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청 광장... 학생, 청년, 노인 할 것 없이 수백명 운집

▲ 이날 촛불집회에는 어린아이, 중고등·대학생, 청년, 노인 모든 세대가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쳤다. ⓒ뉴스제주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하야 외침이 5일 전국에서 들불처럼 일어났다.

이날 서울 광화문엔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운집했고, 수많은 국민들은 "박근혜 하야하라"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벌였다.

경찰이 도심 행진을 금지했으나, 법원이 이날 참여연대가 청구한 '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거리행진이 가능해졌다. 서울행정법원은 "집회·시위가 금지될 경우,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경찰의 결정이 잘못됐음을 알렸다.

서울 광화문 뿐만이 아니다. 거의 모든 전국 각지에서 이날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다. 제주에선 제주시청 인근에 수백명이 몰렸다. 전 국민을 들끓게 했던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 보다 더한 인파가 몰려든 듯 했다.

이날 오후 6시께부터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 모여들기 시작한 인파는 1∼2시간이 지나자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꽉찼다. 경찰이 도로 3차선에 가이드라인을 치고 사람들을 차량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정도였다.

굳이 몇 명이라고 집계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인파가 몰려들자 "박근혜 하야하라"는 외침은 거대하게 울려 퍼졌다.

▲ 민중총궐기 제주위원회에서 개최한 '박근혜 하야 촉구! 2차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5일 오후 7시 제주시청에서 진행됐다. ⓒ뉴스제주

집회 도중 마이크를 건네 잡은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본부 부본부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진정 사과했다고 생각하느냐. 사과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김덕종 부본부장은 "대한민국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부정한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가지고 몇몇 개인의 사익을 위해 국가권력을 사용한 데 사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본부장은 "세월호의 아이들이 죽어갈 동안 7시간 동안 사라졌고, 국가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데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청년 일자리가 없어 힘들어하는데도 재벌 곳간에 700∼800조 원을 쌓아놓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김 부본부장은 "농민들의 생존권을 위해, 살아남기 위해 서울로 올라간 백남기 농민에게 살인 물대포를 쏘고 숨지게 했는데도 단 한 마디 사과하지 않았다"고 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본부장은 "왜 사과하지 않았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그 잘못을 알고 있다면 스스로 자리에서 하야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부본부장은 "이 땅의 모든 기득권을 쥐고 국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재벌을 해체하고 보수언론을 퇴출시키는 것으로 시작돼야 한다"며 "그런데도 그들은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의 힘으로 하야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본부장은 "시민 여러분이 이제 행동할 때다. 광장으로 모여야 할 때다. 하야의 촛불을 높이 들고 박근혜가 하야하고 재벌이 해체되고 국민의 삶을 내팽겨쳤던 기득권을 향해 우리들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하면서 구호를 외쳤다.

▲ 제주시청 인근에 모인 수많은 인파들. ⓒ뉴스제주

이어 볍씨학교 학생들이 이번 국정사태를 빗대 만든 '공주전' 연극을 선보였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 모임을 만든 제주대학교 김우영 학생은 "소수인데 무얼 바꿀 수 있겠느냐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거라도 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진보나 보수가 아니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파괴됐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 그동안 대통령이 꼭두각시였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저희가 올바르게 지금을 지켜야 후배들에게 건강한 민주주의를 넘겨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 자리에 참석한 이유를 밝혔다.

또 다른 시민 한 분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당시 선거법 위반으로 탄핵 당했었다. 그런데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그보다 더 큰 국법을 어겼다. 당연히 하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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