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2공항 성산읍반대위 오신범 홍보차장

[기사수정 2016. 10.16 20: 40]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제2공항의 민영화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제주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곧바로 원희룡 지사가 사태 수습을 위해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못미더운 눈치다.

국정감사에선 일부 국회의원이 원 지사 보고 "말 바꾸기가 아니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원 지사는 "당시엔 국토부가 제2공항 건설 추진을 놓고 확실한 입장을 보이지 않아 정부 압박용으로 말했던 것일 뿐, 결단코 공항시설에 민자가 투입되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허나 공항 주변 시설에 대해선 민자 투입을 염두해 두고 있다고도 밝혔다. 공항복합도시를 건설하기 위해선 필요하다는 논리였다.

여기에 원 지사는 "물론 공영개발을 원칙으로 한다"며 민심을 달래려했다.
공영개발로 이뤄진다해도, 민자가 투입되면 과연 원 지사의 발언대로 지역주민의 이익을 어떻게 최대한으로 담보해 낼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이처럼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이 점차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제2공항과 관련해 절차적인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최근 국회를 방문했다. 이에 <뉴스제주>는 제2공항 성산읍반대위 오신범 홍보차장을 만나봤다.

▲ 제2공항 성산읍반대위 오신범 홍보차장. ⓒ뉴스제주

# 지난달에 성산읍 반대위에서 '제2공항 사전타당성 연구용역'에 대한 부실용역 설명회를 진행했던데...

지금까지 도민사회에서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 용역에서 절차적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다. 실제 추석 전 원희룡 도정의 평가를 위해 한 매체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투명한 정보공개와 주민과의 소통 강화가 47.9%, 입지 재검토가 25.3%. 조기완공 역량 집중이 16.7%로 일방적으로 제주 제2공항을 밀어부치는 원희룡 도정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이에 비해 이번 사전타당성 용역의 부실문제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부실용역설명회를 개최했다. 그 동안 우리 반대위 차원에서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타당한 근거를 통해 이번 용역의 부실에 대해 알리려고 노력했다.

이번 부실용역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주민들이 용역의 문제점을 조사하고 밝혀야 하는지, 그리고 일각에서는 대안까지 내라고 하는데 왜 우리가 대안까지 내야하는가? 우리 사회가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들이 바뀌고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부실용역이라 확신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무언가

이번 입지의 원래 명칭은 신산-2이다. 2012년도에 있었던 신산해안지구와는 전혀 다른 입지다. 신산해안지구는 이번 용역에서 신산-1이라고 볼 수 있다. 언론에서 그리고 제주도민들은 처음에 이곳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온평, 신산, 난산, 수산1리가 포함된 신산지구라고 밝히자 언론에서 왜 온평리가 가장 많이 포함된 입지인데 신산지구냐는 문제제기가 있었고, 이후에 성산읍지구라는 이름으로 바꿔 버렸다. 그런데 이게 우습게 되어 버렸다. 31개 입지 가운데 이곳만 읍 이름을 가지고 나머지는 전부 마을이름을 가진다. 성산읍에도 신산, 난산지구가 31개 후보지로 존재하는 웃긴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게 성산읍 예정지구로 이름도 일방적으로 바꾸어 놓고, 우리 반대위 대책위 이름을 가지고 뭐라 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라고 하는데, 3개 마을이 어떻게 성산읍을 대표하느냐는 말들이 있었다. 우리가 말하는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성산읍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 제2공항 성산읍 예정지구를 반대하는 위원회이다. 이 점 우리 도민들이 명확히 알았으면 좋겠다.

제주도에서는 성산읍 예정지구로 이름을 바꾸어 놓고 성산읍 지역을 대상으로 예비타당성 이후에 주민의견 수렴기구를 만들겠다고 언론에 나온 적이 있다. 이름을 일방적으로 바꿔서 성산읍 지역을 대상으로 주민의견 수렴기구를 만들겠다는 것은 성주 사드 배치 관련해서 경북 사드배치로 바꾸어서 성주가 아닌 경북을 대상으로 주민의견 수렴을 하겠다는 것과 같다.

