 위한 2위와 한국의 격차는 5점으로 벌어진다.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마다 심심찮게 나오는 '망신을 당할 바에는 차라리 월드컵에 나가지 않는 것이 낫다'는 끔찍한 농담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슈틸리케 감독에게 우즈베키스탄전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봐도 무방하다. 우즈베키스탄전에 패하면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할 날은 더 이상 없을지도 모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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