# 제주공항 확장안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던데...

이번 용역에서 제주공항 확장안을 2페이지로 끝내 버렸다. 반면 신공항 건설을 용역했던 2012년에는 제주공항 확장안에 대해서 이격거리 별로 4개안을 도출했었다.

IEAO 9개 평가항목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평가했다고 이번 용역팀은 말했다. 그런데 이번 용역에서는 공사비와 환경성만 다뤘다. 나머지 7개 항목은 검토도 안했으며 제주 제2공항안과 제주공항 확장안 사이에 비교검토도 없었다. 과업지시서 대로 안 한 것이다.

2012년 제주공항 확장안과 이번 용역에서 제주공항 확장안에 대해서 똑같은 이격거리를 가지고 비교하면 공사비는 2012년도 5.6조원 이번 용역은 9.6조원 운항횟수는 2012년 경우 연간 34.4만회, 이번 용역 안은 29.9만회로 나와 있다.

이번 연구용역이 2012년 연구용역에 비해 공사비는 더 들고 효율은 더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2012년 당시에는 국제유가가 최고조였다. 150$ 근처까지 갔던 상황에서 2012년도가 전체적인 원자재가 상승해서 공사비가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그 외에 지적했던 문제점은?

정석비행장과 관련해 용역진이 지난해 해명한 것이 아직도 납득이 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키웠다고 본다.

용역진의 해명자료를 보면 2단계 평가에서 10점 척도법에 의해 등간격으로 점수화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평가점수를 보면 등간격으로 점수를 평가한 항목이 한 군데도 없다.

오히려 평가항목에 대해 기본적인 통계를 분석해 보면 정석비행장이 높은 점수를 받으면, 다른 입지 평가 점수도 높게 받게 했다. 반대로 정석비행장이 낮은 점수를 받으면 상대적으로 다른 입지와 점수 차를 크게 주었다. 이 통계대로라면 정석비행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 그렇게 해서 정석비행장 안개일수를 두고 말이 많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

정석공항 안개자료를 허위 인용했다.

제주 지역에 가장 안개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서쪽인 고산지역인데 정석공항으로 만들어 버렸다. 우리가 이 문제를 제기하자 용역진은 정석비행장 안개자료는 정석 측에서 준 자료임을 실토했다.

제주도 안개자료를 반대위에서 자료를 조사했고, 전문가를 통해서 의견도 교환했다.
제주도 안개 특성은 주로 중국 남쪽 육지지역이 따뜻한 공기와 바다의 차가운 공기가 만나서 발생한다. 이 안개가 서쪽으로 이동하고, 육지와 만나면 사라진다. 그래서 제주지역에선 서쪽인 고산지역이 안개가 많다.

우리나라 공항의 안개 정보를 보면 서해안 인근에 있는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이 안개가 많다. 반면에 제주공항과 울산공항은 안개가 적다. 특별하게 내륙에 있는 청주공항이 안개가 많은데 청주공항 인근에는 큰 호수가 있다. 이 때문에 안개가 많이 발생한다.

정석비행장은 안개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입지 중의 하나다.
내륙에 위치해 있고 주위에 호수도 없다. 한라산에 올라가면 꼭대기에서 안개를 자주 보곤 한다. 그런데 이건 안개가 아닌 구름이다. 우리가 비행기 타고 내릴 때 자주 보곤 하는 안개가 아닌 구름이다. 정석비행장은 해발 350m정도다. 정석비행장에는 이런 구름도 가능성이 낮다고 기상전문가를 통해 말씀을 들었다.

이번 용역보고서는 정부의 공식적인 기상청의 자료를 허위로 인용해 정부 연구보고서에 실었다. 그 자료를 통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정부예산에 기본계획 수립예산 49억을 반영했다. 이번 용역에서 정석비행장만 운고, 결항률, 시정 등 이상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번 용역은 철저한 보안서약을 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정보를 요구한 순간, 정석공항 측은 이번 입지에 정석비행장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31개 입지 중 정석공항만 자기방어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 정석비행장 기상자료는 명백한 위법이며, 공정하지 않았다.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 제2공항 성산읍반대위 오신범 홍보차장. ⓒ뉴스제주

# 원희룡 도정에 전하고 싶은 말은

원희룡 지사가 자주 쓰는 말이 있다. 무한 소통이라는 말과 제주도를 위해서 완전 연소하겠다. 그런데, 말 만큼 그에 따른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 무한 소통이라기보다는 일방주의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원지사가 제주를 위해 완전 연소하겠다는데, 카본 아일랜드를 꿈꾸는 사람이 연소하면 탄소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이런 말을 하는 등 논리적 모순이 많은 것 같다.

예를 들어 보겠다. 원 지사는 작년 11월 10일 제주 제2공항 예정지로 당시 신산지구(현 성산읍 지구)가 선정 발표된 날, 공항입지 선정 관련 주민 설명회에서 입지선정과정에서 주민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는 피해주민의 질의에 대해서 “입지 선정과정에서 가장 우려했던 게 ‘부동산 투기’였다”면서 투기 악용사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주민들의 의견을 사전에 물을 수 없었다고 발언했다.

어떻게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지사가 민주주의적인 절차보다 부동산 투기가 더 걱정됐다고 그것도 피해주민들에게 말할 수 있느냐. 작년 11월 말 제주도청은 협의 매수가 되지 않으면 강제수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원희룡 지사 또한 “주민 반대로 공항을 건립하지 못하는 나라는 없다”는 발언을 했다.

작년 8월에 남경필 지사가 제주도 가시리 풍력발전단지를 방문해 가시리풍력발전단지를 제주 협치의 모델로 내세운 적이 있다. 그리고 올해 병신년 새해 첫날에 신념대담에서 가시리풍력발전단지와 같이 풍력발전에 대해서 주민수용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같은 날 인터넷 기자들과의 신념 간담회에서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과정에서 주민동의 절차가 부족했다는 기자 질문에 “자꾸 주민동의 하는데 주민동의를 거치라는 것은 공항하지 말라는 애기”라며 “문제를 거꾸로 하면 동의 안하면 제2공항 안 할거냐?”고 반문했다. 이것이 원 지사가 말하는 민주주의고 협치인가? 이런 협치도 있느냐?

새해 첫날부터 날벼락 같은 지사의 발언에 피해주민들은 참담한 심정이었다. 우리 반대위는 성명서를 발표해 지사 주민소환까지 하겠다는 말이 나왔다. 성명서가 나온 다음 날 김방훈 정무부지사가 마을을 찾아 오해였다고 해명까지 했다.

이 발언 이후 원희룡 지사는 주민수용성 관련 논리를 바꾼다. 1월7일 용역설명회가 주민들이 반발로 무산되고 제주도청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주민수용성이 1단계는 물론 3단계 평가에서도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 점수가 비슷한 후보지였으면 제주도에 넘겨 달라고 했다. 그러면 주민투표를 하든지 경쟁공모를 하든지 갈등을 줄이겠다고 말이다. 그리고 피해주민들과 무한 소통하겠다고 발언했다.

올해 6월 원희룡 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원도심 재생사업,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 등의 기본에 자연의 가치 등 환경과 주민동의와 공론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주민동의를 5차례나 언급했다. 그런데 원 지사는 올해 8월 모 매체와의 대권주자 인터뷰에서 성주 사드배치와 관련해 “주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해소할 책임은 당국에 있고, 무조건 따라오라 하지 말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로 불안을 해소시키고 설득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 제2공항에 대해서는 “안 되는 논리를 가지고 반대를 하고 있다. 절차적으로 정당한 만큼 무한소통하겠다”고 발언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제 절차적으로 정당하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제주도정이 도백이면서 대한민국 대권주자로 이름을 올리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모순된 논리와 궤변에 가까운 말을 일삼을 수 있는가? 이런 이중잣대로 제대로 된 지도자가 될 수 있겠나. 이것이 원희룡식 무한소통인가?

# 향후 어떻게 움직여 나갈 예정인가.

제가 집행부에 중요한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리기 곤란한 질문이다. 우선 제주 1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도민행동과도 유기적인 연대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반대위는 부실용역에 대한 법적 대응도 아마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제주도민 사회에서 이번 용역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려 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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